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카 받고 볼 전체 출렁거린다는 사람입니다

모든 흉터치료는 기존의 단단한 타입 1 콜라겐에 손상을 입히고, 타입3 콜라겐, 그러니까 불규칙하고 엉성하지만 밀도만 높은 콜라겐(흉살)으로 재생됩니다.

타입 3 콜라겐은 타입 1로 전환되지만, 그 비율은 죽어도 50퍼센트를 넘지 못하며

만약 타입 1로 전환되더라도 콜라겐 배열 구조가 이전의 철근같이 팽팽하고 단단한 유착이 아닙니다. 밀도만 높고 지지력은 약한 철사 덩어리에 불과하죠. 이것을 섬유화(fibrosis)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모든 흉터치료의 경우, '효과가 보일 만큼' 그러니까 '비정상콜라겐으로 살이 차오를 만큼' 치료하면

어지간히 두꺼운 피부가 아닌 이상 늙어서 성형괴물처럼 살이 흐물거리며 처지게 될 것입니다. 흉터치료한 사람의 우글우글한 피부결은 덤으로 주어지고요. (그리고 두꺼운 피부는 흉터가 깊게 질 테니 결국 피부과 시술로 효과 보려면 피부 얇아질때까지 치료해야 합니다. 그럼 결과적으로 늙어서 쳐지는 건 같고, 또 레이저든 뭐든 자주 받으면 피부 질감도 박살나겠죠...)

전 이제 21살인데, 원래 피부가 하얗고 얇아서 에어서브시전 한 번 받았다가 볼 전체 피부가 눈 밑 애교살처럼 푹푹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흉터치료가 쉬운' 사례입니다.

여자보다 얇고 제 피부보다 얇은 피부는 못 봤습니다.

이렇게 되어 버리니 아래 같은 생각만 듭니다.

"차라리 화장으로 흉터 평생 가리거나 필러를 넣을걸"

그러면 적어도 늙어서 살이 쳐지지는 않을 겁니다.

첨언하자면 나이가 40, 50을 넘은 사람들이 수두 흉터나 여드름 흉터가 점점 덜 보이게 되는 것은, 정상조직의 진피 콜라겐 양도 여드름 흉터의 진피 콜라겐 양만큼 점점 줄어들어서 결과적으로 얼굴 전체가 평평해지는 것입니다.

흉터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처음의 견고한 진피 구조를 가지고 있어 노화 단계에서 피부가 많이 쳐지지 않겠지만,

흉터치료를 통해 진피의 지지인대(유착조직)를 박살내고 견고하지 못한 구조의 견고하지 못한 타입 3 콜라겐으로 진피를 재생시켰다면, 그리고 반복적인 흉터치료로 피부두께(피부 콜라겐 양)가 감소했다면

피부가 상당히 많이 쳐지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피부과에서 이런 부작용 고지 없이 사람들 돈 뽑아가며 기기 쏴대는 게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솔직히 이런 부작용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 여드름 흉터 피부과 산업은 진작에 망해버려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냥 화장품을 바르는 게 내 현재와 미래에 더 낫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부디 저처럼 되지 마세요

살아보려 하는데 마음이 잘 안 잡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