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공시생인데 그냥 생각없이 공부만 하다가 문득 현타가 와서 이제 그만하고 차라리 취직을 하고싶다. 남들은 취직해서 사회생활 하고 있을 나이에 나는 여태 아무런 경력도 스펙도 없이 이러고 있으니 스스로가 너무 초라하고 한심하게 느껴져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집에서 부모님과 얘기할 일이 있으면 항상 누구는 합격했더라, 누구는 취직했더라, 누구는 결혼한다더라 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얘기 들을때마다 지긋지긋 하지만 부러워하시는 부모님 모습 보면 죄송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나는 부모님이 하고싶은거 하시면서 인생을 즐기시면 좋겠는데 내가 아직 이러고 있으니 그러지 못하지 않느냐, 친구 모임에 가면 다들 자식 얘기 하는데 자신은 할 말이 없으니 모임에 갈 수가 없다고 말하실때마다 나도 속상하지만 역시 드릴 말씀이 없다. 

여기서 나이까지 더 먹으면 그냥 취직하는 것도 더 어려워질거 같아서 부모님한테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공부나 계속 하란다...최근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계속 병원 들락거리면서 약 달고 살았는데 그냥 헤프닝 정도로 여기시는거 같다.

글 쓰다보니 나도 못난 놈이지만 부모님이 안좋게 보일수도 있을거 같은데 두분 모두 좋은 분이시고 난 가족이 좋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벗어나려면 집을 나가서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한번씩 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그냥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