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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배우고 겸손을 장착하게 된 썰앱에서 작성

ㅇㅇ(211.212) 2025.03.23 21:53:06
조회 264 추천 4 댓글 2

1년정도 배울땐 뽕차서 자신감이 나날로 올라갔음
그 당시엔 내가 다니던 곳이 신생 체육관이다보니 고인물도 많지 않아서 8개월쯤 했을땐 앵간해선 다 패거나 비비는 수준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체육관 수준이 존나 낮았던거지 (신생 체육관은 비추한다)
관장도 그렇고 주변 관원들도 하나같이 잘한다 잘한다 빨아주니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볼때마다 다 패버릴 수 있을것만 같고 체육관 가는 발걸음이 늘 가벼웠음
물론 겉으로 티내고 다니진 않았다 나름 주5회 매번 2시간씩 꼬박 채우고 열심히 운동했음

근데 한 1년 4개월쯤 배웠을땐가? 저녁에 갔더니 처음보는 사람이 운동하고 있더라. 새로 왔다는데 키도 나보다 작고 긴팔에 긴바지 입고 있어서 비실비실 해보이는게 얼굴도 엄마 말 존나 잘듣게 생겨서 속으론 먹잇감 하나 더들어왔노 ㅋㅋ 하면서 좋아하고 있었지

그리곤 관장이 스파링 붙여줘서 오늘도 나의 건재함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딱 올라갔는데 처음 잽을 딱 주고 받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고 50초만에 바디 쳐맞고 다운 당했음 이 50초도 얘가 30초동안 앞손으로 간보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거였음ㅋㅋ

아직도 기억나는게 시작부터 콩콩이에 앞손을 막 휘적거리더니 갑자기 잽-잽 날리면서 내 앞손 끌어당기고 -라이트훅- 레프트 바디- 레프트 훅이 순식간에 꼽히고 뒤로 싹 빠지는데 반응도 못함 그렇게 2라 내내 동물원 서커스에서 학대당하는 원숭이 마냥 쳐맞고 내려왔는데 세상 좆같고 자존심도 존나 상해서 약속 핑계로 일주일동안 체육관을 안나갔다ㅋㅋ 나중에 알게 됐지만 고딩때까지 체고 소속 복싱 선수하다가 부상으로 그만 두고 취미로 온거라더라

그 뒤로 자존심 싹 내려놓고 걔한테 많이 배우면서 스파링 파트너로 한 1년동안 매일 같이 운동했다. 스타일도 싹 갈아엎고 걔 스타일 카피함 ㅋㅋ 덕분에 많이 늘고 지금은 이사를 오게되어 다른 체육관을 다니고 있지만 나는 얘 덕분에 겸손을 장착하게 됐다 그냥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평범하거나 찐따처럼보이는 사람이 어쩌면 좆고수일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걍 어디 다닐때도 눈도 잘 안마주치고 마찰이 아예 안일어나게끔 피하게 됨
특히 타격기 하는 애들은 잘 티도 안난다 모두 겸손하게 운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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