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자 타임이란 말을 현실 자각 타임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타'는 남자가 사정 후에 느끼는 감정을 뜻한다. 속세를 벗어난 현자처럼 무언가를 깨닫는 시간이 된다는 뜻이다. 남자는 사정하기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정 후에 성욕이 한순간에 꺼지게 끔 설계되어있다. 만약 성욕이 그대로라면 대부분의 남자는 성욕 앞에 좀비가 되어 말라 죽을 것이다. 그래서 그걸 막고자 현자 타임이 코딩되어 있다. 반면 여자는 관계가 끝나도 남자처럼 성욕이 한 번에 식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자에게 관계는 에너지의 방출이 아닌 흡수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한 평생 성욕과 함께 산다. 나이가 칠십이 넘어도 번식 능력은 그대로기 때문에 성욕이 있다. 그만큼 나이를 먹어서도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대상이 성욕이다. 그렇다면 이 성욕을 다른 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성욕을 남성에게 주어진 저주로 봐보자. 어떤 마법을 써도 풀리지 않는 디버프다.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고 외면하려 해도 외면할 수 없다. 남성은 평생 이 성욕에 지배당한다.

매트릭스가 남자를 컨트롤하기 위해 성욕이란 저주를 걸었다면 자위는 이 저주에서 순간적으로 해방될 수 있는 마법이다. 콩깍지가 눈에 씌어서 비싼 음식이며 빽이며 모든 것을 갖다 바치고 싶은 여자도 현자 타임 속에선 한낱 휴먼에 불과하다. 현자는 진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렇기에 자위는 레드필을 삼키는 것과 똑같다. 현자 타임은 누구나 누릴 수 없다. 성욕이라는 거대한 저주와 치열하게 싸운 남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현타다. 그러나 요즘 미디어에서 공공연히 쓰이는 '현타'를 보면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이 생각난다. 나는 이걸 '도둑 맞은 현타'로 비유한다. 현타는 여자들이 누릴 자격이 없다. 여자는 한평생 치열하게 싸워야 할 성욕이라는 저주에 걸려본 적이 없다. 이건 진짜 사나이 여군 편에 출연한 여자 연예인이 군대를 이해한다고 착각하는 것과 똑같이 우스운 일이다.

물론 성욕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이것을 나쁘게만 바라봐선 안 된다. 남자는 결국 내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행동한다. 좋은 학교에 가고, 운동하고, 돈을 벌고.... 남자를 거듭나게 하기 위한 밑바탕엔 항상 성욕이 자리 잡고 있다. 좋은 상대방을 만나 내 자손을 더 많이 퍼뜨리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에게 성욕이란 시시포스가 한평생 밀어 올려야 했던 돌과 같다. 그 돌은 다른 말로 책임이며 운명이고, 그 자체로 살아가는 의미다. 남자는 한 평생 성욕을 컨트롤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위를 통해 성욕에서 해방되면 될수록 남자는 더 거듭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성욕이란 매트릭스가 진짜 현실을 가리기 때문에 올바르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다. 단순히 1차원적인 성욕만 해결하기 위해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불상사를 없애야 한다. 헌팅 포차에서 만난 돼지 같은 여자를 먹어보기 위해 비싼 술값과 모텔비를 지불하는 일, 트윗에서 종합 성병제를 달고 사는 여자를 꼬시기 위해 시간을 쏟는 일, 미투에 연루되는 일 등 남자는 성욕 때문에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되는 순간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 치료제가 자위행위다. 자위는 남자를 항상 깨어있게 만든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기 힘들다면 사정 후에 다시 곰곰이 생각해봐라. 내 안의 현자가 속삭여줄 것이다.

많은 여성과 관계를 갖는 것이 남자의 성 전략이긴 하지만 그 많은 자식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건 바다 거북이의 산란과 같다. 수백 명의 새끼 바다거북이 중 포식자를 피해 바다로 가는 새끼는 극소수다. 우리 인간은 자식을 키울 때 바다 거북이와 같은 전략을 쓰지 않는다. 성욕에 지배당하면 양육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식하기 위해 성욕이 존재하는데, 그 번식을 성욕이 망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가정을 이뤄서 양질의 양육을 제공 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성과 바람이 나면  남자가 제공하는 자원은 줄어든다. 그만큼 자식이 타격을 입는다. 그렇기에 유부남들의 자위행위는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악의 무리와 치열하게 싸우는 내면의 전쟁이다.

그러나 절대로 자위행위를 즐기면 안 된다. 야동을 본다면 빨리 사정하고 끝내야 한다. 백화점에 쇼핑 간 계집마냥 이 영상 저 영상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지마라. 명심해라. 우리는 성욕이라는 저주를 풀기 위해 자위를 하는 것이지 이 행위를 즐기는 게 아니다. 빨리 싸고 끝내라. 많은 남자가 자위행위를 '즐기면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사정을 하면 오르가슴의 쾌락 때문에 뇌의 도파민 체계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 순간적인 쾌락에 중독되는 것만큼 남자에게 위험한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물론 광전사처럼 무리가 가게끔 딸을 잡으라는 것이 아니다. 쌀 수 있는 타이밍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참으면서 다른 영상을 즐기는 허송세월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미투로 인생을 날려버린 정치인이 그날 자위를 했다면 어땠을까?

자위를 통해 우린 깨닫는다. 남자를 괴롭히는 고뇌, 번뇌, 괴로움은 고작 티스푼 하나에 담기는 끈적한 액체에 불과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