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둑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간단히 적으려 했는데 글로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쓸데없는 사족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입문자분들께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 오늘은 지난번 내용과 연계해서 포석의 이론에 대해 맛보기로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가 10개만 올라가는지라 두편으로 나눠 쓸테니 이해해 주시길...^^
어제 글에서 제가 설명한 것은 간단합니다. 바둑은 집이 반집이라도 많은 사람이 이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보다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 겁니다. 한 수 한 수 효율성의 극대화!!
이것이 고수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죠.
지난 글에서 포석은 집을 짓기 위한 뼈대를 만드는 거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집으로 득될 것이 없으니 초반에 좁은 곳에 들어가지
말라고도 했죠.
네모난 바둑판은 귀, 변, 중앙으로 위치를 나눌 수 있고, 그 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이 귀퉁이인 귀입니다.
바둑 입문책에 보면 나오는 내용입니다만...귀가 가장 효율적으로 집을 지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네 귀부터 먼저 두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내 귀를 굳히거나 상대방 귀를 걸쳐야겠죠. 아래 그림을 보죠.

우리는 상대보다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 돌 하나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바둑은 교대로 한수씩만 두는 거니까요.
상대보다 내 돌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진다면 당연히 승리할 겁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우상귀는 흑 화점이고 좌하귀는 백 소목입니다.
그리고 각각 귀를 굳힌 모양이죠. 화점은 귀를 완벽히 집으로 만드는데 3수, 소목은 2수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감이 잡히셔야 됩니다.
소목은 한수만 더 투자하면 집이 되기에 초반 굳힘이 큰 자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굳히지 못하도록 상대방 소목에 걸쳐가는 것도
큰 자리가 되죠. 화점은 한수로는 완전한 집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반 화점을 굳히기 보다는 상대방 귀에 걸치거나 변으로 모양을 펼치게 됩니다.
여기서 오늘의 첫번째 정리, 소목의 굳힘과 걸침은 화점보다 우선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입문책만 봐도 너무 잘 나오기 때문에 오늘 다루지 않습니다.
이 원리는 기본적으로 깔아두고 오늘은 다른 포석의 원리에 대해 좀 더 공부해봅시다. 아래 그림을 보죠.

기력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애용하는 중국식 포석입니다. 백 차례이고 백으로서는 여러가지 착점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우상귀만 보죠. A,B 어느곳이 정답일까요?

저는 지난 글에서부터 누차 말씀드리지만 바둑은 집이 많은 사람이 이긴다고 했습니다. 그럼 우리가 두는 착점들은
조금이라도 집을 크게 지을 확률이 높은 곳으로 향해야 하는 거죠. 위 그림을 보죠.
우상귀부터 상변으로 이어지는 빈 공간은 11칸, 우상귀부터 우변쪽으로 이어지는 빈 공간은 6칸...
자! 어느 곳이 좀 더 큰 집을 만들 확률이 높을까요?
너무 쉽습니다. 당연히 상변쪽입니다. 오늘의 두 번째 정리, 걸침은 넓은 쪽에서 한다.

왼쪽 그림이 정답, 오른쪽이 틀린 참고도가 되겠습니다. 왼쪽은 백이 상변에 쉽게 자리를 잡은 것에 비해 오른쪽은 아직 빈약합니다.
바둑 격언 중에 일립이전 이립삼전이란 말이 있습니다. 변에서 돌이 하나면 두칸 벌리고 두개면 세 칸을 벌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위 그림을 보세요. 왼쪽은 일립이전의 격언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만 오른쪽은 이립이전밖에 안됩니다.
백3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흑2로 마늘모 붙이는 수는 평소에는 상대를 강하게 해주어 악수지만 지금처럼 상대를
비효율적인 모양으로 만들거나 공격할 수 있을 때는 좋은 수가 됩니다. 흑이 6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자 오른쪽 백돌들이 위태위태해보입니다.
물론, 손 뺀다고 우변 백돌들이 죽는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중앙이 봉쇄되면서 쌈지를 뜨고 살게 되면 흑의 발전성이 어마어마해집니다.
이것은 나중에 커다란 집으로 변할 수 있겠죠. 결국 백은 도망가야 하는데 공격당하다가 우하귀 흑 모양이 그냥 커다란 집으로 굳어질
확률이 큽니다.

자, 그럼 이번에는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죠. 백이 걸치는 수를 안 두고 한 수 쉬었다고 가정해봅시다. 흑이 우상귀를 둔다고 치면,
어느 방향으로 굳힐까요? 왼쪽 흑1은 우변 돌과 호응하며 집을 짓는 수지만 우변쪽에 지나치게 편중된 느낌이 듭니다.
무슨 소리냐면...바둑 격언 중에 일방가는 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돌의 효율성을 봤을 때 한곳에 돌들이 뭉쳐있으면 큰집을 짓기 힘들다는 거죠.
물론 왼쪽 흑1이 중복이라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유단자 정도 되면 느낌이 옵니다. 너무 발이 느리다!! 라고요.
오른쪽 그림을 보죠. 흑1의 굳힘이 상변쪽을 향하지만 발전성은 우변 전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수를 둘 줄 아셔야 됩니다.
초보자분들은 백이 우변에 들어오면 사는 거 아냐...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지난 글에서도 말했습니다. 바둑은 한 수씩 교대로 두는 거라
내 집이 생기면 상대방 집도 생긴다고요...상대방이 구지 좁은 곳에 들어와 살고 싶다고 하면 살려주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우리는
큰 곳을 두는 거죠. 상대방의 침입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스케일을 크게 가져야 바둑이 늡니다. 왼쪽그림처럼 굳은 바둑을 두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의문이 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왜 백 둘 차례인데 흑을 가지고 이런 뻘짓을 하냐고요.
바둑 격언 중에는 상대방의 급소가 나의 급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맥점이나 사활문제뿐만 아니라 포석에서도 적용되는 겁니다.
상대방이 두고 싶은 자리에 내가 두고 상대방이 두기 싫은 자리에는 나도 두기 싫다 이겁니다. 이게 상대방보다 집을 효율적으로 짓는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자, 오늘의 세 번째 정리, 상대방의 입장에서 두고 싶은 곳을 생각해보자.

자, 그럼 다시 봅시다. 백 1은 흑이 두고 싶은 자리, 흑2쪽은 흑이 두기 싫은 자리입니다.
내가 상대방이 두고 싶은 쪽을 선점하여 걸치면 상대방은 어쩔 수 없이 두기 싫은 자리로 받게 되는 겁니다.
자...여기서 깨달음을 느껴야 합니다. 아~~~~~유레카!!

이번에는 우하귀쪽을 보죠. 백이 우하귀쪽을 둔다면 A, B 중 어디일까요?

쉽죠...? 넓은 쪽에서 다가갑니다. 처음부터 좁은 곳에 들어가 작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왼쪽 그림을 봅시다. 백이 좁은 곳에 들어가 아둥바둥 살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악수를 너무 둬서 흑돌들이 단단해졌다는 겁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죠. 이 상황에서는 백1이 당연합니다. 상대방의 급소는 나의 급소라는 격언대로 흑이 1 부근에 굳히는 자리가
모양을 넓히면서 실리를 확보하는 요처이기 때문이죠. 오른쪽 그림에서 백은 살면서 우변 흑돌을 단단하게 해주었지만 우상귀 세점이 단단한만큼
크게 아깝지는 않습니다. 약간 중복이라는 거죠. 하지만 왼쪽그림을 보세요. 우변이 지나치게 넓습니다. 이제 우상귀에서 걸치면
백의 악수로 우변이 단단해진 흑은 한칸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4,3에 차렷하며 강하게 버틸 확률이 높습니다.

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흑이 둔다면 왼쪽 흑1은 발이 느립니다. 처음에 소목의 굳힘은 크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소목의 방향을 보세요...우변 흑돌 한점과 같이 보니 역시 우변에 편중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소목의 위치가 오른쪽 한칸 위라면 굳힘이 훌륭한 한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누차 돌의 효율성을 강조했습니다.
우변에 전개된 흑돌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둔 수는 효율적으로 만들고 상대방이 둔 수는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바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세요. 흑의 입장에서는 하변쪽으로 전개해서 모양을 키우는 수들을 생각할 겁니다. 그렇다면 백도 그 수들 중에서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겁니다.
곧바로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바로 써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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