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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옆에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닌데 몰랐어

헤이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5 10:43:01
조회 97 추천 0 댓글 4

당장 옆에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사라진 것이 아닌데 

나는 왜 몰랐을까.




어제 

업무 정리하고 다섯시에 퇴근하고 

방에 들어와서 멍하니 있다가 

미처 풀지 못한 짐을 풀었어. 


걸레를 빨고 방을 닦으면서 

짐 박스를 열었어. 

정리를 하면서 문득 거울 속 내 얼굴을 봤어.


어제 사장님이 나한테 

"우리 이력서 올렸을 때 50개가 들어왔어. 

그런데 내가 널 왜 뽑았는지 아니?

너 눈빛이 참 살아 있어서 마음에 들었거든."이라고 얘기하셨지.. 


그 말을 들은 게 생각나서 

거울을 보는데 

정말 작년과 현재의 눈빛이 많이 다르더라고.

문득 내 눈에서 헤어진 그의 존재를 봤어.



대체.. 왜 몰랐을까 싶어서 걸레질 하면서 

흐느끼다가 나도 모르게 목을 놓아 울었다.

바보같이 왜 몰랐나 싶어서..

바빠서 연락 잘 안 되고 

연주에 레슨에 공연 준비에 강의에 바쁜 사람이라서 

자주 보1지 못 했어.

그때문에 점점 불안했어.

게다가 2월에 오빠가 교통사고로 열흘간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었어.

불안했지. 더 많이 좋아할 수록..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지 이제 일주일 정도 됐는데,

왜 나는 헤어졌음에도

어떤 공허함이나 상실감을 예전 인연들에게서 느꼈던 것 처럼 느끼지 않는지 몰랐거든.. 


걸레질 하다가 거울을 보고 알았어.

내 눈에 그 사람의 존재가 있다는 걸..

그래서 거울을 보고 내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헤어졌음에도 큰 상실을 느끼지 못한다는 걸.. 

그렇게 미안함에 늦게 알게 된 것에 한참을 울었어. 

같이 일하시는 오빠가 사장님이 술을 사오셨으니까 같이 마시자고 불러서 

눈물 닦고 나가서 술 한 잔 했어. 

사장님이랑 같이 일하는 다른 두 사람이랑 나랑 넷이서.


웃고 떠들고 술 마시면서 대화했어.

술을 마시다가 인간의 수명 얘기가 나왔고, 

140살 얘기가 막 나왔는데,

문득 전에 사귀던 오빠가 취해서 나한테 자기는 140살 까지 살거라면서 

나한테 막 취중 애교를 떨던 게 생각나더라.


왜 몰랐을까..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은 그와 공유하는 것이 많아지고

그래서 그가 내 옆에 없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는 그의 존재를 느끼면서

멀리 있어도 함께함을 느끼는 것임을... 

왜 몰랐을까.. 


오빠는 날 여기까지 끌어올려줬네.

그리고 이곳에는 전남친 아니였으면 하지 못했을 것들이 있고

그래서 이곳의 많은 것에 전남친의 존재가 깃들어 있어.



왜 나는 이제서야 이걸 알았을까.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물론이고,

알고 있는 <남자가 사랑할때 하는 몇가지> 이런 글에 나오는 그 방식대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날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날 떠난 것도 아닌데..

자주 보 못하고 연락이 안되는 것에 

왜 그렇게 불안해했나.. 싶다.



왜 나는 오빠와 헤어졌는데도

오래 전의 내가 아니라..

울긴 하지만 그래도 맘 편히 잘 지내고 있는 건지 의아했는데

그랬구나.

너무.. 늦게 알아 버렸네.



불안은 그래서 그 불안이 만들어낸 과도한 혼자만의 생각이 실제와 괴리가 생겼어.

나는 참 많은 걸 왜곡시켜 봐왔구나 싶어.

그 왜곡을 만든 건 불안이였고. 



너무 늦게 알아 버렸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어.


내가 

앞으로 줄곧 내가 연습해야하는 것은

보고픈 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없고 멀리에 있어도

내 일상에 깃든 님의 존재를 찾는 일이야.

그렇게 멀리 있어도 옆에 있다는 것을 안심하는 연습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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