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외모나 이런건 따로 치고 딱 캐스터로서 방송능력만 따져도 이소용이 현재 바둑비티 캐스터들 중에 젤 나은듯하다. 대표적 캐스터들 장단점을 생각하는데로 써보면

일단 최유진은 톤이 안정적이고 발음이 비교적 정확하여 전문 방송인으로서 큰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편안한 목소리에 안정적인 진행멘트로 2,3년 전까진 독보적 원탑 캐스터였는데 지금은 기본적으로 기력이 되는 이소용, 김여원 등이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실 예전 같지 않다.

일단 기력이 좀 안받쳐준다는 게 티나는게 김여원, 이소용처럼 맥점을 짚는 질문을 거의 못하고 멘트가 보면 앞에 해설자가 한 말을 정리하거나 정리하면서 말바꿔서 같은 말을 되물어 확인하는게 대부분이다. 또한 한국바둑계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애국멘트가 지나칠 때가 간혹 있다.

특유의 소극적이고 해설자를 안불편하게 열심히 보좌하는 스타일이 편안한 맛은 있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끌리지 않음.

김지명은 김여원, 이소용보다 기력이 떨어지고 최유진과는 비슷하거나 좀 나아보이는데(바둑티비 보며 개인적으로 추측하자면) 최유진과 많이 비슷할 수 있는 한계를 나이와 특유의 아마추어리즘으로 극복했다.

일단 나이가 있으니 이무래도 다른 젊은 여성 캐스터가 하기힘든 질문들을 (여기서 흑, 백 뭘 잡습니까?계가 해주시죠. 다음수는 어딜거 같습니까? 이수는 안되나요?등등) 바둑 한판에 100번도 가까운 끊임없이 아마추어 입장에서 과감하게 시도하면서 해설자들을 괴롭(?)혀 다른 캐스터와 차별성과 특유의 전문성을 뒀다.

다만 너무 질문이 많고 닥치는 대로 뿌려 놓고 하나 얻어 걸리는 식(가령 프로도 놓친 좋은 맥점을 발견)이라 기력이 좀 되면 김지명의 방송은 피곤하기 쉽다. 또 자신의 질문이 막히면 자구책으로 너무 하수코스프레(저 같은 하수들은... 제가 이래서 하수인가봐요 등등의 자책성 멘트)를 해서 좀 거슬릴 때가 있다. 또한 김성룡과는 둘 다 서로 말이 많고 마구잡이로 뒤흔드는 스타일이라 상극이고 둘간도 그걸 인지하고 서로 꺼리는 불편한 분위기를 몇번 캐치한 바 있다.

김여원은 이소용의 대항마이며 이소용에 버금가는 캐스터인 거 같은데 일단 김여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아마 지지옥션배 주장할 정도로 기력이 뛰어나다는 점과 바둑계에서 가장 연구하고 공부하는 해설자인 박정상의 부인이라는 점에서 오는 시너지를 꼽을 수 있다.

진행멘트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지만 발음이나 톤이 전문 방송 캐스터라기엔 약간 어색한 감이 있는 건 사실. 하지만 바둑방송 안에서 바둑캐스터로 보는 건데 그다지 거슬릴 건 없어보인다. 다만 거의 발음, 톤으로 완성형인 이소용보다는 약간 어색하다는 것.

이소용은 거의 장점 밖에 안보인다. 연구생 출신에 바둑 기력도 상당하니 일단 캐스터로서 진행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고 간혹 프로 해설자보다 나은 계가를 보여주어 시청자를 놀라게 한다.

예를들어 해설자가 계가하고 백이 조금 남긴거 같다고 한 상황에서 '저는 흑이 조금 남길거 같아 보여요.'같이 자신과 달라도 확신하고 대놓고 말할정도로 자기 실력에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이소용이 맞쳤고. 바둑 진행시 전반적으로 하는 질문들이 확실히 사활에 밝으며 맥을 짚는다는 인상. 더 돋보이는 건 이렇게 해설자의 해설에 본인 의견을 밝히면서도 자칫 산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어색함 없이 균형을 맞추며 방송흐름을 잘 가져간다는 점이다.

즉 소극적으로 해설자가 하는 말 받아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을 부분부분 개진하는데도 방송도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어색함 없이 균형있는 방송을 만드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또 큰 장점으로는 발음이나 톤이 역시 전문 방송인(예를 들면 스포츠채널 아나운서등)에 안뒤질 정도로 잘 다듬어진 점을 들 수 있다. 이 점은 바둑캐스터 중에서는 이소용과 최유진이 뛰어나 보인다. 진행 흐름도 매우 유연하고 끊길 법한 구간에서 이런 저런 바둑계 이야기 던지면서 이끌어 나가는 능력도 상당하다.

기타. 도은교는 기력이 세니 좋지만 그게 오히려 캐스터로서 아쉬운게 해설자가 수를 설명하려고 한 두수 두면 본인이 수가 보인다고 숨기지 못하고 바로 '아, 안되네요' 같이 초를 많이 친다.

또한 바둑을 떠났다가 다시 방송으로 돌아왔다가 입단준비까지 하면서 너무 다기망양한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보니 캐스터 자체로는 전문성을 많이 개발하지 못해 보인다.

정다원은 톤이나 귀여운 인상 등 여러가지 면에서 호감이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해보인다. 앞서 말한 이소용, 최유진 정도로 발음과 톤이 가다듬어 진것도 아니고, 이번 물가정보배 진행시 속기임에도 진행 흐름이 자주 끊어졌다. 아마대회도 많이 나왔었고 기본 기력은 상당한 걸로 안다. 본인이 캐스터로서 연습과 경험을 부단히 해서 경지에 오르면 차후에 대표 바둑캐스터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한다.

아 물론 외모순이라면 개인적으로

김여원>정다원>도은교>이소용>최유진>>>>>>>>>>>>>>>>>>>>>>>>>>>>>>>>>>>>>>>>>>>>>>>>>>>>>>>>>>>> 김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