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폭싹 속았수다 1막 후기, 보통의 삶이 주는 특별함

룯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0 18:20:00
조회 1093 추천 74 댓글 17
														


3f85c503b68728f24490e5bd3edd2302527b9e999e0f3d3bd844ad8a8e9fa76054fee808ccffdea5e0671ad27576458b71bbaae9cf31da6f5806fd8933ba6bcff386bc28b4e3630d6a847760f80d51a79c81138ff17677af1684229fbfeee20e


넷플릭스 신작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되었다. 아이유 박보검 주연에 '미생', '나의 아저씨' 제작진의 작품이라 많은 기대를 모았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작품의 줄거리나 연출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작품이 던지는 삶에 대한 메세지에는 강한 울림이 있었다.

작품은 1960년대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4·3사건 이후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어진 제주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 '애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린 시절 배타던 아버지를 여의고 새아버지와 해녀 어머니와 살아가고 있다. 애순은 급장 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할 정도로 활달하고 리더십이 강하고 공부를 잘하는 문학소녀지만 동시에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각종 불합리함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불합리함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뼈대가 되었다.

이야기는 애순의 눈앞에 놓인 세가지 역경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애순의 노력을 통해 전개된다. 첫 번째는 시대적인 역경. 1960년대의 가난한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애순과 그 주변의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부분의 가정이 어머니들의 물질로 유지되며 그마저도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쟁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 전의 가난한 한국이 그녀의 눈앞에 놓여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와닿는다.

둘째는 제주도라는 지리적인 역경이다. 물질(해녀)말고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4·3사건이라는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애순의 집을 더 힘들고 가난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순은 절대 섬남자와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애순이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역경을 제주도라는 환경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여성이라는 성별이 가져다주는 역경이다. 작품 내내 애순과 애순의 어머니는 여자라는 이유로 과도한 차별을 받는다. 물론 이 역시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과 분리하여 볼 수 없지만 관식이나 다른 가난한 가정의 남성들과도 비교된다. 성적이 좋음에도 공장에나 취직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애순이 그토록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성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다.



22adc42fe8db22a320b5c6b236ef203e632057f9453f04a8


애순은 결코 이러한 역경에 쉽게 순응하지 않는다. 애순의 어머니부터 절대로 애순에게 물질을 가르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물론이고 애순 역시도 자신의 급장을 장성의 아들에게 빼앗긴 것을 참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살아가려던 애순에게도 큰 시련이 닥친다. 바로 관식이라는 존재다. 어릴적부터 애순을 졸졸 따라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며 좌판까지 내어주던 관식은 애순에게 본격적으로 애정표현을 하기 시작하며 애순의 마음을 흔든다.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반드시 육지의 남성과 결혼하겠다던 애순의 다짐이 무색하게 관식은 애순의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둘은 결국 사랑의 도피를 하기에 이른다.



79e58372b28b68f43e8087e24e847c646143524c36fb6b84b2119c9115751e9a895247be75009efd5e09d31d85035397ba034c1dc5627ca113cdd43f1a2651a0


부산으로 떠난 사랑의 도피는 하루를 채 무사히 버티지 못하고 발각당하고 제주로 돌아온 애순은 여자라는 이유로 관식과 다르게 퇴학을 당한다. 결국 관식과의 혼인을 포기하고 당시 지역에서 잘나가는 선장과의 결혼을 다짐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와서 결국 떠나는 관식을 붙잡기 위해 항구로 가 주저앉은 채 울게된다. 둘은 결혼하여 자녀를 낳으며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고 따뜻하게 잔인하고 차가운 세상을 살아간다. 이들의 힘들지만 행복한 가정을 보여주며 1막은 끝이 난다.



24b0d719b7826af33eec86ec4686706e7de201d2787967b1accf53e6b95e548b2cfc45cc189e6818fa7d



작중에서 애순은 이러한 역경에 저항하지만 점차 순응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그러나 그 순응의 모습은 굴복과는 다르게 묘사된다. 정면으로 부딪혀가며 자신을 소모하던 어린 시절의 모습에서 점차 성숙하게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도 그 나름의 고충과 노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가져다 주는 강력하고도 힘있는 메세지는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에서 나온다. 단순히 현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그치는 것도 이를 전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개인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불합리함을 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것도 아니다. 소시민으로서, 개인으로서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의 소중함,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면서 부딪혀보기도 하고 순응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 보통의 삶도 충분히 아름답고 값지며 무시받아선 안 될 것이라는 말을 해준다.

이는 그동안 아이유의 작품 세계와도 연관해 해석할 수 있다. 좋은날과 너랑나에 시작된 아이유의 가수로서의 정체성은 챗셔에서 삐삐로 이어지는 자아를 찾던 시기를 거치며 단단해졌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celebrity"와 "관객이 될게"는 누구나 반짝이고 아름다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관점을 보여준 작품이다. 결국 반짝이는 소수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기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은 각자의 아름다움과 반짝임이 있고 그 안에서 나름의 치열함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메세지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반짝이게 살아가는 아이유를 통해 함으로써 더 큰 의미를 갖게 한다.

작품이 던지는 메세지는 애순의 딸과의 대화를 통해 더 잘 드러난다. 결국 가난함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 애순에게 그녀의 딸은 모진 말을 쏟아낸다. 애순은 자신의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에도 나름의 아름다움과 애환이 담겨있음을 항변하게 된다. 어찌보면 부모를 탓하며 수저를 얘기하는 우리 세대가 그 누구보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추천 비추천

74

고정닉 17

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매니저들에게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10 - -
8062838 관식이 조기 하나 더 가져왔노 ㅋㅋ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8 0
8062837 개점복 입갤 ㅠㅠㅠㅠ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9 0
8062835 부장원을 왜버려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8 0
8062834 새끼가 애미 품 파고드는걸 뭔 재주로 막아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0 0
8062833 담배 다 젖었농 ㅋㅋ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9 0
8062832 순애말고 애순이 ㅇㅇ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6 0
8062831 먹는거로 지랄은 개한테도 안한다 ㅇㅇ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3 0
8062828 조기 안주는건 선 넘었지 ㅅㅂ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1 0
8062827 애순이 퇴핟닿했네 ㅠㅠ 윤태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8 0
8062826 부장원 오애순 ㅋㅋ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2 0
8062825 신 선 생 ㅋㅋㅋㅋㅋ 세승결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6 0
8062824 패드립 지기누 ㅋㅋ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2 0
8062823 아 패딩 안입고 왔는데 개춥네 [1] 탈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2 0
8062821 애순 엄마 말하는건 안이뤄지는게 참 [1] 럭끼팠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3 0
8062820 기계랑 과팅한다는 여자들은 왜 없을까 [6] 코코봉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52 0
8062819 개점복 ㅠㅠ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5 0
8062818 엄마 입갤 ㅠㅠ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3 0
8062817 이어도 사나 vs 마라도 모모 ㅋㅋ [1]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1 0
8062815 문학소녀 오애순의 시 한수 가르치기 ㄱㄱ?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0 0
8062814 사랑하네 쥑이네 [2] 윤태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2 0
8062813 폭싹 미치게 재밌네 [1] 우리는서로를베고누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65 0
8062812 애순이 머리핀 일흔 넘을때까지 하고 있었네 럭끼팠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3 0
8062811 시쓰기 입갤 ㅋㅋ 오애순양금명성희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8 0
8062810 윤종신콘 예매일정 [1] Uae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44 1
8062809 폭싹 같이 볼 사람 ㄱㄱ [2] IU가짱이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1 0
8062808 버오 <~~ 용택고임? [2] 리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5 0
8062807 대황칰과 테스 경기 입갤ㅋㅋㅋㅋㅋ 세승결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5 0
8062806 1401 럭끼팠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6 0
8062805 오늘 오ㅑ 아무걱도 없서 [1] 동년배나죽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3 0
8062804 아이유를 사랑하는 시간이 왔군… [1] 리얼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6 0
8062803 지디꺼 언제뜸?? 이거떠야 남주 것도 뜰거아녀? [2] 아갤러(1.236) 03.10 94 0
8062802 자 폭싹 중계 시작하겠습니다 [1] IU가짱이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6 0
8062801 버오야 아무것도 없다이?? 세승결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7 0
8062800 언제 뜨는데 ㅡㅡ 버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9 0
8062799 버오 이새기도 보면 욕먹는거 좋아하는듯 [3] ㅇ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56 1
8062798 2시간전 럭끼팠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6 0
8062797 8시 럭끼팠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2 0
8062796 8시 됐다 [1] 버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31 0
8062795 박치기왕 김일 ㅋㅋ 윤태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5 0
8062794 떳냐? 12월24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2 0
8062793 1분전ㅋㅋㅋㅋㅋ 세승결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6 0
8062792 스비스 스비스 [1] 펩시제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3 0
8062791 토요일도 알바 할수 있으면 고? [2] Uae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9 1
8062790 2분전 ㅇㅇㅇ [4] 버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26 0
8062789 캬 여보 ㅋㅋ [1] 윤태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41 0
8062787 이노래 촌스러운데 왤케 좋지 ㅇㅇ(222.233) 03.10 35 0
8062786 윤종신 콘서트 도전 [3] Uae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47 1
8062785 너랑나의 전주는 참 신기해요 [4] 네모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49 0
8062784 폭싹 광까들아 갓맙다 더 열심히 해주라 빗썸ㄴㄴ바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71 1
8062781 아까 애미가출한년이 긷갤 더쿠가 여론이라그랬는데 화제성1위네 [4] 빗썸ㄴㄴ바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135 0
뉴스 ‘춘화연애담’ 한승연 “카라 멤버들, 19금 찍는다고 기대” [인터뷰 ②] 디시트렌드 03.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