검열은 독재를 향한다.

언어는 현상이 먼저다. 비슷한 물리적 실체와 현상을 인식한 인간들이, 동일한 자극에 동일한 형태의 반응, 감정, 생각을 내보이며 경향이 만들어지는 것이 인과상 먼저다. 거기에 적절한 단어나 언어가 붙으며 자연스럽게 특정 단어와 맥락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경쟁이 심하고 지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서 우월감과 열등감이란 양가감정을 형성한다. 그래서 지능, 정신에 대한 질병을 모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정신분열증'이 상대를 모욕하는 욕설로 사용된 것이 대표적 예시다.

그런데 정치적 올바름에 매몰된 자들이 선행된 인과인 현상을 무시한 채, 나중에 붙은 단어와 언어 맥락만 붙잡고 검열하게 되었다. '정신분열증'은 '조현병'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동일한 상황에 동일한 욕설로 '조현병'이 쓰인다. 도대체 이게 무슨 목적을 달성하는 지 모르겠다. 검열이란 방법론 자체가 실현 불가능한 형태인 셈이다.

이제 정신질환자가 욕설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적 올바름 논리로 언어를 검열하고 단어를 비틀었으니, 당연히 여전히 문제가 있는 '조현병'이란 단어도 검열하고 바꿔야 한다. 이게 반복되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단어가 없어진다. 사람들은 서로 부정확한 애매한 표현을 반복하며,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보고 의도를 추론하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을 취하게 되며, 이는 권력의 균형이 없는 경우, 암묵적이고 은유적인 대화로 상대를 강제하고, 책임조차 전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다.

'여성혐오적 표현'이란 검열도 그렇다. 현실의 여성이 페미니즘에 물들어 추악한 행태를 보였으며, 그게 충분히 반복되어 일정한 구조를 이루고, 사람들이 그에 공감하고 동일한 인식과 감정을 가지니 그에 맞는 적절한 단어, 신조어가 붙게 된 것이다. 현실을 바꾸지 못하면서 표현만 검열하는 것은 검열로 인간을 통제하려는 시도고, 그 자체로 억압, 강압, 세뇌로 이루어진 비윤리적 행동이다.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이 즐겨 쓴 방식이다.

PC주의자나 페미니스트가 직설적이고 명확한 언어를 검열하고 통제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위선과 비효율을 위선적 프레임으로 강요하며, 그래서 검열을 사랑하고, 불필요한 죄의식을 심어주며,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비열함과 음흉한 욕망을 추구하면서, 그 책임조차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정성을 보이셔야죠..."라는 애매한 말에 상대적 약자는 뇌물을 바치게 되고, 그게 걸려도 책임은 온전히 약자가 지는 구조다.

이건 비효율적이며, 불필요한 낭비고, 사회적 신뢰를 파괴하며 오해와 갈등을 증가 시킨다. 권한과 책임의 비례, 황금률, 신의칙도 파괴한다.

저 뇌물을 받으면서도 뇌물을 바친 자가 책임을 독박쓰는 구조를 보자.

저런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는 존재는 권력자다. 돈이든 권력이든 언론이든 사회적 프레임을 형성하고 왜곡된 독선을 강요할 수 있는 존재가 프레임을 만든다. 기분상해죄나 떼법이라 불리는 다수의 폭정이라 해도 좋다. 결국 같으니까.

저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 비굴하게 뇌물을 바치고, 책임마저 뒤집어 쓴 약자는 공격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공격을 거두고 보호할 수 있는 존재는 뇌물을 받은 존재다.

"아, 고위층이 쓰는 완곡표현을 몰라서 오해할 수도 있죠. 저는 용서합니다."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부터 행위에 대한 책임, 도덕적 프레임마저 권력자가 독점하게 되고, 자유를 허용하게 되며, 면죄도 행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검열이 진행된 사회는 도덕적 프레임과 검열, 나아가 선악호오의 판단까지 권력자가 가지게 되며, 이는 중앙집권, 독재로 향하는 속성이고, 자유로운 개인의 생각, 감정, 판단조차 특정 권력자에게 위임하는 최악의 노예 제도다. 불공정한 방식으로 집약된 권력은 언제나 타락하고 공동체를 파괴했다. 역사적으로 예외 없이 인류를 엄청난 고통에 빠트린 것이다.

검열은 독재를 향한다.

당신은 본래 자유로우니 표현, 생각, 감정의 자유를 누려라. 타인의 인정이나 승인에 연연하지 마라. 허락을 갈구하지 마라. 당신은 노예가 아니다.

주식이야기 :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