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돈이 도구라고 생각해. 목적은 인간이지. 인간이 자연에 떨어진 상황을 보면 좆같거든. 그 좆같음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적응하려고 온갖 도구를 만들었단 말이야. 종교, 철학, 과학... 그래서 자본주의나 화폐도 그런 도구라고 생각해. 도구를 통해 원래 목적인 인간이 괴롭다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야지. 나거한에서 느끼는 위화감이 그거거든.

화폐가 있기 전 인류 상황을 상상해봐. 뭐가 필요해? 필요한데 없어서 괴로워? 오 씨발 나가서 다른 새끼가 가진 걸 약탈하자. 실제로 꽤 오랜 시간 인류는 그 짓을 반복했고. 그래서 사바나 뇌라 부르는 오래된 부위가 여전히 그 방식으로 작동한단 말이지. 고통스러워? 화가 난다! 폭력을 저지르자! 그래서 빼앗자! 야만적이지만 여전히 인류가 가지고 있는 뇌의 부위야. 그걸 적절한 방향으로 틀어 승화하지 못하면 야만인으로 남는 거지. 실제로 그러지 못하고 야만인처럼 행동하는 자들 주변에 많잖아? 난가? 난가 싶으면 나더라 씨발.

그런 야만적인 상황에서 어떤 독특한 개체가 이런 생각을 한 거지.

"근데 시발 이게 맞나? 내가 지금은 약탈에 성공했는데, 거꾸로 내가 빼앗길 수도 있잖아? 게다가 난 늙으니까 지속 가능성도 없네?"

오 씨발, 드디어 뇌의 고등 기관, 미래를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부위가 활성화된 순간이지. 논리와 이성이 작동한 놀라운 순간.

그래서 만든 도구가 화폐라고 생각해. 서로 큰 리스크를 지고 대적하는 선택 대신, 지금은 내가 이게 필요하니 가져간다 말하는 거지. 근데 당장은 내가 줄 것이 없네요? 나 믿고 나중에 주면 안되나요? 기억력 짱구니까 증서로 남겨주죠. 여기 숫자가 적힌 쿠폰이에요. 돈이라고 하죠.

그래서 현대 사회의 돈을 이렇게 보자는 거지. 일종의 쿠폰. 내가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거나 고통을 덜어줬다? 그럼 기쁨을 얻고 고통이 줄어든 상대방도 나에게 뭘 줘야 할 거 아냐? 그게 황금률이고 권한과 책임의 비례, 신의칙이지. 근대 때때로 당장 줄 것이 없는 사람이나 환경도 있거든.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자신이 얻은 가치만큼 숫자를 적어 보증하는 거지. 나중에 내 사정이 나아지거나, 당신이 괴로운 상황이 온다면 이 쿠폰을 제시하세요. 그 때에 내가 당신이 했던 것처럼 당신을 돕겠습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지. 내가 어떤 좆같은 병에 걸렸다? 나는 이걸 스스로 처리할 수 없어. 의학 지식도 없고, 제약회사 수준으로 약을 만들 수도 없지. 가끔 내가 영생 조건에서 혼자 지구에 살아가는 상상을 하거든. 이 시나리오에서 나 혼자 현대 과학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현 세대 제약회사 수준으로 좋은 약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검증하며, 생산까지 할 수 없다고.

컴퓨터나 인터넷은 어떨까? 나 혼자 로켓을 만들고, 인공위성을 쏘고, GPS 기술을 개발하며, 노이만 구조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까? 나 혼자 태양이 팽창하여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 아마 전자기학 배운 사람들은 공감할 거야. 그거 나온 지 한참 된, 이미 완성된 학문이거든. 세상에 그게 없던 시기 발견하고 만든 것도 아니고, 그저 완성된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상황에서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 수준이야. 개인은 항상 그렇지. 아니면 내가 짱구일 지도 모르고.

근데 이 쿠폰이 있으면 상황이 많이 나아지지. 일반의약품 그거 몇 천 원에 살 수 있잖아. 나 혼자 했으면 지구 멸망까지 밟아도 구경할 수 없는 건데, 문명에서 약 30분 정도 일하면 바로 얻을 수 있는 상황이지. 아가리를 잘 터는 타입이면 공짜로도 얻을 수 있고.

"으워어어 약사님, 저 씨발 염증이 뇌에 침범해서 사리판단이 안되는 거 같아요, 바지 벗고 딸딸이 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어요, 제발 아스피린 하나만..."

이러면 공짜로 준다니까?

컴퓨터는 어때? 독자적으로 CPU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사람? 그거 뭐 비싸봐야 100만원 아래거든. 존나 좋지.

아무튼 돈은 쿠폰이야. 인간이 행복하고, 괴롭지 않기 위해 만든 도구지. 그걸 사용하는 방식과 인식은 저런 쿠폰과 같다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과 같지. 서로 미워하고 경쟁해서 약탈하는 야만적인 마인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세상에 괴로움이 줄어들까 고민하는 그런 마인드란 말이지. 그런 자들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개발하고 출시해서 쿠폰을 쓸어 담는 게 자본주의고. 걔들이 돈 좀 벌면 어때? 세상 사람들이 그걸 원하고 좋아하니 쿠폰을 손에 쥐어주며 더 좋은 걸 내놓으라고 난리 치는데.

결국 인간이 목적이고 돈은 수단이지. 그냥 숫자가 적힌 쿠폰 쪼가리. 근데 거꾸로 되면 이상하단 말이지. 쿠폰을 얻으려고 인간을 괴롭히고 죽인다고. 오죽하면 스스로 그걸 얻지 못했다고 비참하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죽인다니까? 마치 태어날 때부터 돈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상한 인지도식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 얻지 못했으니 원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며 쓸모 없는 인간이라 말한다고. 노예냐? 애초에 그런 야만적인 짓 하지 말라고 만든 도구인데, 그 도구를 가지고 야만인처럼 구는 상황이지.

그런 이들로 채워진 공동체라면 당연히 야만적이지.

뭔가 필요해! 필요한데 없어서 괴로워! 오 씨발 나가서 다른 새끼가 가진 걸 폭력과 억압으로 약탈하자! 난 똑똑하니까 검열과 세뇌로 빼앗자!

이게 PC주의, 페미니즘, 나거한이지.

주식이야기 : 노비디아 의원! 어디 가시오! 나 컴퓨터 바꿔야 한단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