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남자임

아직 태어나서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행위 자체를 해본적이 없음

쿠팡으로 개쌔게 알바 아다 땐다는 생각으로 지원함

출고 지원했고 센터 가서는 찾아보니깐 집품 했음

처음엔 진짜 쉽고 간단해서 뭐지?? 싶었음

내가 아는 무시무시한 쿠팡은 이렇지 않는데...

막 중간에 추노하고 온몸이 덜덜 떨리고 그래야 하는데...

초반에는 쫄아서 고쿠도 거르고 허브도 걸렀는데 이러면 원래의 목적이랑 어긋나는거 아닌가 싶어서 후회했음

근데 이게 지금 보니깐 씹개같은 생각이였음 ㅋㅋㅋ

지루한 교육 받고 처음으로 일을 해보는데 1시간은 진짜 이런말 하기 좀 그렇지만 재밌었음

슈퍼마켓 시뮬레이터 게임 하는거랑 느낌이 약간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PDF에서 시키는대로 카트에 물건 척척 쌓고

물품들 그득그득 쌓아서 제출하는게 묘한 쾌감이 있었음

근데 2시간 넘어가니깐 지루하더라

다리도 너무 아프고

특히 딱딱한 안전화 신고 오만곳을 돌아다니깐 발이랑 다리 둘 다 너무 아팠음

겨우겨우 점심시간 되서 꾸역꾸역 밥 먹는데 내가 2시부터 6시까지를 버틸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근데 뭐 해야제 별수 있나?

최대한 시간 안보고

한시간마다 화장실 가서 다리 풀려고 2-3분간 그냥 변기에서 앉아 있고

혼자 중얼중얼 거리면서 자꾸 머리가 딴생각 못하게 하고

마스크 속에 작게 흥얼흥얼 노래 부르고

그냥 별짓거리를 다하다보니깐 시간이 꾸역꾸역 가긴하더라

6시 땡 되서 관리자님이 pdf 반납하러 와라고 방송 때렸는데

그걸 듣는 순간

게임에서 좋은 걸 얻었을 때

수능이 끝났을 때

딸딸이 첬을 때

와는 다른 기분 좋음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 따라 휴대폰 꺼내고

신발 갈아신고 (안전화 신고 있다가 운동화 다시 신으니깐 진짜 천국이였음 ㅋㅋ)

체크아웃 하고

퇴근 셔틀 타고 집에 왔음

아마 퇴근 셔틀에서의 욱신욱신한 다리 아픔.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 버스 밖으로 보이는 노을은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음

아무튼 뭐 끝나고 보니 괜찮은 경험이었고

다신 신청 안할 것 같고

마지막으로 실수 좀 해도 웃으면서 괜찮다고 해주신 관리자님들한테 감사인사를 전하며 이만 마무리함

+지게차 존나 무서움. 빨간파랑 불빛을 내뿜으면서 돌아다니는데 근처에 있으면 팔에 있는 장치 막 웅웅웅 거리면서 진동함.

주변에 보스몹 있다고 경고 하는거 같음 ㅋㅋ

심지어 뭐 할때마다 어떤 여자가 섬뜩한 목소리로 막 뭐라뭐라 함

크기도 최대로 늘리면 엄청 큼

진짜 개쫄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