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룰을 보면 특정 형태에서
실전 해결이 좀 거시기한 경우
형태를 결정지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쪽 win! 하고 규정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귀곡사.

예전에 한참 호기심이 왕성하던 시절
이런 특수 규정을 이것저것 찾아보던 중
항상 따라붙는 꼬리말이 있으니,
\'중국룰에서는 실전 해결을 원칙으로 한다.\'

당시, 바둑도 잘 모르거니와 중국룰은 더더욱 모르는 터라,
엥? 실전 해결이 거시기해서 룰은 만들어 놓은 건데
실전 해결을 원칙으로 한다라니,
중국룰에 따르면 도대체 뭥미?, 하던 차에,
이보다 더 확실하게 깨우쳐줄 수는 없다!, 하는 에피소드를 접했으니,
그것이 바로 남방장성배 이창호vs창하오 대국 비하인드 스토리.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남방장성배는 이벤트 대국으로,
초청된 두 대국자가 바둑을 두는 그대로
대평원-_-; 바둑판에 검은/흰 삿갓을 쓴 인간 바둑돌이 직접 가서 앉아버리는
무시무시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기전(?)입니다.)

이 대국에서 3패 빅이 났더랬죠.
팻감으로 패를 따고 또 따고, 무한 루프에 빠져버리기 때문에 실전 해결은 불가.
따라서 우리나라 룰로는 빅이죠.

그런데, 혹시나 해서 당시 심판에게 물어본 이창호.
이 경우 어떻게 되나?
그 때 돌아온 심판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중국룰은 실전 해결이 원칙이다.
그렇게 계속 두면 네가(즉, 이창호9단이)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결국 시간승을 할 것이다.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 대목에서 빵~ 터졌다는...
무시무시한 중국룰 -_-;

(당시 이창호9단이 그런 식으로 이기는 거는 좀 아니다 싶었는지 무승부를 제안했고
 결국 상금도 똑같이 갈라가는 것으로 결말이 났습니다.
 그 후 창하오가 안 던졌다고 팬들에게 엄청 까였다는 후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