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늑머히어로x점붕소설2-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4 19:56:26
조회 372 추천 19 댓글 8



남자는 다소 놀란 눈치였다. 두 눈은 휘둥그레 뜨고 있었고, 입술은 조금 헤벌어진 채다. 어째 망연하기까지 한 시선은 제 앞에 펼쳐진 궁상맞은 풍경을 담는 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마치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는 것처럼.


“그런데요.”

“이건 예상했던 것과 좀 다른데. 혹시 별장인가요?”


A가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세상천지 어디에 이렇게 다 쓰러져 가는 별장이 있겠는가.


“아니요.”

“흠……. 이상하군요.”


재차 부정하니 남자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분께선 당신 세계에서 영웅으로 추대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닌가요?”

“…….”

“그런데 이렇게나 후미지고 허름한 곳이라니……. 아무리 청렴하신 분이어도 이보다는 좋은 곳에서 지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러니까요!


“……그렇죠.”


격하게 동의하고픈 마음을 꾹 억누른 A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쌓아두고 다니던 불만거리를 아주 속 시원하게 짚어주는 발언이었다. 한 몸 희생해 마왕까지 잡아낸 B에게 이 무슨 초라한 대우란 말인가. 어디 아방궁에서 평생 떵떵거리며 살아도 모자랄 판에.


하다하다 이계 생물에게 공감을 다 하게 될 줄은 또 꿈에도 몰랐다. A는 경계심이 한결 누그러진 눈으로 남자를 흘끔댔다. 마냥 수상하고 뺀질뺀질하게 느껴졌던 아까와 다르게 솔솔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호감. 거기다 금상첨화로 늑대인간이기까지.


이제 보니 그렇게 수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들어가면 될까요?”


되도 않는 내적 친밀감을 쌓던 A가 정신을 퍼뜩 차렸다.


“어…… 아뇨. 잠깐 여기서 기다리세요.”


그러곤 금방이라도 문가로 향하려는 남자를 빠르게 만류했다.


“일단 제가 먼저 가서 말씀드릴 테니까.”

“그러시죠.”


남자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어물거리던 A가 슬금슬금 현관으로 걸어갔다. 발걸음을 느릿느릿 내디디는 와중에도 시선은 몇 번이고 뒤쪽을 흘끔거리곤 했다. 팔짱을 낀 남자는 오솔길 인근 나무에 서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저거랑 만나게 해도 되려나.


뒤늦게 떠오른 생각이었다. 이미 이곳까지 데려온 시점에서 부질없는 후회이기도 했고 말이다. 혹시 우리 B 씨한테 무슨 해코지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짓만 봐서는 별 악감정은 없어 보이는데. 뭔 짓을 저지를 만큼 강해 보이지도 않고.


“……후.”


고민하는 것도 잠시였다. 속으로 기합을 넣은 A가 초인종을 눌렀다.


요란한 차임벨 끝엔 정적이었다. 내심 예상하고 있었던 A는 이내 현관문을 두어 번 두드렸다. 손등에 알루미늄 문이 맞닿을 때마다 똑똑, 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귀를 기울이니 굳게 닫힌 문 너머로부터 TV 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왔다.


목소리를 가다듬은 A가 상대를 불렀다.


“B 씨, 저예요.”


동시에 TV 소리가 뚝 멈췄다.


나름 조용했던 안쪽은 곧 소란스럽게 변했다. 문에서 한 걸음 떨어진 A는 얌전히 상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짓눌렸던 소파가 풀썩 돌아오는 소리, 옷깃이 모피에 쓱쓱 스치는 소리, 묵직하고 재빠른 쿵쿵 발걸음 소리. 문고리를 붙잡고 홱 돌리는 소리.


“뭐, 뭐야.”


끼익, 음산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덩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시간에.”


B였다.


엉거주춤 문을 연 자세 그대로, 늑대가 A를 멀뚱멀뚱 내려다 봤다. 답지 않게 동그랗게 뜬 눈동자에서 그가 당황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보통 수요일을 제외한 주중에는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왜 왔어.”


짐짓 퉁명스레 꿍얼거려도 몸은 반가움을 전혀 숨기질 못했다. 겨울을 맞이해 한결 도톰해진 꼬리가 마치 날갯짓처럼, 늑대의 허리 양옆을 쉴 새 없이 파닥거린 것이다. 닫힌 주둥이 사이로는 분홍빛 혀가 빠끔 나왔다가, 말았다가 했다. 다소 긴장한 모양새였다.


예상보다 훨씬 격한 환영이 좋기도 했고, 착잡하기도 했다. 다음부터는 피로로 기절하는 한이 있어도 자주 와야겠다고 다짐한 A가 부스스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머릿속으로는 지금 처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골머리를 싸매는 와중이었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나고.


“어…… 그게요.”


이제 막 운을 한 번 떼어보려던 A가, 별안간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세요?”


늑대가 지은 표정 때문이었다.


붕붕 흔들리는 꼬리가 무색하게도, B는 인상을 슬며시 찌푸리고 있었다. 가늘게 뜨인 눈과 찌그러진 콧잔등, 한 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벌름거리는 까만색 코. 슬쩍 벌어진 잇새에선 나지막한 으르렁거림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분노보다는 불쾌감에 가까울 성싶었다. 책잡힐 일을 만든 적도 없었던 A가 당혹스럽다는 양 눈을 껌뻑였다. 하물며 당사자인 늑대마저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허리를 이쪽으로 슬쩍 기울인 채로 코를 킁킁거리기나 했다.


어쩐지 익숙한 모습.


“아니, 그게.”


한참이나 냄새를 맡던 B가 웅얼댔다. 시종일관 으르렁거리는 것치고는 제법 유순한 어조.


“냄새가…….”

“역시.”


그러나 말을 끝마치지는 못했다.


-

1112


추천 비추천

19

고정닉 12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술 마시면 실수가 많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4/14 - -
공지 점퍼 갤러리 이용 안내 [7142] 운영자 08.02.19 259534 267
3321137 이 날씨에 나시입는거는 무죄맞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2 14 0
3321136 던파 하면서 얘들 야짤은 왜이리 없을까? ㅇㅇ(118.235) 12:11 15 0
3321135 점심먹구 갤질해 [1] 프롬프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0 10 0
3321134 부독부독 우라오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9 11 0
3321133 착각하지마자크는수인이아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8 18 0
3321132 근데 필사적으로 다리 오므리는데 간단하게 벌려지면 꼴림 [9] 코코아시가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7 38 0
3321131 개랑섹스하고싶다 [3] 멍멍이괴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3 0
3321130 바닥을 기면서 수인아기씨 핥아먹는 삶.. ㅇㅇ(108.180) 12:04 15 0
3321129 보닌 개바텀은 아닌데 [17] 코코아시가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 58 0
3321128 개졸루잉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53 30 0
3321127 옆집호랑이아저씨특징... [13] Lai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52 67 1
3321126 저게왜 념글을 [10] 래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51 96 11
3321125 8천원 ㅁㅌㅊ [8] 래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58 0
3321124 3d볼리베어뭐냐... [13] 타다토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65 0
3321123 밀크씨즐 먹었다고 진짜 밀크가 나오는 수인 [8] 천번박힌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6 48 0
3321122 칼식이 오마쥬짤 머냐... [9] 햄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2 62 0
3321121 요새 여권 엄청빨리나오네 [5] Nokd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2 43 0
3321120 코로우유뿜는소머냐 [2] 아가쉔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1 42 0
3321119 쪼그려앉다가 허리 아픈썰 [8] 천번박힌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38 0
3321118 아가쉔농잘자 [2] 아가쉔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9 29 0
3321117 이 세상에 목줄.들박.프레스 해주는 수인이란 진짜 없는걸까 [6] 코코아시가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46 0
3321116 코롯토 키링 엽서 말고 또 머 할까요 [6] H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6 59 0
3321115 마크늑머짤 모냐? [6]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3 55 0
3321114 역시 점심시간은 90분이 적당하다 [2] 암이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2 28 0
3321113 대검귀이미친년 [16] 타다토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8 85 0
3321112 응아 ㅈㄴ마려움.... [2] 무무21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6 27 0
3321111 피크닉 가기 최적의 날씨노 [4] 암이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5 29 0
3321110 언니들 저급한데....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4 79 0
3321109 수딩젤 파는 걸 보니 또 야릇해지는구나... [6] 성스러운방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3 47 0
3321108 다음 챕터 cg3개 그리려다 2개로... [13] Ronc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3 53 0
3321107 이거 왜캐 웃기냐... [2] 소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22 42 0
3321106 조교 귀엽네 수인 [4] 래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47 0
3321105 오트얌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27 0
3321104 베르딕이 말하는거니까 제발 들어라 [6] 베르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1 54 0
3321103 점모닝 [4] 우라오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25 0
3321101 챗지피티에 업로드를 더 할수가 없대 [2]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4 56 0
3321100 안녕하세여 게이입니자 멍멍이괴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9 32 0
3321099 우유 주세요 [2] 늑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3 34 0
3321098 ㅈㄴ나른한데 어캄(으흐흐한 거×) [4] 성스러운방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3 39 0
3321097 노숙자에 유튭소리키고 보는년에 가지가지하네 [8] 무무21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1 58 0
3321096 모닝 텐트 [9] 곰내려온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0 61 0
3321095 쟈지 쿠다사이 야끼니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0 23 0
3321094 내 전남친 인스타 염탐함... [12] 햄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5 85 0
3321093 점모닝~ [6] lou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5 34 0
3321092 HELP!! [2] 코코아시가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2 48 0
3321091 이렇게...버스에 아무도 없으면 나 또 무슨짓을 할지 몰라..? [6] 성스러운방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0 48 0
3321090 할로윈에 모 회사의 모 변신히어로 특촬물 코스프레를 한 원장님 [1] 타이거세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8 38 0
3321089 벗으라면벗겠어요 [24] 사자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5 254 11
3321088 왜 늦잠 잤는데도 피곤하냐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5 39 0
뉴스 최여진, 불륜설 해명→팬들이 응원... “밥 대접하고파” 디시트렌드 10: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