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로 만든 국면입니다.

344수를 두어 각자 돌통에 8개씩 남고(180개 가지고 출발하는 응씨룰 전제) 덤7.5집 입니다.

우상쪽에 양패빅이 있고 그것을 제외하면 흑9집 백2집이므로 현재 7집차이며 중앙에 공배 하나와 하변에 단패가 있습니다.

한국(일본)룰로는 덤7.5에서 현재 흑이 반면 7집 우위니까 승리를 위해선 하변패를 흑1로 따낸 뒤 백2로 중앙공배를 두고 흑3으로 하변패를 이어야 반면8집우위에 의한 흑반집승이 됩니다.

그런데 우상방면에 양패무한팻감이 있어서 백이 그걸 두고 하변패를 되딸 수 있고 흑도 이럴다할 패가 없으므로 역시 양패를 되때린뒤

하변패를 따고...이리 되면

양패빅+분리된 단패라도 서로 양보를 할 수 없으므로 현행규칙하에선 3패빅입니다.

중국룰이나 응씨룰에선 전국적동형반복 금지 라는 원칙이 있어서 판 전체를 하나로 봐서 같은 형태가 재현되는 걸 금하기 때문에

흑이 하변패를 선패로 따내고 백이 상변을 팻감으로 고집하고 하변 패를 따낼 경우 백의 자폭이 예상됩니다. 그 진행을 따라가 볼까요?

그림 갯수제한이 있어서 처음 3수는 한 번에 표시했습니다.

하변흑1 패따내고 양패에서 백2로 팻감을 쓰고 흑3으로 응수한 장면입니다.

백은 당연히(?) 하변 백4로 패를 따내겠죠?

그런데 이게 한국룰에선 문제가 안되지만 중국룰에선 패착입니다.

흑이 양패자리에 흑5로 패감을 쓸 때

여기서 백에게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그림에선 백6으로 패감을 받아준 다음을 일단 표시했지만

이 포지션은 동형반복을 범한 상황입니다. 즉 이 글 맨 위의 그림으로 포지션이 환원된 것이죠.

바둑판 전체를 하나로 보아 같은 포지션을 재현해선 안된다는 원칙을 위반하는 수가 되서

백6으로 저 자리를 따낼 수 없고 다른 곳에 패를 써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선 패감이 없죠. 그래서 상변 백 대마가 전멸하게 됩니다.

백4 시점으로 되돌아 가서 그 수를 하변 패를 안때리고

중앙 공배를 두고 흑이 하변패를 잇고 종국하는 것이 최선이 되고 흑 반집승입니다. 중국룰하에선 1/4자 승. 응씨룰에선 1점승입니다.

전국적 동형반복 금지의 개념은 한국식 규칙으로만 바둑을 두신 분들에겐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이겠지만

체스나 쇼기를 아시는 분들에겐 익숙한 개념입니다. 체스에선 같은 포지션의 3회재현(도중수순의 흐름이 달라도 상관없음)이 되면 한쪽 비김제의를 할 수 있고 상대는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습니다. 쇼기에선 4회재현이면 千日手가 선언되면서 선후를 바꿔잡고 첫수부터 재대국이 선언됩니다.

이 전국적 동형반복을 도입하면 여러가지 무승부가 상당부분 해결됩니다.

무가무가 대마의 수상전 3패는 선패를 때리는 쪽이 일종의 단패 수상전을 선패때린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유가무가 수상전 3패는 유가쪽이 무조건 이깁니다. 유가측은 외부패감없이도 무한대로 되때릴 수 있고 다른 지역의 패감을 없앤뒤 잡으러 갈 수 있으나 무가측은 이것이 되질 않아 결국 잡합니다.

장생도 이 규칙하에서 사실상 단패가 되며 순환패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단패만 생각하고 패감쓰고 되때린다 라는 기술적 절차만 익숙해 있기 때문에 낯설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부분은 중국식이 합리적이며 이것은 계가규칙과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므로 한국식에다 도입한다 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