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전자에 달렸다'라는 것도 아니고, '환경이 문제다'라는 것도 아니다.

국어 능력은 신이 내렸다고 말하는 이유는

국어 고득점을 위해서는

유전자, 환경, 성격적 특질, 연습량, 심지어 어느 지도자를 만났느냐 하는 것까지

그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그러한 우연적 요소를 전부 갖추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하늘이 내린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동안 글을 잘 읽고 문제풀이에 필요한 판단까지 잘하는 것은

언어적 재능, 유전적/신체적 학습 장애 요소,

어린 시절 적절한 언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느냐 하는 문제,

학창 시절 우연한 계기로 글을 읽는 요령을 깨우친 적이 있었느냐 하는 것,

끈질기게 생각하는 성격적 자질을 가졌느냐 하는 것,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적 배경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

때로는 깨우침을 줄 수 있는 교육자를 만난 적이 있었느냐 하는 것  등등

실로 그 모든 요소들의 종합적 결과라는 것이다.

모든 수험생들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는 없다.

막상 가르쳐 보면, 꿈은 있지만 의지는 없는 수험생, 어린 시절에 쌓였어야 하는 기초 부족 문제,

유전적인 학습 장애 요소, 정서적 불안 문제, 환경적 불안 문제 등

실로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기초가 부족한 문제는 내가 어느 정도는 해결해줄 수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고,

또 어떤 특정 문제를 해결할 기미가 보였다고 해서,

'양'적인 연습량까지 내가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유전적인 문제, 정서 문제, 환경 문제 등도 당연히 내가 해결해줄 수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환경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그냥 '공부에만' 관련된 문제를 도와주는 데 그친다.

기초 훈련하는 방법? 가르쳐줄 수 있다.

글 읽는 요령? 깨우치게 해줄 수 있다.

연습량? 자료를 주거나 잔소리 해서 '어느 정도는'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기저에 있는 성격적/심리적, 자질적, 환경적 특성들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이다.

지도자의 손이 닿을 수 없는 '빈 곳'은 곳곳에 널려 있고,

평균 독해력으로도 돌파할 수 있었던 과거에는 그 빈 곳을 꽤나 넘어설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누구나 성적이 오를 수 있다'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

'대체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누구나'는 아니다.

그나마 '대체로'라는 생각이 계속 지속될 수 있는지도 요즘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