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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머히어로x점붕소설2-2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4 07:15:10
조회 357 추천 17 댓글 8

“담당자인데요.”


결론 내린 A가 대충 얼버무렸다. 어찌 됐든 거짓말은 아니었다.


“담당자?”


처음 듣는 단어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남자가 되물었다.


“네.”

“제가 배운 단어와 뜻이 좀 다른 것 같은데. 배우자나 애첩이라는 뜻인가요?”

“네?”


정말이지 밑도 끝도 없는 발언!


또 헛기침한 A가 상대를 당황스럽게 보았다. 저를 멀뚱멀뚱 마주 바라보는 남자는 악의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방금 지껄인 이야기가 실수였음을 깨달은 듯, 머쓱하니 웃으며 가볍게 목례하기까지 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아닌가 보네요.”

“…….”

“죄송합니다. 아직 여기 말은 좀 서툴러서.”


사실 정반대였다마는, A는 말을 아꼈다.


“담당자라……. 일종의 직업인가 보네요. 서로 붙어 다닐 일이 많은?”

“…….”

“그래서 제가 당신을 그분으로 오해했나 보군요. 냄새가 너무 강렬해서 동족으로 착각했지 뭡니까.”


냄새.


A가 문득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이쪽을 향해 허리까지 쭉 구부린 채로 코를 킁킁거리던 남자. 그러고선 냄새가 난다니 어쩌니 혼잣말을 중얼거렸었지. 상황이 상황인지라 대충 넘겼는데, 후각 좋은 늑대인간들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더니, 이건 또 새로운 정보였다. A는 최대한 흥미가 없는 척하려 무던히 노력해야만 했다. 물론 그러든 말든 호기심은 스멀스멀 커져 갔지만 말이다. 방금 들은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조사 따위로는 채울 수 없었던 궁금증까지.


이건 무슨 그림의 떡도 아니고.


입술이 절로 근질근질했다마는, 참아야 했다.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한 A가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가늘게 치뜬 시선은 도로 앞으로 향했다. 벌써 십여 분은 넘게 걸은 것 같음에도, 목적지까지는 아직도 멀기만 했다.


***


“그분께선…….”


한참이나 걷던 남자가, 대뜸 이런 것을 물어보았다.


“이런 장소에서 기거하시는 건가요?”


A는 대답하지 않았다.


겨울 숲은 조용했다. 이파리를 전부 털어낸 나뭇가지가 쌩쌩 부는 바람에 몸을 떨었다. 말라비틀어진 낙엽은 넓고 휑한 흙바닥을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대략 한 달 전, 꽁꽁 얼어붙어 완전히 망가진 스포츠카 부근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황량한 마당 끄트머리엔 2층 주택이 있었다. 으리으리함보다는 허름하다는 인상이 앞서는 건물이었다. 칠이 벗겨진 외벽, 좁고 단출한 현관, 빠짐없이 닫힌 창문. 예전처럼 새까만 암막 커튼을 쳐 두지 않았다는 점만은 그나마 나을 성싶었다.


남자는 다소 놀란 눈치였다. 두 눈은 휘둥그레 뜨고 있었고, 입술은 슬쩍 헤벌어진 채다. 어째 망연하기까지 한 시선은 제 앞에 펼쳐진 풍경을 담는 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마치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는 것처럼.


“그런데요.”

“별장 같은 곳인가요?”


A가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세상천지 어디에 이렇게 다 쓰러져 가는 별장이 있겠는가.


“아니요.”

“흠……. 이상하군요.”


재차 부정하자 남자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분께선 당신 세계에서 영웅으로 추대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닌가요?”

“…….”

“그런데 이렇게나 후미지고 허름한 곳이라니……. 아무리 청렴하신 분이어도 이보다는 좋은 곳에서 지내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러니까요!


“……그렇죠.”


격하게 동의하고픈 마음을 꾹 억누른 A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쌓아두고 다니던 불만거리를 아주 속 시원하게 짚어주는 발언이었다. 한 몸 희생해 마왕까지 잡아낸 B에게 이 무슨 초라한 대우란 말인가. 어디 아방궁에서 평생 떵떵거리며 살아도 모자랄 판에.


하다하다 이계 생물에게 공감을 다 하게 될 줄은 또 꿈에도 몰랐다. A는 경계심이 한결 누그러진 눈으로 남자를 흘끔댔다. 다소 뺀질뺀질하게 느껴졌던 아까와 달리 묘하게 솟아오르는 호감. 거기다 금상첨화로 늑대인간이기까지.


이제 보니 그렇게 수상하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들어가면 될까요?”


-

죽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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