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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토토에 너무 희망 품지마라 (장문)

로갤러(116.212) 2025.04.17 10:57:42
조회 1371 추천 27 댓글 20

로또, 토토에 너무 희망 품지 마라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본인의 로또 구력과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밝히고자 한다. 이는 이후의 이야기가 거짓이나 허풍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나는 31살의 남성으로, 약 1년 6개월 동안 로또를 꾸준히 구매해왔다.

27살 이전까지는 로또 복권에 큰 관심이 없었다. 특별한 꿈을 꾸거나 같은 번호로 여러 장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그저 무심하게 흘려들었을 뿐이다. 내게 로또는 그저 하나의 단어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하루 힘겹게 일을 하며 살던 중 조금씩 로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왜였을까. 돌이켜보면, 아마도 삶이 조금씩 무너져가던 그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계약직이나 단순 육체노동에 종사하며 중노동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었다. 27살 이전에는 친구들과 만나도 직업이나 급여에 대해 가볍게 넘기며, "어떻게든 되겠지.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낙관 속에 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족에 대한 책임과 삶의 현실이 무겁게 다가왔고, 돈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회사에서는 상사와의 갈등, 군대보다 더한 수직적인 분위기, 억눌린 감정들이 쌓여갔다. 결국 참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무렵 처음 깊게 빠져든 것이 스포츠 토토였다. 이전에도 간간이 재미로 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회사를 그만두기 직전이었다. 마침 8천만 원이라는 목돈이 생겼고, 100만 원, 200만 원씩 넣어보던 토토는 일주일 만에 1억 6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수익으로 돌아왔다.

그 돈은 나에게 있어 생애 처음으로 만져본, 그리고 이후로는 다시 경험하지 못한 거금이었다. 그 중 절반은 부모님이 도와준 돈이었고, 나머지는 내가 수년간 일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그 순간부터 씀씀이는 헤퍼지고, 일에 대한 흥미도 사라졌다. "일을 왜 해? 가만히 있어도 돈이 생기는데."라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 어쩌면 그때 이미 전업 도박으로 전향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돈은 초심자의 행운이었을 뿐이었다. 전업 선언 이후부터는 믿기 힘들 정도로 경기가 엇나갔다. 이기던 야구는 역전당하고, 모두가 확실하다던 경기는 이변이 일어났다.

결국 한 달도 안 돼 1억 6천만 원은 500만 원으로 줄었고, 도파민에 지배당한 뇌는 그마저도 엉뚱한 경기에 탕진했다.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부모님에게 거짓말까지 하며 3천만 원을 빌리고, 은행에서 6천만 원을 대출받아 총 9천만 원을 다시 투자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이번에는 토토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주식 등 할 수 있는 모든 자산 투자에 손을 댔다. 특히 '폴카닷'이라는 암호화폐에 투자했지만, 며칠 만에 1천만 원을 잃고 결국 다시 토토로 돌아갔다. 그리고 남은 전 재산까지 잃었다.

모든 걸 탕진한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채 화장실 문고리에 벨트를 걸고 목에 감아보았다. 질식이 느껴졌고, "이렇게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부모님께 아직 효도 한 번 하지 못했고, 형제들에게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내가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잠이 들었다.

새벽녘, 이상한 꿈을 꾸었다. 천둥번개가 치더니 눈앞에 1, 11, 22, 33, 44, 45라는 숫자가 둥글게 떠올랐다. 그것이 복이었는지, 혹은 지옥의 문을 여는 숫자였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날 이후 나는 로또 복권에 깊이 빠졌다. 이상하게도 꿈에서 본 번호 중 일부가 실제 당첨번호와 겹치면서 4등, 5등에 여러 차례 당첨되기도 했다.

그 경험은 나를 더욱 집착하게 만들었고, 결국 거의 모든 종류의 복권에 손을 대게 되었다. 일에 집중하지 못한 채 인력소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연명하면서도 토요일 전에는 반드시 로또를 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끼니도 거르며, 많게는 수백만 원어치 복권을 사기도 했다.

토토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졌다. 홀수 짝수, 패턴, 큰 수의 법칙 등 하루 절반을 확률 분석에 매달리며 살았다. 하지만 그렇게 몇 년을 버텼어도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번호 하나 차이로 파워볼 3등을 했던 적도 있고, 로또 2등 번호 하나 차이로 4등에 두 번 당첨된 적도 있다. 5등은 셀 수 없을 만큼 당첨되었다. 그러나 투자한 금액의 10분의 1도 회수하지 못했고, 내게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이 글이 장황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경험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다. 그래도 요약이 필요하다면 다음 세 가지로 말하고 싶다.

  1. 복권은 재미로도 하지 마라. 정말 심심해서 한 장 사는 건 몰라도, 금전적 여유가 없으면서 "담배 안 피우니까", "술 안 마시니까"라며 합리화하지 마라. 절벽 끝에 몰린 순간, 그 한 장이 인생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2. 절대로 빚을 내서 하지 마라. 수익률이 60% 이상 확신되지 않는 이상, 빚은 두세 배의 고통으로 돌아온다. 조급함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정상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3. 여기까지 읽었는가? 그렇다면 이 글을 허투루 넘기지 마라. 나도 예전에는 이런 글을 조롱하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결국 나도 그들과 같은, 아니 어쩌면 더 밑바닥을 경험한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노동 없는 돈은 탐하지 마라.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

혹시 과거의 나, 혹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제발 부탁이다.

하루하루 성실히, 묵묵히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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