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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랑 방내기한 신문기자 이야기

어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11.19 09:42:53
조회 547 추천 0 댓글 2

아래에 타젬6단이  4점이면 누구든 자신있다고 말한것에 대한 답변중 하나입니당

자기실력에 자신있는건 좋은데, 만용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옛날에 신문에 나왔던 기사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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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간의 접바둑 취재를 하다보면 때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프로가 독하게 마음을 먹으면 아마추어를 몇 점까지 접을 수 있을까요?"



프로기사는 원체 귀신같은 실력을 갖췄기에 마음먹기에 따라 마음껏 아마추어를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대부분의 바둑팬은 갖고 있는데, 프로의 대답은 엉뚱하다.

"그건 순전히 아마추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집니다."



접바둑의 승부는 상수가 아닌 하수 손에 달렸다는 얘기다. 하수가 얼마나 스스로 자멸해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격차는 상상외로 많이 벌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화 한 토막.
중국과 한국이 수교를 맺은 지 꼭 1년째 되던 1991년 8월 여름, 한국기원 총무부에 근무하던 P가 중국 영파(寧波) 시에서 열린 제8회 세계청소년바둑대회에 한국선수단 주무 역할로 해외출장을 갔다. 선수단 단장은 허장회 9단(당시 7단). 이 대회 소년부에서 한문덕(당시 미동국5, 현 아마7단)이 우승한 바 있다.

지금이야 영파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휘황찬란하게 발전하였지만 그때만 해도 위락시설을 찾기 어려운 한적한 시골도시(?)였다. 설령 위락시설이 즐비했다 해도 어린 학생들을 인솔한 대표단이었다. 낮에 대국을 마치면 저녁은 그야말로 적막강산, 숙소를 벗어나 즐길 곳도 벗어날 일도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떠한 환경에서도 적절한 놀이를 찾아내는 아이들이야 문제 없다손 쳐도 꼼짝없이 ‘방콕 신세’로 닷새를 보내야 하는 어른 둘이 죽을 맛이었다. 머쓱하게 마주앉아 줄창 맞고(^^)나 치고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료함을 도저히 참지 못한 P가 하루는 허장회 9단에게 바둑 한수를 제안했다. P의 기력이 아마5단이었으니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제안 방법이 허9단의 귀를 의심케 했다. 그냥 지도대국 한판을 청한 것이 아니라 내기, 그것도 방내기를 제안한 것이다. P는 명색이 한국기원 직원이다. 그 누구보다도 프로(사범)의 가치를 잘 알고, 예우를 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산간벽지에서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함이라고는 하나 아마추어가(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기원 사무국 직원이) 프로기사에게 방내기를 두자고 하다니….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허장회 9단이 누구인가? 80년대 ‘아마바둑 지존’으로 군림하던 김철중(현 프로3단) 이전, 70년대 아마바둑의 신화를 쓰다 프로에 입문한 호랑이다. 시쳇말로 산전수전 공중전에 우주전까지 치러본 맹장이니 접바둑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 아니겠는가. 은근히 부아가 치민 허9단은 한번 본때를 보여 주어야겠다 작심하고 한판 당 한점씩 치수를 조정하자고 역제안했다. 우리의 P군, 허9단의 명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케이~!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입죠!”

그리하여 벌어진 단장과 주무의 웃지못할(아마추어보다 프로가 이를 악물고 덤벼든 희한한) 치수고치기! 자, 결과는 어찌되었을까? 몇 점까지 올라갔을지 한번 예상해 보시라. 석점에서 시작한 대국이 다섯점…, 여섯점…, 일곱점….  그래도 아마5단인데 설마 일곱점 이상이야 갔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놀라지 마시라. 대국은 아홉점에서 끝났다. 아홉점으로도 혼찌검을 낸 허9단이 딴 돈을 모두 돌려주며 조용히 타일렀다.
“앞으로 다시는 프로에게 방내기 하자고 하지 마세요. 장난으로라도 말이에요.”



h-j.jpg예나 지금이나 기사들은 공식대국이 없을 때는 승부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연습바둑을 많이 둔다.

조훈현 9단이 일본에서 유학할 때 후지사와(藤澤秀行) 스쿨에는 많은 유망주들이 북적댔는데, 특히 후지사와 9단은 다른 젊은 기사와 두다가도 조9단이 나타나면 즉각 판을 걷고 이 애제자와 한판에 한점씩 치수를 조종하는 초속기 바둑을 곧잘 두었다고 한다. 자신과 같이 감각이 탁월하면서도 속기에 탁월한 조9단을 그만큼 예뻐했던 것이다. 후지사와 9단이 조훈현 9단의 실전스승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요즘 인터넷바둑으로 비유하자면 10초 바둑쯤 될 터인데 몇 초만 뜸들여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한다.

후지사와 9단은 조훈현 9단에 대한 평을 묻는 인터뷰 때마다 잔뜩 제자의 기재를 추켜세운 뒤 슬며시 다음과 같은 사족을 달고는 했다.

"그렇지만 아, 내가 왕년에 훈현이를 석점까지 잡아주었지요."



그러면 뒤에서 조9단이 입을 삐죽이 내밀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선생님도 종종 두점을 깔고 두셨으면서…"



서로가 석점까지 접었네, 두점까지 올라갔네 하는 것은 그때의 연습바둑을 두고 하는 말이다.



snw.jpg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끊을 자리는 다 끊고 보며 패싸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서는 현란하고 신출한 바둑을 둬 \'반상의 손오공\'으로 불린 서능욱 9단.


이창호 9단의 별명은 \'돌부처\'이다. 표정의 변화가 없어 포커페이스로 불리기도 한다. 형세판단과 끝내기의 계산솜씨는 슈퍼컴을 넘어 \'계산의 신(神算)\' 경지까지 올랐다고들 칭송하고 있다. 이렇듯 부동심(不動心)을 얘기할 때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이9단이지만, 그렇지만 그런 그도 인간이기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과거사가 어찌 아니 없겠는가.



이9단이 국내의 웬만한 타이틀은 얼추 다 가졌을 때의 얘기이니 90년대 초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던 무렵, 하루는 한국기원 기사실에 때아니게 많은 기사가 띠고리를 이룬 채 저마다 한마디씩 깨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어? 창호 대마가 또 갔네."

"야, 세계최강이 넉점을 깐단 말이야?"



한국기원 기사실에서도 평소 연습바둑이 많이 두어진다. 그러다가 때로 장난끼가 동하면 한판에 한점씩 치수를 올리고 내리는 치수고치기 매치가 벌어질 때도 있는데, 이날 \'반상의 손오공\'으로 불리는 속기의 달인 서능욱 9단의 여의봉에 이창호 9단이 걸려들은 것이다.




Lch.jpg물론 서9단도 석점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관전자들이 더더욱 고소했던 것은 일인자 이9단이 넉점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이었다.


한판에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초속기이긴 했으나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지 않은가. 둘러싸고 한마디씩 복장을 긁어대는 관전자들-대부분 이창호 9단의 마수에 번번이 녹아난, 원한 맺힌 프로들-의 훈수에 천하의 이창호도 열을 받았고, 이때까지 공식대국에선 한번도 패점이 없는 서9단에게 무려 넉점까지 무너지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벌겋게 단 숯불처럼 달아오른 얼굴로 일어서며 던진 이9단의 마지막 한마디는 이랬다고 한다.

"우쒸∼, 서사범님!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 (여기 기사실에 다시) 꼭 나오셔야 해요.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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