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배신 붉은 피가 천천히 흐른다. -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

붉은 배신 붉은 피가 천천히 흐른다.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2.146) 2025.03.06 03: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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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배신

붉은 피가 천천히 흐른다.

유리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내 온기.

따뜻해야 할 붉은색이

이제는 차갑게 식어간다.

나는 원래부터 희었다.

빈혈을 안고 살아온 몸.

머리가 핑 돌고, 눈앞이 흐려지고,

손끝이 차갑게 식어가던 나날들.

하지만 오빠는 알면서도

내 혈관을 짓눌러 피를 빼앗았다.

"너를 위해서야."

오빠의 말은 쇠 맛처럼 씁쓸하다.

어지러움이 몰아치고,

귓가엔 물이 찬 듯 울린다.

차가운 금속 같은 손길이

내 팔을 짓누를 때,

나는 이미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입술이 하얗게 질려간다.

볼도, 손끝도, 눈 속마저 창백해진다.

하지만 오빠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다.

헌혈증을 손에 쥔 채, 만족스러운 얼굴로.

붉은색은 내 것이었는데.

내 몸을 타고 흐르던 생명이었는데.

오빠는 그것을 빼앗았다.

나를 더욱 희게 만들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섰다.

나는 이제 무슨 색으로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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