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온라인 회의를 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원래 정원(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하자고 합의했다.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 복귀, 2027년 의대 정원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추계위) 결정을 따른다는 조건을 의료계가 받는다는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설정하자고 정부에 제안한다’는 안건을 논의해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현재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은 각 대학 총장들이 정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대 정원을 심의하는 ‘의료 인력 수급 추계위’ 신설 법안을 범안심사소위에서 통과시키며, 추계위에서 2026학년도 정원을 정하기 어려우면 각 대학 총장이 교육·복지부 장관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모집 인원을 정하도록 부칙에 정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최종 국회를 통과하면 대학들이 증원분을 0명에서 2000명 사이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총장들이 의대 학장들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하며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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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성대의대와 울산대의대의 정원은 다시 40명의 미니정원 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의료인력추계위에서 차후 의대정원을 정한다고 하지만 증원이 이루어질리가 없다. 아마 여론상 정부의 체면을 세워줄 아주아주 소수의 증원이 이루어지고 이것도 일시적이고 의사인력 추계상 일정기간이 지나면 필요의사 인력이 다시 줄어든다는데 그때 되면 또 줄어들 것이다. 이번의 사태를 볼 때 과연 앞으로 어느 정권이 의대증원하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의사들은 다시 한번 필승의 경험을 했을 뿐이다. 앞으로 의사의 저항선은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그저저나 성대의대와 울산대의대는 그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의대정원 늘리기를 정부에서 입에다 다 떠먹여 주다시피 했는데, 이걸 놓치다니 참 안타깝다. 앞으로 120명 증원의 기회는 안 올 것이다. 난 의사단체나 의대협의회에서 증원반대를 외쳐도 두 의대는 독자노선을 천명하고 의대증원에 찬성을 할 줄 알았다. 의사전체를 위해 자신의 소속기관의 이익을 포기하다니 이런 사례가 있나 싶다. 국회의원도 자기 지역구의 이익을 위해 당의 이익에 반기를 드는게 보통인데. 성대의대와 울산대의대 생들은 자교 의대인원이 적은게 삼성병원과 아산병원에 들어가는 경쟁이나 교수되는데 경쟁이 덜 치열해진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긴 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울산대의대, 성대의대의 병원도 아니고 그냥 교육/협력병원이다. 삼성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현대는 아산병원과 곧 착공하는 청라아산병원을 성대의대와 울산대의대에 줄 마음은 없다. 성대의대부속병원은 삼성창원병원, 울산대의대부속병원은 울산대 병원이다 모두 3류병원들이다. 이것으로 성대의대와 울산대의대는 적어도 100명대의 의대정원을 가질 날은 아마 영원히 없을 것이다. 영원한 미니의대.

다 죽었던 고대의대는 다시 살아났다. 어쩌면 이번 증원 백지화의 최대 승자는 고대의대일 것이다. 얼마전에 의사단체의 홍보일을 맡고 있는 고대의대 교수는 사회자가 빅5를 얘기하니까 고대도 메이저의대라고 인상쓰고, 심지어 의대정원 40명짜리 의대에 1000병상 넘는 병원 신축을 허가했다고 성토하더라. 난 이것을 보고 참 어떻게 방송에 나와서 저렇게 노골적일 수 있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