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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축문학] 무실점보다 어려운 마음모바일에서 작성

해갤러(223.38) 2025.03.27 14:56:44
조회 24 추천 0 댓글 0

합숙소, 저녁 11시. 훈련을 끝낸 선수들은 씻고 방으로 흩어졌다.

조용한 복도 끝, 3인실 방 안에서 아직 불이 꺼지지 않았다.


“형, 왜 자꾸 강인이 옆에 앉아?”


김민재가 투덜거리듯 말하며 티셔츠를 벗어 침대에 던졌다.

손흥민은 물 한 모금 마시며 웃었다.


“앉고 싶으면 너도 앉아. 자리야 널렸잖아.”


“아닌데, 난 네 옆보다… 저기 앉을래.”


그가 가리킨 건 이강인 옆자리였다. 강인은 잠깐 당황하더니 아무 말 없이 쿠션을 옆으로 밀어줬다.


분위기는 어색하지 않은데, 뭔가 미묘했다.

셋 다 대표팀이라는 이름 아래 뭉쳐 있지만, 마음만은 각자 딴 방향을 보고 있었다.


이강인은 손흥민이 웃을 때마다 눈을 피했다.

그 웃음이 좋으면서도, 너무 많은 사람에게 향하는 게 싫었다.

그런데 김민재는—요즘 자꾸 시선이 닿았다. 괜히 손이 스치기도 하고.


“강인아.”


손흥민이 부드럽게 불렀다.

이강인은 자동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짧은 순간, 김민재의 표정이 굳었다.


“오늘 경기 잘했어. 그 침투, 너밖에 못 해.”


이강인의 눈이 반짝였다.


“진짜요? 형, 나 좀 잘하지 않았어요?”


“응, 많이 컸어. 이젠 진짜 어른이네.”


“아…”


이강인의 귀가 붉어졌다.

그걸 지켜보던 김민재는 조용히 이불을 걷어 올렸다.


불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셋은 각자의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가장 가까운 건 거리보다 ‘감정’이었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은—그런 밤이었다.


“야, 거기서 뭐해?”


다음날 오후. 훈련 끝나고 나른한 햇살 속, 김민재는 복도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결국 입을 뗐다.


이강인은 커피 자판기 앞에서 손흥민과 웃고 있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더니, 종이컵을 손에 쥐여주고 말했다.


“달달하게 했어. 네가 이런 거 좋아하잖아.”


“헉, 기억했어요?”


“그럼. 네가 나한테 맨날 그러잖아. ‘형은 기억 잘 못 해요~’라고.”


이강인은 쿡쿡 웃으며 커피를 받아 들었다. 그 웃음에 손흥민도 같이 웃었다.

하지만—그 둘을 바라보던 김민재의 손은 주먹처럼 꽉 쥐어졌다.


그날 저녁.


공용 라운지에 모여서 다들 TV를 보고 있을 때, 김민재는 이강인 옆에 털썩 앉았다.


“형 오늘 왜 이래요. 진짜 무서워.”


“왜. 나 평소랑 똑같은데.”


“…아닌데요. 형… 삐졌어요?”


“그럴 리가. 근데 너는 손흥민 형이 그렇게 좋아?”


이강인이 움찔했다. 말투는 장난스러웠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좋아하죠. 다들 좋아하잖아요.”


“그래, 근데… 난 너가 내 쪽도 좀 봤으면 좋겠어.”


“…형?”


김민재는 말을 이었다.


“넌 맨날 형한테 웃고, 옆에 붙어 있고, 머리 쓰다듬으면 좋아 죽고… 나도 옆에 있잖아. 근데 넌 나를 그냥… 형으로만 보지?”


이강인의 표정이 조금 흔들렸다.


그 순간, 라운지 문이 열리고 손흥민이 들어왔다.


“뭐해, 둘이서?”


그 짧은 침묵.

그 안에 꽉 찬 감정들.


김민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강인은 멍하니 손흥민을 바라봤다.


그날 밤.

이강인의 휴대폰에는 카카오톡 알림이 두 개 떠 있었다.

[김민재]

네가 웃는 거, 나도 갖고 싶어.

[손흥민]

오늘 라운지에서… 민재랑 무슨 얘기했어?


심장은 한 명을 선택하지 못했다.

세 사람 중 단 한 명만이 웃을 수 있는 이 삼각형 속에서,

이강인은 점점 깊은 감정의 골에 빠져들고 있었다.


밤 공기가 축축하게 내려앉은 합숙소 옥상.


이강인은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도망치고 싶다, 진짜…”


“도망은 못 가.”


낯익은 목소리. 김민재였다.


이강인은 돌아보지 않았다.


“형, 나 그냥 다 어색해질까 봐 무섭다.”


“그럼 가만히 있어? 형이 웃는 네 얼굴 보면서 계속 모른 척하라고?”


그 말엔 눌러 담은 감정이 묻어 있었다.


“그날 라운지에서 말한 거, 진심이야.”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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