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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어수인팬즈데뷔대작전4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24 19:37:43
조회 309 추천 17 댓글 7

애꿎은 스마트폰 화면만 수십 번씩 확인하던 인간이 시선을 슬그머니 들어올렸다. 방금 요구했던 대로 얌전히 침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상어가 보였다. 매트리스를 짚은 양손바닥은 반쯤 눕다시피 기울어진 몸뚱어리를 가볍게 지탱하고 있었다.

얼핏 여유로운 자세와 다르게, 상어의 아랫도리는 여전히 성이 잔뜩 나 있었다. 거의 십여 분이 지났으니 잠깐이라도 힘을 잃을 법도 할 텐데 말이다. 이따금 꺼떡거리는 분홍빛 수건은 그 끄트머리가 물인지, 땀인지 모를 무언가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풀리지 않는 발기만큼이나 시선 또한 강렬했다. 아까부터 줄곧 이쪽을 물끄러미 따라붙는 눈동자가 사뭇 섬뜩하게 느껴졌다. 평소 곧잘 짓곤 하는 쾌활한 웃음조차 없으니 더더욱 그러했다. 무덤덤한 직선을 그린 주둥이, 위아래로 꼴딱꼴딱 움직이는 두꺼운 목젖.


매트리스를 샅샅이 쓸어대는 군청색 꼬리.


“이, 이제 다 됐어…….”


이렇게 계속 유야무야 미루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웅얼거린 인간이 끝끝내 녹화 버튼을 눌렀다. 경쾌한 전자음과 함께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 붉은 점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나타난 표시줄은 녹화 용량이 2시간이 남았음을 알리고 있었다. 대딸 영상 하나 찍기에는 차고도 남는 시간이겠지.


대딸.


방금 떠오른 단어를 속으로 되뇐 인간이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께름칙한 손길은 방바닥에 널브러진 나비 마스크를 집는 와중이었다. 찍찍 비닐 포장을 뜯어내고 부스럭부스럭 내용물을 꺼내는 소리가 어째서인지, 굉장히 소란스럽게 느껴졌다.


거북이처럼 찔끔찔끔 움직여도 목적지까진 착실하게 가까워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 침대가 있을 지경이었다. 손가락만 꼼질거리던 인간은 어영부영 마스크를 걸치기 시작했다. 싸구려라 그런지는 몰라도 맨살에 닿는 감촉이 제법 따가웠다.


스르르, 시선이 아래로 기울어졌다.


상어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방금과 다르게 양 팔뚝을 허벅다리에 얹은 자세였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웅크리고 있어도 덩치가 작아 보이지는 않았다. 도리어 뿌리를 깊게 내린 거목을 바라보는 듯 기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런 상어는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웃음기와 장난기가 시들해진 얼굴은 놀라우리만치 평소와 달라 보였다. 동갑내기 친구보다는 원숙한 어른에 가까운 느낌. 허울뿐인 이름을 넘어 진짜 맹수 ‘상어’를 맞닥뜨린 것만 같다고 해야 할까.


빤한 시선이 부끄러웠던 인간이 고개를 뚝 떨어트렸다. 시선 둘 곳 없기로 따지자면 아래쪽도 별반 다를 바 없기야 했지마는 말이다. 아니, 외레 그보다 더 심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랫도리엔 분홍빛 타월을 뚫고 나올 듯 솟아오른 ‘그것’이 있었으니.


아니, 그것‘들’.


“너는.”

“어, 어……? 뭐라고?”


음습하게 곁눈질하던 인간이 지레 놀라 움찔했다.


“안 벗냐?”


그것으로는 모자랐는지, 사레가 들러 헛기침까지 내뱉고 말았다.


제정신을 되찾는 것도 빨랐다. 아랫입술을 짓씹은 인간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잠재우려 용을 썼다. 그러면서 최대한 멀쩡한 척 상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한쪽 발로 방바닥을 퉁퉁 두드리는 상어는 인간이 걸친 티셔츠와 반바지를 가볍게 눈짓하고 있었다.


너는 왜 안 벗어?


“내가 왜……?”


웅얼거리는 동안에도 머릿속은 사태 파악에 한창이었다. 말을 알아듣긴 했어도 그 속내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방금 저게 뭐라고 말한 거지. 옷을 왜 안 벗냐고 물어봤지. 이 상황에서 내가 벗어야 할 이유가 과연 어디에 있다는 거야.


“너도 찍히잖아.”


막상 폭탄 발언을 내뱉은 당사자는 별생각 없는 눈치였다. 높낮이 없이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가기나 할 따름이었다.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는 나긋나긋함보다는 섬뜩한 구석이 있었다.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이쪽을 뚫어져라 보는 시선까지 맞물리니 더더욱.


“그러면 둘 다 벗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그게. 나는. 메인 배우가 아니라…… 도우미! 같은 거니까.”

“둘 다 벗으면 인기도 더 많은 거 아냐?”


말라비틀어진 멸치 알몸이 과연 호모 포르노 인기에 일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변명거리를 골몰하던 인간이 이어지는 말에 집중했다.


“옷에 튈 수도 있으니까…….”


그러곤 마른침을 꼴까닥 삼켰다.


하드 디스크에 고이 모셔 둔 ‘김상어 자위 원본.mp4’를 불현듯 떠올렸다. 십여 분에 가까운 자위행위 끝에 한계에 다다른 상어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였던가. 누가 수인 아니랄까 봐 희뿌옇고 끈덕진 액체를 마치 물줄기처럼, 두세 번에 걸쳐 쭉쭉 쏟아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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