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는 연세인이나 대학 당국이나 사실 입결에 별 관심이 없다.

그 이유는

1. 연세인들은 입결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건 아니다.

연세인들은 입결을 매우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학의 본질은 학문연구이고 학문의 후속세대가 될 인적자원으로서 결국 학부생들이 일종의 광범위한 예비 학자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세인들이 입결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이유는 바로

2. 입결은 어차피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다음에 연세대고 그 다음이 고려대라는 사실은 개교이래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다.

고려대만이 의약대에서 성대에 밀리고, 공대에서 한양대, 성대에 위협받을 뿐

연세대는 서울대 다음의 위치는 확고부동하다.

지금까지 변화가 없었고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텐데 여기에 관심이 있을 수가 없다.

여기서 입결은 전체적인 합격생들의 성적분포지 지금처럼 쫄튀들, 중복합격에 따른 이동으로

펑크나는 것은 입결이 아니다.

3. 그러나 이런 종류의 관심은 있다.

그것은 다른 대학과의 비교가 아니라(어차피 변화가 없으니까)

올해는 절대적인 수준이 어떠한지, 학과 간에 어느 전공이 인기있고 어느 전공이 인기가 떨어지는지

딱 그 정도가 궁금할 뿐이다.

연세대 입결이 변화가 없는 이유는

위로는 아직 서울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평판이 굳건하니 연세대보다 평균적으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반면 연세대 밑의 대학들은 대학 역량이나 투자능력 등에서 연세대의 상대가 되기에는 부족하고

앞으로 차이가 더 벌어지면 벌어지지 좁혀질 가능성은 없다.

성대 재단으로 있는 삼성이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그건 고대와 비교할 때 많은 것이고 재단 규모나 투자, 연구비 규모에서 연세대에 비할 바는 아니다.

향후 예측을 해봐도 성대의 투자는 연세대에 미치지 못할 것은 명확하다.

4. 그러면 연세대의 눈은 어디에 있나?

연세대는 국내 대학들간의 경쟁을 피할 수는 없지만 별 관심이 없고

연세가 바라보는 눈은 글로벌 명문대학들에 있다.

중국의 북경대, 칭화대, 일본의 동경대, 교토대, 미국의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들이나 퍼블릭 아이비로 불리는 메이저 주립대학들

연세대가 맥킨지와 손잡고 발전모델로 설정한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 영국의 옥스포드, 캠브리지 등

이런 글로벌 학문적 선도 대학들

연세대는 대학 본연의 학문연구를 위해 전공별 프로그램 혁신을 지속하고,

탁월한 연구지원 인프라를 마련하고

학문에 기여하는 뛰어난 논문들을 양산해 나가면

글로벌 국제평가는 우리가 목표로 삼는 그런 국제적 명문대들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고

결국 국내 학계와 사회가 연세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아니 설령 국내에서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연세대는 글로벌 학계에서 동양의 스탠퍼드, 동양의 하버드라는 명성을 얻고

막스플랑크 연구소, 동경대 이화학연구소, 프린스턴대 고등과학원에 필적하는

전세계 학자라면 단 1년이라도 초청받아 머물면서 학문과 문화의 최일선에서 함께 연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연구소들를 보유한 진정한 학문연구의 본산이 되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