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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 잡설

토마토맨(122.148) 2015.01.21 22:10:13
조회 584 추천 3 댓글 24

어렸을 적에 아버지 퇴근하시면 바둑판을 들고 쪼르르 쫓아나가 배움을 청하곤 했지요. 

(생각해보니 술 드시고 오신 날에도 두어주셨네요. 아버지 감사합니다...)

삼연승이면 치수를 하나 줄이고, 삼연패면 하나 늘리는 식이었습니다. 기력 증강을 썩 잘 반영하는 씨스템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때 기억도 그렇지만, 치수 한 점 한 점의 경중은 등차수열이 아닌 것 같아요.

두 점은 접바둑이라 부르기 애매하니 제하고 (그냥 "두 점 바둑"이라 칭하고 싶네요),

이를테면 일곱 점과 여섯 점은 유사합니다. 여섯 점과 다섯 점은 차이가 크지요. 삼연성 두 줄이 없어지니까요.

다섯 점과 넉 점도 비슷합니다. 넉 점과 석 점은 정말 차이가 크지요. 백에게 귀가 생기니까요. 아버지께 넉 점에서 석 점 넘어가는게 제일 오래 걸렸었네요. 초등학교 5학년 즈음 석 점을 만들고는 판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접바둑을 둘 기회는 거의 없었죠.


대학 2학년에 처음 타이젬 9단을 찍고 자신감에 부풀었습니다. 어느 날 동아리에서 프로와의 치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저는 '석 점에 안 진다'고 큰소리를 떵떵 쳤드랬죠.. 내가 타이젬 9단인데..!! 에헴!!!

가끔 바둑계 행사에 가서 여류 사범님들의 다면기를 받으면 종종 두 점에 판맛도 보곤 했으니까요. 

그리하여 호사가들의 추진으로 당시 우리 동아리에 출강을 나와주시던 o사범님과 석 점 매치가 성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는 졸렬바둑을 먼저 고려해 보았습니다. 백이 한 귀를 두면 인접한 한 화점에서 날일자 굳힘으로 시작하는...

그러나 그러면 재미도 없을 것 같고, 내가 타이젬 9단인데!!!! 에헴!!!!! 하며 2수에 곧바로 걸치고, 바쁜 백이 득 좀 보고 넘어가자는 수에 하나하나 반발하며 판은 뭉게구름같은 전투로 부풀었지요. 유리한 진영에서의 유망한 전투였습니다.

는 대마를 바치고 투석했습니다. ^*^


프로 사범님이 나무판을 앞에 두고 '수를 읽으면', 그것은 다면기에서 재빨리 모양을 보고 적당한 자리에 착점하고 시선을 옮기는 바둑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 됩니다. 행마가 뭐랄까, '답을 알고 있다'는 행마로 느껴졌지요. 좌정관천을 일소했던 좋은 배움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넉 점엔 안 집니다!!! 에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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