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학별 학부 입학정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대 3,526명

연세대 3,699명

고려대 4,653명

그리고 대학원 정원은 서울대가 가장 많고 이어서 연세대, 그 다음이 고려대다.

원래 학부 입학정원은 서울대가 연세대나 고려대보다 훨씬 많았었다.

그러다 정운찬 총장 때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가야 한다며

학부 정원을 대폭 줄이고 대학원 정원을 크게 늘렸다.

이건 당연한 방향이다.

그러나 학부 레벨의 프로그램과 대학원 레벨의 프로그램은 그 수준이 너무 다르고

특히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박사과정 학생들 제대로 키우려면 연구 인프라도 대폭 확대하고 교수 숫자도 대폭 늘려야 하며

하다못해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생활비까지 지급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박사과정 생활비(Stipend)로 한달에 수천달러를 지급한다.

박사과정 학생이 full-time으로 학업에만 몰두해야지 생활비 버는데 시간을 뺏겨서는 안된다.

서울대로서는 조금 서둘렀다는 판단이 들 것이다.

자체 재원도 준비하고 우리나라 현실도 좀더 고려해서 속도를 조절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것이다.

그러나 어쨋든 방향은 옳고 이미 내친 걸음이다.

힘들기는 해도 그 길로 갈 것이다.

연세대 역시 학부중심의 교육, 취업 대학이 될 생각은 전혀 없다.

연세대라는 곳의 학풍이나 교풍과도 맞지 않는다.

다만 이미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전환을 한 서울대의 사례도 있고 하니

아마 급격한 전환보다는 서서히 준비해가면서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환해 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려대가 아닐까 한다.

고려대는 학부정원을 대폭 줄이고 대학원 중심, 연구중심대가 될 수 있을까?

재단은 법정의무 비용도 부담을 못하고 있고

부족한 수의 교수 채용할 자금도 어려워서 지금 기금교수 제도를 만들었다.

학문적으로 탁월하고 국제적 명성도 있는 소수의 교수를 모셔와서

고대의 일반연봉체계와는 다른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지원금을 제공하는 원래의 기금교수나 석좌교수가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교수는 필요한데 돈이 없으니 외부의 기업 등에 교수채용할 비용을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교수 1인당 10억씩 총 1200억 조성해서 120명의 부족한 교수를 채용할 모양이다.

그리고 고대는 과거에 로스쿨 전환기에 학부 법학과 폐지가 로스쿨 설립 인가조건임에도

학부 법학과 폐지 못하겠다고 끝까지 버티다가

교육부에서 로스쿨 인가 안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법학과를 폐지했다.

게다가 미련을 못버려서 자유전공학과에 법학과목 개설하고 고시학과 처럼 운영했다.

고퀴들은 고대 자전이 고법 후신이라고 수험생들에게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학이 글로벌 학계, 연구계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결국 대학원중심의 연구중심대학으로 갈 수 밖에 없고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가 그 길을 갈 것이고

어쩌면 성대가 고대보다 먼저 그 길을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