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나는 40대 유부남 쿠재임

본업 있음 (PC 프로그램으로 일하는 기술직)

요즘은 하루 2~3시간만 일함

가끔 거래처 가는 경우 제외하고 집이나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업무

쿠팡은 오후반만 감 (쿠팡 단기 다닌지 2달 다 되어감)
(지금까지 23번 근무했고 주휴수당 1번 타먹고 4대보험 뜯김)
새벽 4시 퇴근 집에 오면 5시 씻고 밥 먹으면 6시
아침 10시까지 자고 일어나서 본업 2~3시간
오후 1시부터 커피 한잔하면서 게임도 하고 빨래도 하고 넷플릭스도 봄
그러다 근무 확정 뜨면 3시반부터 씻고 나갈 준비
근무 반려되면 계속 본업 집중 + 낮잠 때리고 게임하다가 아내랑 데이트
이게 요즘 내 일상임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하루 6시간 정도 일했고 세후 420~480 정도 벌었는데
코로나 터지고 의뢰가 급격히 줄면서 지금은 하루 2~3시간 일하고 세후 280~320 정도 벌고있음
지금은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이 버는 상황

그래도 투잡은 생각 없었는데 시간과 체력이 남아돌아서 세월이 아깝다는 생각에 알바 알아봄

일단 쿠팡 가끔씩만 나가 일하면서 현장직에 맞는 몸을 만들고 다른 알바 구하려고 했는데
쿠팡 일이 생각보다 재밌더라고 (당연히 욕나올정도로 힘들고 불합리하긴 함)

나도 쿠팡 이렇게 자주 나갈지 예상 못했다

원래 계획은 6월 말까지 쿠팡 나가려고 했는데 여름이 빨리 찾아온대서

5월 말까지만 다니고 집 앞에 있는 롯데리아 야간 알바 하려고
우리 동네 롯리 수시로 야간 알바 구함

동네 맥도날드 가보니까 50대 줌마 분들도 있고 버거킹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아재분도 일하시더라

롯리에서 일해본 경험도 있고 여기에 쿠팡에서 일해본 경험이면 롯리 정도는 쉬울거라 본다
쿠팡에서 토트나 박스 들다가 롯리에서 기름박스 들면 가볍게 느껴질듯
그래도 여름에 그릴에서 패티 굽고 후라이에서 감튀하고 냄새나는 창고에서 분리수거하고
힘든건 힘들겠지 만
왔다갔다 이동시간 대기시간만 3시간 잡아먹는 쿠팡보다는 훨씬 낫지

롯리는 걸어서 1분
쿠팡은 셔틀 시간 대기 시간 3시간

본업 + 롯리 = 코로나 이전 수준의 수입

난 근데 본업보다 왜 쿠팡에서 일하는게 더 재밌지?ㅋㅋㅋ
약직 아재들이 자꾸만 약직 하라고 꼬셔대는데 넘어갈뻔 했다

쿠팡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오징어게임 무대에서 술래잡기하는 느낌이라 재밌음
서로 대화는 잘 안하는데 집품과 진열이 서로 숨바꼭질하는 느낌이고
워터는 사람들이 다들 나에게 집중하니까 그 상황이 너무 재밌음
이게 사무직에서는 느껴볼수 없는 물류 현장직만의 재미인 듯

하지만 쿠팡은 오래 다닐 곳은 아닌것 같더라
먼지도 너무 떨어지고 너무 더럽고 쉬는 시간이 없다는게 치명적
무엇보다 힘든 일 하고 먹는 밥이 너무 맛이 없어
군대 밥도 이렇게 맛없지는 않았다
가장 안좋은 점은 이동시간과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는거
왔다갔다 2시간, 출근퇴근 대기시간 1시간 이거 너무 아까움
그리고 출근 확정 여부를 늦으면 당일에 알려줄때도 있어서 약직 아니면 수입이 불안정함

여튼 오늘은 간만에 업무 반려 당했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종일 본업에 집중하고 게임이나 할 생각이다

롯리는 6월 초에 알바공고 뜨면 바로 지원하려고
꼭 롯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야간 투잡거리 있으면 지원해야지
쿠팡은 날씨 선선해지는 10월에 간간히 나가볼 생각

아 그리고 어린애들아
쿠팡 다닌다고 인생 ㅈ망했네~ 할거 없어서 하네~ 갈곳 없어서 하네~ 이딴 중2병 소리는 하지마라
그런 허세 떨어봤자 니들 인생도 쿠팡 다니는 사람들보다 결코 나은 인생 아니잖아
뭐라도 일을 한다는거 자체가 존중 받을 일이고 대단한 일이야
쿠팡이건 편의점이건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일하는 사람들은 다 대단한 사람들이야
직업에 귀천은 없다
환경미화원, 경비아저씨, 롯데리아알바, 오토바이배달, 대기업팀장, 중소기업과장, 공장생산직, 하수도정비, 편의점알바 모두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이고 모두 힘든 일 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쿠팡 다니니까 인생 ㅈ망한 사람들이네 그런 글 쓰는거 미개해보인다
그런 글 쓸 시간에 차라리 게임이라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