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급식 먹고 있는데

얘가 김치를 안 먹는 거임.

편식하는 애들 워낙 많아서 그런가보다 했지.

그러다가 과학증진 어쩌구 하면서

나랑 몇몇 애들이 대회를 나갔는데 얘가 포함되어 있었음.

아무튼 그날 오전에 대회 마치고

점심은 짱깨집 가서 선생님이 밥 사줌.

그래서 짜장면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입이 심심했는지 애들이 먼저 나온 

단무지랑 김치를 쳐먹엇음.

근데 짱깨집 김치가 제법 맛있잖아.

중국산이고 자시고 희멀게서 맛은 있어.

그래서 애들이 맛있다고 호들갑 떨면서

나랑 걔한테도 먹으라고 재촉하는 거임.

난 아무 거부감 없이 먹엇지.

그땐 13년도라 짱깨 김치에 거부감 없었거든.

근데 걔는 인상 찌푸리면서 역정을 냄.

지는 본인 집 김치 아니면 안 먹는대.

얘가 급식 김치도 안 먹는 거 아는 내가 물어봤지. 

왜 안 먹냐고.

그랬더니 걔가 말하길, 짱깨집이고 급식이고 

김치가 중국산이라 안 먹는다는 거임.

걔네 엄마가 중국산 김치 먹지말라고 

말했다는 거임.

당시 우리 엄마도 똑같은 말해서 그런갑따했음.

다른 애들도 수긍한 분위기.

근데 갑자기 걔 옆자리에 앉은 새끼가 펄쩍 뛰면서

야 너네 엄마 중국인인데 너네집 김치는 중국산 아니냐? 

ㅇㅈㄹ함.

사실 걔네 집이 다문화 가정이엇던 거임..

암튼 걔 얼굴 시뻘게져서 울고

옆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핸드폰 보던 선생님도 

깜짝 놀라가지고 패드립친 애 혼내심.

놀라운 점은 당시 우리학교에 패드립 문화 없어서 

정말 순수하게 너네 집 김치 중국산 드립쳤다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