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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기사의 버릇이야기(미리경고 : 장문임)

타젬만년5단(222.105) 2009.12.08 15:10:29
조회 809 추천 0 댓글 5

아래 조훈현9단의 대국중 욕설 얘기가 나와서 걍 생각나는거 조금 적어봐요.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대국시 자기만의 고유한 버릇이 있습니다.
유창혁 9단이 공격을 할때 상대를 강렬한 눈빛으로 흘끔거리고, 안좋은 수를 뒀을 땐 엄청 자책하며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한다든지.
조치훈 9단이 대국중에 성냥개비를 부러뜨리는 버릇때문에 늘 조치훈 대국에선 성냥개비를 엄청나게 준비해서 옆에 가져다 두고, 실수했을때 빡!하고 사방이 울릴정도로 자기의 머리를 심하게 내리친다던지.
일본의 어느 프로기사는 자신이 둘차례에 수읽기를 할땐 바둑판이 안보일정도로  위로 온 몸을 덮치듯이 허리를 숙여서 수읽기를 한다든지
등등
조훈현 9단의 버릇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끊임없이 혼잣말하기, 아무리 유리한 바둑에서도 엄살부리기 등입니다.
사실 몇십년 전부터 프로기사들의 대국중 버릇은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끊임없는 얘기꺼리였죠.
손가락을 까닥거린다거나, 자신의 몸을 좌우로 흔드는 식의 상대 대국자에게 지장을 거의 주지 않는 버릇만이라면야 상관 없겠지만, 가끔씩 상대 대국자에게 꽤 큰 영향을 주는 버릇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기사가 바로 조훈현이지요.
지금은 끊었지만 조훈현 9단은 예전엔 엄청난 골초였습니다. 한대국 두는데 적게는 2갑에서 많게는 4갑까지 담배(그중에서도 오직 \'장미\')를 피웠지요. 지금의 바둑문화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불과 20여년 년전까지만 해도 공식 대회에서도 담배를 피는게 허용될 정도였으니, 그땐 바둑판 외적인 부분에서의 바둑룰이라는거 자체가 거의 없을 때였지요. 
상대 대국자의 대국습관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기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서히 대국룰이라는것들이 생겨났고 크게 문제되는 대국습관들은 많이 고쳐지게 됩니다. 조훈현9단도 당연히 금연을 했고요(그 덕에 금연초 광고 전속모델로도 한참을 활동하셨죠 ㅋㅋ) 이건 대국습관과는 상관없는 얘기이긴 한데, 한국 바둑사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자 관계였던 조훈현 서봉수선수의 대국에선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기위해 갖은 짓(?)들도 많이 했습니다. 조훈현이 수읽기를 하는동안 잡지책을 가져와서 조훈현 앞에서 대놓고 읽으며 따분해하고 상대 대국자를 무시했던 서봉수선수의 일화는 나름 유명하죠. (지금도 그 두분은 대화한마디 섞지 않고, 바둑이 끝난 후로 복기를 아예 하지 않는 영원한 앙숙사이지요 ㅎㅎ)
아뭏든, 어느정도 대국시 상대방의 대국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관해 제제를 가하는 룰이라는게 생겨나긴 했지만,  그래도 무의식중에 나오는 대국습관이 없어질 수는 없고, 당연히 룰도 매우 미미한 수준의 제제에 그치고 있죠. 
그 때문에조훈현 선수의 대국버릇은 여전히 꾸준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를 전후로 조훈현 선수 별명이 \'제비\'에서 \'화염방사기\'로 옮겨졌습니다. 계가를 기반으로 하는 속력행마의 달인이었던 조훈현이 이창호시대 이후로 계가로는 승산이 없자, 특유의 수읽기를 기반으로 한 흔들기와 격렬한 전투로 매판 거대한 불길을 일으킨다고 해서 붙은 별명인데요, 그 별명 사이에 잠깐동안 붙었던 다른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주임교관\' 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포스트이창호라고 불리우는 신예들에게 유독 강했기 때문인데요, 그당시 조훈현 선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전 이미 조훈현은 끝났다... 라고 평가받을 때로, 승률이 매우 저조하던 당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예에게는 절대로 지지않는 신예불패의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조훈현 9단의 습관얘기를 하는데 이 때 얘기를 꺼내냐구요?
그당시에도 나름 화제가 되었던게 조훈현 9단의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조훈현이 누굽니까.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카리스마의 소유자입니다. 신예들은 감히 조훈현 선수의 얼굴을 쳐다볼 수 도 없죠. 보수적인 바둑계에서 조훈현이라는 인물 자체에도 신예에겐 약간의 압박감이 느껴지는데, 대국시에 조훈현 선수의 끊임없는 주절거림(일본어,한국어를 섞어서 하는데 대부분이 엄살이라서 가끔씩 욕도 섞여있습니다.)이 얼마나 신경이 쓰였을까요. 
그당시 조훈현 선수의 그런 말들이 신예를 얼마나 움츠리게 했고, 신경쓰게 했는지는 저희 어머니를 보며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집은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 다 바둑을 둘 줄 아십니다. 그래서 어렸을적에 바둑프로를 자주 같이 보곤 했는데 조훈현 선수가 해설자로만 나오면 어머니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사람 말투가 저렇게 퉁명스럽고 쌀쌀맞을수가 있을까" 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요. 비단 저희 어머님뿐만 아니라 조훈현 선수의 툭툭 쏘는 말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적이 되었고, 해설자로 자주 등장하다보니 말투연습을 정말 많이 하셨나봐요. 지금의 조훈현 선수의 말투는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로 부드럽고 무난하십니다. ㅎㅎ 제3자인 시청자 입장에서 해설로 듣는 목소리가 이정도였으니, 직접 대국하는 10대 신예기사들은 어땠겠습니까.

아뭏든 그당시에 조훈현 선수와 대국에서 질수가 없는 유리한 바둑을 역전당하는 신예들이 여럿 발생했고, 그들 입에서 조훈현 선수의 버릇이 공통적으로 언급되면서 다시한번 조훈현 선수에 대한 버릇이 기사화가 되었던 것이죠. 신예들 사이에서 조훈현 선수의 버릇 얘기가 전해지면서 대국시 그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무조건 무시해버리라는 조훈현 파해법(?)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한두번 당했던 신예들이 서서히 적응을 하면서 \'조교\'로서의 조훈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엔 정말 대단한 포스이긴 했습니다. 1~3단급 신예와 대국에서 지는 조훈현선수는 상상이 되질 않았으니까요. 어느 프로였던가요, 어느 선수는 조훈현의 그 엄살과 중얼거림이 한동안 극복이 되질 않아서 조훈현 선수와 대국할때는 귀속에 꼽는 귀마개를 하고 나오기도 했죠.
비단 신예뿐만이 아니라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국제대회에서였나, 조훈현선수가 일본에서 활동하던 때였나, 조훈현 선수의 버릇을 견딜수 없었던 일본 프로기사가 화를 크게 난 사건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습관에 구체적인 제제룰이 나오지가 않는 것일까요?
대국시 중얼거리는 버릇은 비단 조훈현 선수뿐만의 버릇이 아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기사들은 짧게, 작게, 특정한 상황에서만 하긴 하지만 대국중에 입버릇을 가지고 있는 기사가 의외로 굉장히 많습니다. 대국중 \'구체적인\'룰이 생길수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말이라는 거에서 금지vs허용이라는 정확한 선을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죠. \'3국의 공식 프로기사들이 공통적으로 \'불리한 국면\'이라고 인정했을 때 몇데시빌 이하의 목소리 톤으로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욕이 아닌 선에서 20단어 이하로 말을 할 수  있다. 머 이딴 식의 룰을 정할수가 없잖아요. ㅋㅋㅋ
룰을 정할수도 없고, 조훈현 선수는 이미 한국이나 세계 바둑계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진 중견 이상급의 선수가 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사들은 \'내가 참는 수 밖에 없다.\', \'그거 역시 승부의 일부분이다.\'등으로 자연스럽게 인정을 하는 선으로 지금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관람자 입장에서는 조훈현 선수의 그런 부분을 굉장히 싫어하는 분들도 있고, 그정도쯤이야 하며 너그럽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합니다만, 아무래도 평범하지 않은 습관이다 보니 잊혀질만 하면 얘기가 나오고 나오고 하는건 어쩔 수 없을듯 합니다.

제 생각은..
호불호를 떠나서 그냥 팬으로써 그러한 바둑내용 외적인 부분도 하나의 재미로 보자(즉 이해할수 밖에 없다)입니다. 바둑 내용만으로는 모든 바둑을 다 재밌게 보기 힘든데, 그런 부분들 시청하면서 관심있게 지켜보면 참으로 재밌기도 해요. ㅎㅎ
조훈현 선수의 엄살을 듣는 재미, 다른 기사들의 습관들을 관찰하고 발견하는 재미. 
팬 입장에서는 이런것들도 하나의 재미있는 요소임에 분명하니까요.

사실 이렇게 길게 쓸 생각 없었는데.. 나름 불필요한 내용들 짜른다고 짜른게 이모냥이네욬ㅋㅋㅋㅋ
한명이라도 재밌게 읽어주시면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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