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한계에서 맞부딪혀가며 역사적 위업을 이룬 위인들이

시대가 바뀌고 시간이 흘렀다고

그 업적에 대해 저평가를 받는건 그 자체만으로도 불합리하다.

그리고 그건 어떤 이해가 부재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바보짓일 뿐이다.


"에게,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인건 존나 당연한건데 공리라고 처음 발견했다고 빨리는거 존나 물로켓아님? ㅋㅋ 이건 나도 했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모든 분야에서

시대에 따라

마치, 복어의 제독 조리법을 찾을 때까지 먹고 죽은 수많은 복어식중독사망자들, 그리고 그걸 지켜보고도 재시도한 수많은 "멍청이"들의 경험을 통해

마침내 안전한 복어조리가 가능한 시대에 살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정말로 페이커의 일정 시점까지의 플레이와 기록들이

마치 거저먹은 " 물로켓 " 기록이라면,

그들의 기록의 과정에서 경쟁하고 결과물에 다다르지 못한 다른 프로선수들,

또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자라온 과거와 현재의 프로게이머들과 지망생들

그들의 가치와 노력 모두를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롤갤에서 거의 구석기시대 선사시대급으로 취급받는 과거의 롤판이

정말 그렇게 구리고 페이커가 그 판을 날먹했다면

상향평준화된 지금 롤판에서조차 활약하며 세계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량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제오구케 4인의 캐리?

페이커와 상대하는 수많은 미드라이너들을 모두 바보로 만들고 평가절하해야 속이 시원할까?

구멍 하나 데리고 슈퍼캐리하는 네명의 슈퍼팀원과 그들을 상대로 겨우겨우 이길까말까하는 나머지 머저리들로 프로들을 비하할것인가?


쵸비조차도 연습생 시절부터 꿈을 키울때 그들의 아래에서 최상위권이던 그들의 플레이에 자극받고 영감받아

서서히 성장하고 지금 마침내 세체미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인데

그러한 과정을 모두 무시한다면

그 다음 세대의 현장에서 지금의 쵸비가 과연 어떻게 평가받고 어떻게 존중받을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우린 사실 알고있다

그 어떤 시기든,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걸고 경쟁하는 무대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롤이라는 게임이 출시된지 얼마되지않고

그 존재가 아직 미약할 떄 열린 대회라면

당연히 수준이 높지 못하거나 경쟁이 덜 치열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2013년 2014년 각 대륙에 프로팀들이 창설되고 각자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경쟁하고 또 월즈라는 대회에서 우승을 경쟁하는

지금과 같은 틀이 잡힌 시점부터는

그런 모든 것들을 부정할 수 없는 현재와 같은 경쟁이 그당시의 역사에서 펼쳐졌던 것인데

대체 이러한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현재만이 제대로 된 경쟁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과거들을 바탕으로 배우고 재정립하고 발전해온 현재는 무엇이 된다는 말인가?

과거에는 스플릿 운영이라는 개념조차 최상위권의 똑똑한 플레이어가 아니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미드모여서 5:5 한타하죠" 라며 나름의 상위권 티어의 플레이조차 수준이 발달하지 못했으나

그들이 정말 미개한 수준의, 정립되지 않은 솔로랭크의 판도에서 빨리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티어에 올랐을까?

아니다. 상향평준화 된 지금의 솔랭판조차도 이미 몇년째 같은 자리를 유지하는 올드유저들

간판 유저들이 같은 자리를 똑같이 차지하고 있다.

개념과 전술은 발전할 수 있겠으나, 결국 실력과 재능순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프로들의 연구, 각종 솔랭에서의 발전, 그리고 그런 데이터들이 모여 발전하고 진화하며 천천히 퍼져나가면서

고이고 고인 게임특성상 하위티어에서 조차 과거에 비해 수준높은 각종 운영이나 개념들을 이해하고 플레이하는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재능들이 아니다

과거로 부터 발전해고 진화하고 노력해온 산물인 것이다

과거를 무시하는 발언은 곧 현재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자처하는 꼴이고

이것을 풀어서 설명해줘도 이해하기는 커녕 이해조차 시도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평생 그렇게 살아가는 바보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