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내용이 들어있으니 진격거 반드시 끝까지 감상하고 읽길 권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선 황당함과 거부감이 들겠지만 참고 들어주셈.

히스토리아를 임신시킨 건 사실 농부가 아니라 에렌이라는 정황들이 있음.

진격거 수십번 보면서 들게 된 생각임.

이상한 농부는 그저 군부에게 눈속임하기 위한 도구일 뿐.

어린 시절 히스토리아에게 돌 던진 거 맞음.

커서 죄책감에 히스토리아 잡부한 것도 맞음.

에렌이 히스토리아 찾아온 당일 농부가 어린 시절 그 개구장이였던 거 히스토리아가 알게 되었던 것도 맞음.

히스토리아는 캐릭터성이 타율적으로 시키는대로 따르는 타입에서 거기에 저항하는 성격으로 성장하는 캐릭터임.

남의 눈치 더 이상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때로는 극히 이기적이더라도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려고 하는 캐릭터성을 가짜 유미르와의 만남을 계기로 성장하는 캐릭터임.

그리고 작중에 보면 몇 번이나 에렌에게 심쿵당하는 모습들이 묘사됨. 하지메가 독자들조차 잘 눈치 못 채도록 연출을 절제하며 그림. 그런데 덕분에 이게 정말 ‘짝사랑’의 성격답게 잘 숨겨짐.

우선 에렌과 히스토리아 간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첫 묘사는 미카사가 히스하고 에렌이 투닥투닥하니까 질투하는 씬에서부터임. 그리고 중간중간에도 히스가 에렌에게 호감 표현하는 장면 묘사들이 있음.

그 중에서 가장 클라이막스였던 게 회담장에서 히스토리아가 지크가 제시한 자신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거인 계승을 하겠다고 할 때 에렌이 자리 박차면서 극구 반대할 때임.

이 때가 아마 히스토리아가 완전히 에렌에게 빠져든 순간인 거 같음. 눈물까지 그렁그렁대서 자신을 위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끼는 묘사가 있음.

에렌도 보면 히스토리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묘사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잡아먹힌 프리다의 기억 때문일지 모름. 기억이라는 건 곧 영혼이니 히스토리아를 지키고 싶어하는 프리다의 자아가 에렌을 통해 여전히 유지되어 온 건지도 모름.

여튼 이렇게 에렌을 짝사랑하고 있는 히스토리아가 자기 성격상 군부의 계획에 어깃장을 놓기 위해 아무런 감정이 없는 농부와의 잠자리로 임신하려고 한다?

히스토리아답지가 않음. 이것이야말로 남의 시선대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억지로 맞춰서 살려고 했던 과거 성장하기 전의 히스토리아의 모습일거임. 이건 전혀 성장한 히스토리아가 아님.

임신을 해도 자신을 찾아온 짝사랑해오던 에렌과의 잠자리를 통해 하려고 하겠지.

미카사가 사랑하는 에렌임을 알지라도 자신이 원한다면 숨겨서라도 행하려는 게 성장한 히스토리아의 캐릭터성임. 아마 잠자리를 갖는 동안에도 에렌은 마음은 주지 않았을 거임. 그저 히스토리아가 살 수 있는 계획에 협조하는 일처럼 대했을 거임. 

농부는 그저 운 좋게 당일 발견한 써먹을 수 있는 좋은 위장 수단이었던 것임. 히스토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편 노릇 협조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줬을 거고.

그리고 군 간부들이 식당에서 마레 와인 마시면서 히스토리아가 갑자기 임신한 것에 대해 불평하는 씬이 있음. 그러면서 누군가와 접촉한 것은 확실한데.. 하는 장면에서 후드 쓴 에렌 뒷모습이 나옴.

히스토리아가 에렌에게 ‘그럼.. 내가 임신하는 건 어떨까?’하는 장면은 나름 사심 표출한 씬임.

계획을 빌미로 에렌에게 몸만이라도 허락받으려는 히스토리아의 사심도 몇 퍼센트는 담겨있었다고 봄.

이 참에 고백공격한거지 여튼.

보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잘린 에렌 목을 안고 있는 미카사의 모습에서 산한 아기를 안고 있는 히스토리아의 모습으로 전환되는 연출임.

둘 다 품에 안겨있다는 공통점을 보이면서 연관되어 있음을 제시함. 그러면서 대비도 되는데 죽음과 생명 대비이면서도 희생과 그 희생에 따른 보상의 대비도 됨.

아기 눈 색깔을 보면 갈색임. 에렌 엄마 카를라 눈 색하고 같음. 에렌의 DNA를 받은 아이임을 의미함.

에렌은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희생의 과정에서 그래도 지키지 못했던 엄마와 같은 존재에게 생을 부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는 연출로 이해가 됨.

그러니까 넓은 의미로 보자면 결국 에렌은 엄마로 비유되는 존재에게 새 생명을 부여했다는 식으로 바람이 이루어지고 한이 해소되는 서사가 완성되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