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 5090 가격 폭등, 왜 이렇게 비쌀까?

한국 시장 중심으로 본 원인 분석

엔비디아의 플래그십 그래픽카드 RTX 5090이 한국 시장에서 출시되자마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식 출시가는 약 1999달러로, 국내 환산가로는 약 300~350만원이 적정한 수준이지만, 실거래가는 500만~800만 원대까지 오르며 "그래픽카드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폭등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1. 시작부터 높았던 한국 정가

RTX 5090은 한국에 약 369만 원에 출시됐다. 그러나 적용 환율이 무려 1,850원으로 책정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사전 구매자조차 황당할 수준"이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실제 초기 정가 판매 제품은 몇 분 만에 품절되었다. 이후 재고는 거의 없고, 중고시장에선 500만 원이 기본, 심지어 800만 원 넘는 매물까지 등장했다.

2. 공급 부족 + 수요 폭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의 조합이다.
엔비디아는 RTX 5090 물량을 소량만 각국에 배정했고, 특히 AI용 GPU 생산에 우선순위를 둔 탓에 소비자용은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에 RTX 5090은 32GB GDDR7 VRAM 탑재로, 게이머뿐 아니라 AI·딥러닝 연구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AI 가속기 가격이 수천만 원을 넘는 상황에서, 개인용 GPU인 5090이 ‘가성비’ 딥러닝 장비로 부상한 것이다.

3. 중국발 수요 유입

미국의 제재로 RTX 5090을 중국에서 정식 수입하기 어렵게 되자, 일부 중국 구매자들이 한국으로 넘어와 직접 구매하거나 브로커를 통해 수입하고 있다.
한국산 RTX 5090은 중국에서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 내 수급이 더 불안정해진 상황이다. 이는 해외 수요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다.

4. 리셀러 & 유통 구조 문제

공식 판매처의 극소량 물량은 빠르게 사라졌고, 이후엔 되팔이(리셀러)들이 활약했다. 매크로로 물량을 싹쓸이한 뒤, 정가의 2배에 되파는 구조가 성행했다.
게다가 국내 유통 구조는 총판, 도매상, 소매상을 거치며 가격이 계단식으로 부풀려지는 구조이다. 한 수입사가 400만원대에 들여온 제품이,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는 600~800만 원대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 매장은 제품 단품이 아닌 본체·모니터와 끼워팔기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5. 환율 상승의 영향

2024년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올랐고, 이는 전체 수입 PC 부품 가격의 인상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를 과도하게 반영한 비현실적인 환율을 적용하면서 가격 불만을 자초했다. 소비자들은 “환율 탓이라기엔 너무 비싸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6. 커뮤니티 반응과 실제 상황

커뮤니티에서는 “그래픽카드 하나에 중고차 한 대 값”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많다. 정가에 구매한 사람은 영웅 대접을 받고, 웃돈 매물을 올린 사람은 비난을 받는다.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RTX 5090 매물을 올렸다가 항의 댓글 때문에 삭제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해외 출장 중 미국 현지에서 정가에 구매해온 사람들이 *“비행기 값 벌었다”*고 인증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7. 향후 전망

RTX 5090의 가격 안정화는 최소 2분기 후반까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비디아가 RTX 5070/5060 등 중급 제품을 출시해 수요를 분산시키고, 공급이 점차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거품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AI 수요, 환율 불안정, 해외 수요 같은 외부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 정리하자면

• RTX 5090 가격 폭등은 공급 부족 + 수요 폭발 + 유통 구조 + 환율이라는 복합적 문제의 결과

• 현재 가격은 정가 대비 최대 2배 이상, 리셀러 시장까지 가세해 혼란 가중

• 전문가들은 “지금은 무리한 구매보다는 기다리는 게 낫다”는 조언을 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