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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1막 후기, 보통의 삶이 주는 특별함

룯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0 18:20:00
조회 1004 추천 7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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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신작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되었다. 아이유 박보검 주연에 '미생', '나의 아저씨' 제작진의 작품이라 많은 기대를 모았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작품의 줄거리나 연출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작품이 던지는 삶에 대한 메세지에는 강한 울림이 있었다.

작품은 1960년대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4·3사건 이후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어진 제주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 '애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린 시절 배타던 아버지를 여의고 새아버지와 해녀 어머니와 살아가고 있다. 애순은 급장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할 정도로 활달하고 리더십이 강하고 공부를 잘하는 문학소녀지만 동시에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각종 불합리함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불합리함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뼈대가 되었다.

이야기는 애순의 눈앞에 놓인 세가지 역경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애순의 노력을 통해 전개된다. 첫 번째는 시대적인 역경. 1960년대의 가난한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애순과 그 주변의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부분의 가정이 어머니들의 물질로 유지되며 그마저도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쟁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 전의 가난한 한국이 그녀의 눈앞에 놓여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와닿는다.

둘째는 제주도라는 지리적인 역경이다. 물질(해녀)말고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4·3사건이라는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애순의 집을 더 힘들고 가난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순은 절대 섬남자와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애순이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역경을 제주도라는 환경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여성이라는 성별이 가져다주는 역경이다. 작품 내내 애순과 애순의 어머니는 여자라는 이유로 과도한 차별을 받는다. 물론 이 역시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과 분리하여 볼 수 없지만 관식이나 다른 가난한 가정의 남성들과도 비교된다. 성적이 좋음에도 공장에나 취직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애순이 그토록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성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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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은 결코 이러한 역경에 쉽게 순응하지 않는다. 애순의 어머니부터 절대로 애순에게 물질을 가르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물론이고 애순 역시도 자신의 급장을 장성의 아들에게 빼앗긴 것을 참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살아가려던 애순에게도 큰 시련이 닥친다. 바로 관식이라는 존재다. 어릴적부터 애순을 졸졸 따라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며 좌판까지 내어주던 관식은 애순에게 본격적으로 애정표현을 하기 시작하며 애순의 마음을 흔든다.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반드시 육지의 남성과 결혼하겠다던 애순의 다짐이 무색하게 관식은 애순의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둘은 결국 사랑의 도피를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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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떠난 사랑의 도피는 하루를 채 무사히 버티지 못하고 발각당하고 제주로 돌아온 애순은 여자라는 이유로 관식과 다르게 퇴학을 당한다. 결국 관식과의 혼인을 포기하고 당시 지역에서 잘나가는 선장과의 결혼을 다짐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와서 결국 떠나는 관식을 붙잡기 위해 항구로 가 주저앉은 채 울게된다. 둘은 결혼하여 자녀를 낳으며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고 따뜻하게 잔인하고 차가운 세상을 살아간다. 이들의 힘들지만 행복한 가정을 보여주며 1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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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애순은 이러한 역경에 저항하지만 점차 순응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그러나 그 순응의 모습은 굴복과는 다르게 묘사된다. 정면으로 부딪혀가며 자신을 소모하던 어린 시절의 모습에서 점차 성숙하게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도 그 나름의 고충과 노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가져다 주는 강력하고도 힘있는 메세지는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에서 나온다. 단순히 현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그치는 것도 이를 전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개인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불합리함을 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것도 아니다. 소시민으로서, 개인으로서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의 소중함,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면서 부딪혀보기도 하고 순응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 보통의 삶도 충분히 아름답고 값지며 무시받아선 안 될 것이라는 말을 해준다.

이는 그동안 아이유의 작품 세계와도 연관해 해석할 수 있다. 좋은날과 너랑나에 시작된 아이유의 가수로서의 정체성은 챗셔에서 삐삐로 이어지는 자아를 찾던 시기를 거치며 단단해졌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celebrity"와 "관객이 될게"는 누구나 반짝이고 아름다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관점을 보여준 작품이다. 결국 반짝이는 소수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기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은 각자의 아름다움과 반짝임이 있고 그 안에서 나름의 치열함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메세지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반짝이게 살아가는 아이유를 통해 함으로써 더 큰 의미를 갖게 한다.

작품이 던지는 메세지는 애순의 딸과의 대화를 통해 더 잘 드러난다. 결국 가난함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 애순에게 그녀의 딸은 모진 말을 쏟아낸다. 애순은 자신의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에도 나름의 아름다움과 애환이 담겨있음을 항변하게 된다. 어찌보면 부모를 탓하며 수저를 얘기하는 우리 세대가 그 누구보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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