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처음 알게 된 건 2015년.

학교 앞 백반집 티비에서 유리구슬 뮤비가 나오는데 노래가 너무 좋은 거야

원래가 청순걸그룹 취향인데 소.시랑 에.핑를 연상시키는 안무도 너무 이쁘고

그래서 여자친구라는 이름을 기억 했놨다가 나중에 멜론으로 다른 노래도 들어봤지

여자친구는 1, 2집 수록곡을 들으면서 충격받았어

군대에서부터 수많은 걸그룹을 보면서 타이틀은 좋아도 수록곡까지 좋은 그룹은 없었는데

여자친구는 수록곡까지 완벽한 첫 가수였어

아직까지 두 번째를 만난 적이 없으니 마지막 가수이기도 해...ㅋㅋ

시달부터는 앨범 발매마다 뮤비 무대 영상들을 챙겨봤고 플레이 리스트에 바로바로 모든 수록곡이 추가됐지

당시에는 아이돌에 돈 쓰는 걸 이해 못하던 시절이라 최애 가수는 여자친구라고 말하고 다니면서도 

여자친구의 무대 영상들이나 콘텐츠들은 찾아보지만 그 외에 활동은 안했어

그러다 21년 5월 갑자기 여자친구가 계약을 해지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몰랐는데 나 생각보다 찐팬이였더라?

더 이상 여자친구의 새로운 노래가 안 나온다는 생각에..

더 이상 아름다운 안무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유툽에서 그동안의 영상들 찾아보면서 며칠간 펑펑 울었어

언젠가 돌아올 여자친구 완전체를 위해 응원해 주기로 했어

처음으로 아이돌에 돈과 시간을 쓰기 시작하면서

팬클럽도 가입하고, 버스킹도 찾아가고, 팬미팅, 콘서트도 갔어

하지만 좀 아쉬웠어 개별 활동도 멋지지만 여자친구는 6명일 때가 가장 빛나니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다 보니 10주년 활동 기사가 나오고

소정이 팬미팅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뻣어

드디어 6명의 모습을 볼 수 있구나!

위버스 라이브로 찾아온 "안녕하세요 여자친구입니다" 이 한 문장을 듣고 또 펑펑 울었어

4년전엔 슬퍼서 울었지만 이번엔 기뻐서.. 별거 아닌 인사말이 4년의 기다림을 보상해 주더라

그리고 가능한 많은 콘서트에 참석하려고 마음먹었어

다음이 언제가 될지도 모르고 또 파워플한 부분이 많은 여자친구 안무 특성상 더 나이 먹으면 쉽지 않을테니(본인이 체감중 ㅋㅋ)

최선을 다해서 참가해 보자!

콘서트 1일차.

B1 구역으로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무대랑 가까워서 들어가서 너무 설렜지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무대 VCR이 끝나고 딩동댕동 소리가 들리자마자 눈물이 나더라

울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휴지를 챙겨가긴 했지만 정말 3시간 내내 울지는 몰랐다

좀 진정된다 싶으면 네임콜 하면서 또 울고 VCR 보고 울고

(왼쪽에서 같이 울어 주셨던 버디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0년만에 처음 직관한 여자친구의 무대는 너무 아름다웠어

맴버별로 각자 매력이 있지만 여자친구라는 그 6명이 합이 주는 벅차오름은 다른 경지더라고

벅차오르면 돌이킬 수 없는 거래. 나는 이미 끝났어.

2일차는 2층 C구역 맨 뒷줄.

그래도 전날 충분히 울어서 인지 별로 안 울고 응원을 힘차게 할 수 있었다.

첫날은 무대를 직접 두 눈으로 담느라 보지 못했던 전광판을 보며 응원했지

근데 앵콜 때 우다계를 부르는 순간 또 터졌어 맨 뒷줄에서 보면 공연장 전체가 다 보이는데

버디들이 흔드는 웅원봉에 우다계 뮤비가 오버랩 되면서 벅차오르더라...

3일차는 스탠딩A.

허리가 너무 아파서 VCR 나오는 동안에 바닥에 앉아 있긴 했지만(주변에 계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다행히 이날은 눈물이 안 나서 응원만 열심히 할 수 있었어.

교차로 끝나고 예린이가 무대 뒤에 갔다가 검정색 운동화 신고 오는거 보고 무릎 많이 아픈가 걱정 했는데

역시나.. 엔딩 멘트에서 무릎 때문에 미안해하는 예린이 우는 거 보고 같이 울기 시작했다.

은하 우는 건 솔직히 기대했지만 신비 소정이 까지 우는 거 보고

4년을 기다린 건 버디만이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아 그리고 어머니랑 같이 스탠딩 온 초등학생 버디! 별 요술봉 들고 보던데 공연 잘 보고 갔으려나

4일차는 오사카 스탠딩 A

여러모로 우리나라랑 다른 공연 문화가 신기했어

우선 티켓비용+예매수수료+발권수수료+입장수수료를 다 받는 거도 신기했고

환송회+VIP 포토 타임이 있는 거도 신기했어

일본에는 연령대가 (나보다도) 높은 버디도 많았고 애들 뮤비의상으로 코스프레 한 버디들도 신기했고

응원은 한국보다 좀 아쉽긴 하더라

호응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네임콜이나 엄지야 같은 유명한 부분만 하고

(그것도 다른 공연에 비하면 엄청난 환호성인 게 신기 ㅋㅋㅋㅋ)

다른 갤러들은 외로웠던 거 같은데 나는 옆에 일본 버디 분이 응원법을 거의 다 알고 계셔서 같이 할 수 있었다

멤버들 섹시포즈 시키고 본인은 안하는 은하, 싸인볼 가장 멀리 던지고 행복해하던 엄지

번역 이슈, 옃닝맨 직관, 빵 하고 즐거워하는 신비, 예린ㅋㅋㅋ 재미있는 일이 많은 오사카였어

그리고 마지막 환송회! 퇴근은 오래 걸리지만 그래도 한국에도 도입해 줬으면 좋겠다!

5일차는 타이페이 29일 스탠딩

대만엔 열정 가득한 버디들이 많은 거 같아 기본적으로 응원법은 한국에 안 꿀리고

버스킹하는 팀들이 진짜 많더라. 다들 열심히 연습했는지 잘 추더라고

스탠딩 2열이라서 진짜 잘 보였는데 이날은 특히나 리다님 헤메가 너무 폭력적(positive)으로 좋았어

가까워서 잘 보이기도 하고 넋 놓고 소정이만 보다가 응원법 놓친 부분이 많았다.

음향 세팅 값 차이인지 멤버들 전체적으로 목소리가 반주 뚫고 나오는 경우 많았는데

특히 우리의 자랑 유주의 목소리를 너무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어

앉아 있어도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손동작 따라 하는 신비

안무 동선 중에 신비쪽 볼 때마다 장난치는 맴버들도 재미있었고

꽈당 엄지ㅋㅋ 넘어졌을 때 처음엔 떨어진 줄 알고 버디들 다들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 다친 거 알고는 재미있어했어

"내일 의자 하나 더 놔줄까?"ㅋㅋㅋㅋㅋ 엄지는 의자에 앉아서 "엄지 내일 정상 공연합니다" ㅋㅋㅋㅋ

까마귀 예린ㅋㅋㅋ 그리고 계속 나랑 눈 마주치려고 하는 은하!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니 울적한 타이밍이 많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공연이였다

"우리 다같이 꼭 다시 만나" 그 말을 믿고 기다려준 버디들을 위한 팬송(?) 우다계

우리 이 시간을 잘 간직하고 앞으로 계속 함께 하자는 always

그리고 3연콘과 아시아투어까지 여자친구 덕분에 행복한 계절이였어

앙콘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10주년 프로젝트는 이걸로 끝이지만

여자친구와 버디는 아직 끝이 아니니까...

우리 다같이 또 다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