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 밑에 요약있음]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양키 스타디움을 찾았던 건 2023년 개막전이었다. 그날 그들은 시즌이 시작된 지 겨우 여섯 개의 투구 만에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했다. 1회 말, 애런 저지가 높고 아치형으로 날아간 공을 센터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그 모든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기술적으로는 자이언츠가 여름 내내 와일드카드 경쟁에 머물렀지만, 그런 ‘우주의 조롱’을 당하고 나서 살아남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는 없다.

자이언츠는 2022-23 오프시즌 내내 “슈퍼스타가 필요하다”고 외쳐댔다. 그들은 저지를 노렸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 이야기는 아무도 얘기한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만) 저지는 자이언츠 팬으로 자랐다. 이 쫓기는 과정은 매우 시끄럽고 분주했고, 구단은 이 관심을 숨기지도 않았다. 자이언츠는 프랜차이즈의 얼굴이 필요했고, 혼자 힘으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 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단지 오라클 파크에 티켓을 팔 수 있는 얼굴이 아니라, 미션 록의 아파트까지 임대시킬 수 있는 그런 선수 말이다. 저지는 완벽한 후보였고, 모두가 그걸 알았다. 특히 그의 에이전트는 자이언츠의 뻔한 절박함을 무척 반겼을 것이다.

결국 저지는 자이언츠와 계약하지 않았고, 2023년 개막전에서 첫 타석부터 그 선택을 더욱 뼈아프게 만들어줬다. 자이언츠는 그날 무득점으로 패했고, 시즌 초반 동안 그들은 팀 전체가 저지 한 명보다 홈런, 득점, 타점이 적었다. 정말 굴욕적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 프랜차이즈는 해체됐다. 평안히 잠들라, 샌프란시스코 야구. 1958-2023. 좋은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후일담이 생겼다. 주말 동안 자이언츠는 다시 양키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자이언츠는 지난 20년 넘게 가장 좋은 시즌 출발을 기록 중이었고, 이제는 ‘자이언츠에 실제로 소속된 선수들’이 주목을 받았다.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자이언츠는 인터리그 도입 이후 처음으로 양키 스타디움 원정 시리즈를 승리했고, 그 결과는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이 팀은 어떤 팀과 맞붙든, 심지어 원정에서 고된 날씨 속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슈퍼스타 같은 존재' 없이도 이룰 수 있었다.

…적어도, 그랬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쩌면 이제는 그런 선수가 생긴 걸지도 모른다. 양키스와 자이언츠는 공통적으로 슬러깅 비율이 .700을 넘는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다. 뭔가 떠오르지 않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급 선수에 근접했다고 말하는 건 무책임할까? 당연하다. 그는 아직 이번 시즌 100타석도 안 넘었다. 그의 다음 타석이 MLB 커리어 통산 200번째 타석이다.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라는 목적지에 비유하자면, 그는 지금 환승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다 붙잡힌 상태다. 그를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2회 MVP 수상자인 선수와 비교하는 것은 시기상조고, 말도 안 되고, 불공평하며,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무책임하다.

그래서 더 이야기해보자.

왜냐하면, 이정후가 나중에 커리어가 애런 저지보다는 애런 힉스에 더 가까워지더라도 —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4월 중순, 시즌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현재 이 순간 이정후는 꽤 설득력 있는 ‘슈퍼스타 흉내’를 내고 있다. 그는 자이언츠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선수고, 상대 팬들을 짜증나고 불안하게 만드는 선수이며, 자이언츠의 11승 4패 성적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특히 일요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보여준 2홈런 퍼포먼스로 자이언츠가 5-4로 승리하고, 원정에서 3연속 시리즈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엔 더욱 그렇다.

자이언츠는 자유계약 슈퍼스타 영입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사람들이 애초에 왜 슈퍼스타를 그토록 갈망했는지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저지, 카를로스 코레아, 브라이스 하퍼, 쇼헤이 오타니를 쫓았던 일련의 드라마는 너무나 실망스러웠고, 이 과정에서 자이언츠가 정말 뛰어난, 비싼 가격에 영입한 선수들조차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예컨대, 팀은 매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수 있는 3루수를 1년 후 옵트아웃 조건이 있는 계약으로 데려왔고, 이내 그를 장기 계약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단기적인 유격수 보강이 절실했기에, 시장 최고의 유격수였던 윌리 아다메스를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영입했다.

이 선수들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다 — 여기서는 윌리 아다메스가 초반 몇 주의 부진을 이내 만회할 거라 믿는다 — 하지만 이들은 ‘슈퍼스타’에 대한 대중의 집착을 식히지 못했다. 실제로 이번 주에도 내가 예전 상사였던 분이 또 그런 내용을 담은 글을 썼다. 왜일까?

바로 이런 느낌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선수가 혼자 힘으로 시리즈 패배를 시리즈 승리로 바꿔놓고, 그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그래, 이정후 이니까.”라고 느껴질 정도로. 채프먼도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지만, 주로 그의 수비에서 나오는 뛰어난 장면들은 타석처럼 명확히 예고할 수가 없다. “얘들아, 다음 이닝에 이정후 타석이야!”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얘들아, 이번 이닝에 채프먼에게 공이 갈 확률은 10%고, 그 중에 하이라이트급 수비가 나올 확률은 5%야”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클럽하우스 분위기나 영리한 주루플레이는 중요하지만, 양키 팬 친구한테 “다음 시리즈 조심해라”는 문자를 보내게 하진 못한다.

하지만 필리스 팬이라면 이미 그런 문자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다. 슈퍼스타에 대한 집착은 단순히 부동산 수익이나 구단 이사회 구성원의 배당 때문이 아니다. 그건 바로,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자기 팀을 주목해준다는 느낌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데려올 수 있었는데”라고 다른 팀 팬들이 속을 태우는 그 느낌. 배리 본즈가 뉴저지를 향해 공을 날려보낸 이후, 자이언츠는 슈퍼스타 숫자와 관계없이 양키스보다 더 많은 재미를 봤다. 하지만 뉴욕에 ‘그런 선수’를 데리고 가서 시리즈를 이기고, 당당하게 떠나는 그 기분은 여전히 특별하다.

물론, 이건 아직 시기상조다. 애런 힉스 얘기를 꺼냈지만, 그는 12년간 뛰었고, 많은 동료들보다 더 많은 승리에 기여한 선수였다. 이정후가 그런 커리어를 만든다면, 대부분의 선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성공이다. 평균 이상 선수가 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야구 세계에서, 타석 200개도 안 된 선수에게 슈퍼스타급 기대를 덧씌우는 건 옳지 않다.

하지만 이번 주말, 자이언츠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양키스를 꺾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양키스 팬들은 그 선수를 향해 짜증과 존경, 질투를 동시에 드러냈다. 앞으로 이정후가 수년간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스타가 될지, 혹은 이번이 커리어의 정점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슈퍼스타의 존재가 왜 그렇게 간절했는지를 떠올리게 해주는 이 느낌 — 그건 분명 지금 이 순간 병 속에 담긴 채로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 몇 년간 모두가 그렇게나 갈망하던 바로 그 감정이었다. 왜 그런지 이제는 너무나 분명하다.

[GPT 요약] 

1. 슈퍼스타에 대한 오랜 갈망

자이언츠는 오프시즌마다 애런 저지, 브라이스 하퍼, 오타니 같은 슈퍼스타를 영입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 외부의 시선과 비판

팀은 유능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대중은 슈퍼스타 부재를 이유로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3. 2025년 시즌 초 긍정적 분위기

이번 시즌 초 자이언츠는 20년 만에 최고의 출발을 보이며, 뉴욕 원정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4. 이정후의 급부상

시즌 초 이정후는 자이언츠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상대 팬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5. 양키 스타디움 2홈런 경기

특히 양키스와의 시리즈에서 2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6. 이정후의 존재감

그는 현재 자이언츠 팬들에게 ‘그 선수’, 즉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로 인식되고 있다.

7. 다른 영입 선수들과의 차이

챕먼, 아다메스 같은 훌륭한 선수들도 있지만, 이정후처럼 직관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스타일은 아니다.

8. 감정의 가치

팬들이 이정후의 타석을 기다리고, 그를 이유로 경기를 본다는 점이야말로 슈퍼스타가 만들어내는 감정이다.

9. 조심스러운 기대감

아직 이르지만, 이정후가 자이언츠의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10.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

그의 커리어가 어떻게 되든,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슈퍼스타의 감각’을 선물해주고 있다.

출처 https://www.fmkorea.com/?mid=best2&document_srl=8252083042&cpag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