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인가

방구석에 누워있다가 존나 밴드가 너무 하고싶어서

뮬 구인글에 지원넣었음

백킹쳐본적은 없는데 잘할수있고요 저 솔로도 칠줄알고 통기타 경력도 좀 됩니다 하면서 몸비틀기하며 좋은 부분을 보여줬더니

합주하러 오라고 그래서 오른손 피킹도 못하는 상태로 존나 3주간 방구석에서 기타를 괴랄한 방법으로 뜯었음

손으로 기타치던 사람이라 피크랑 친해지는 게 제일 어려웠었는데 이제 다 추억이 됐다

처음에는 다들 실력이 부족해서 공연은 하면 하고 말면 말죠 같은 분위기였는데

어느 카페에서 언니들과 바나나 푸딩 먹으면서 어영부영 정했던 계획이 실제가 되고

이제는 우리 팀이 실제로 대관까지 해서 팀 모으고 열심히 티켓 팔이까지 하고 있으니 인생은 참 무모하게 시작한 무언가가

내 인생의 큰 부분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

기타 연습을 한바탕 하고 나면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어서 낮잠을 자고는 했는데

이 체력으로는 공연까지 일과 취미를 병행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시작한 다이어트도 이제 4개월째에 접어든다

돼지같고 볼품없다고 생각했던 얼굴도 몸도 성격좋은 언니들이랑 어울리면서 자존감을 조금씩 찾게 됐고

이제 꾸미는 법도 좀 알 것 같음

인생에서 선택이라는 걸 안 좋은 쪽으로만 한 것 같아서 삶에 후회가 많았는데

드디어 나도 소중한 걸 얻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