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철학, 과학에 대해서 나는 도구적 관점을 지지한다.

다른 관점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이 관점을 주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 도구적 관점 -

도구는 인간이 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인간이 먼저고, 그 다음이 도구다.

이게 기본이다.

여기서 인간이란 단순히 인명이 아니다.

인간 개인이 괴롭지 않은 방향성, 인간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고통에 대비되는 '고통이 줄어드는 방향', 인간성이다.

돈 역시 인간이 만든 도구다.

탄생 목적부터 인간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돈이 목적이 되어 돈을 위해 목숨을 잃고, 인간성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럼 거꾸로 된 것이므로 내 입장에서 '틀린 것'이 된다.

사회 시스템이나 학술도 마찬가지다.

종교, 철학, 과학도 마찬가지다.

종교를 이유로 인간성을 상실한다면 그건 종교라는 도구를 잘못 사용하는 것이고, 정확히는 종교를 오해하여 본래 종교가 아닌, 뒤틀린 무언가를 숭상하는 태도다.

철학도 마찬가지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나라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 전반이 거꾸로 되었다고 판단한다.

나는 종교, 철학, 과학과 같은 다양한 개념을 도구적 관점으로 본다는 것을 윈도우나 도스와 같은 일종의 OS로 설명하고 싶다.

인간의 인식과 사고를 구동하는 구조인 셈이다.

본체의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적합한 OS를 설치하면 퍼포먼스가 향상된다.

이런 의미에서 종교는 훌륭하다.

아니라고?

오랜 인류 역사를 통해 적자생존으로 검증한 전통 종교를 언인스톨하고, 페미니즘이란 OS를 무차별 설치한 요즘을 보면 납득 가능할 것이다.

결국 도구다.

설치한 사람이 행복하면 좋고, 그 행복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족하다.

이 도구를 두고 서로 자신이 쓰는 도구가 절대적이라고, 무조건적인 선이자 우월한 것이라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좀 이상하다.

도구는 적절한 곳에 쓰임이 다를 뿐 아닌가?

도구는 절대성이 없다.

'최강 무기'라는 개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도구일 뿐이다.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요, 소유한 것도 아니요, 완전한 독창성도 없다.

그것에 자아를 투영해서 자존심 싸움을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나는 그 사람의 생각과 언어가 궁금하다.

그들이 무슨 직장에 다니는지, 학벌이 어떤지, 국적이나 인종이 어떤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물론 흥미가 동하면 물어본다. 하지만 단지 데이터 연결을 확인하기 위함이지, 상대를 판단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래서 각자가 숭상하는 도구를 들고 서열질을 하는 모습은 이상하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좀 이해하기 쉽지 않아 헛웃음이 나오는 느낌이다.

자기 출신이 더 우월하다며 기싸움 하는 모습,

자기 학벌, 국적, 인종, 직장이 더 우월하다며 서열질 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라리 남성기 크기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는 것이 어떨까?

그럼 스탠드업 코미디 느낌이라도 나서 유쾌하잖아.

물론 이런 내 개인적 주장에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디씨다.

내 말이 맞고, 반박시 네가 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