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쥐가 야구를 더럽게 못하던 초딩시절 처음 야구볼 때

여자들이나 축구보는 애들한테 야구는 '아저씨들이나 덕후들이 과몰입해서 욕하면서 보는 스포츠' 취급받는데

근데 걔네들 말에 딱히 반박은 못하겠는게 야구장 가면 진짜로

술냄새 풍기는 아저씨 오징어 나눠주는 아저씨 걸쭉하게 욕뱉는 아저씨

별별 아저씨들만 잔뜩 있었음;;

솔직히 완전 어릴때 직관한 경기들의 내용은 기억 안나고

아빠가 사준 치킨 삼겹살도시락 아이스크림 이런것만 기억남 ㅋㅋ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우렁차게 응원가를 부르는데 뭔가 뽕이 차오르던데

응원가들 하나하나 되게 좋아서 하루이틀만에 외우고 평소에도 흥얼거렸음

다들 두산이나 강팀팬인데 나 혼자 좆쥐 응원해서 다구리로 놀림받기도 하고

하도 놀림받으니 좆쥐가 잠실의 주인인 근거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좆쥐에는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냐고 놀리니까 용택이형이랑 병규형으로 어떻게든 반박해보기도 하고

DTD로 놀리니까 언젠가는 가을야구도 자주 가고 우승도 할거라고(당연히 다들 비웃었음 ㅋㅋ) 그랬었는데...

그때 강팀을 빨던 애들은 지금은 야구를 안보거나 팀세탁을 했고

야구를 안보던 여자애들이 야구 열풍에 휩쓸려 다들 응원팀 찐팬 인증 직관 인증을 인스타에 올리니깐

원래 개씹남초 스포츠 취급받던 야구가 이젠 여자용 스포츠 취급받고

DTD와 약팀의 대명사였던 좆쥐는 요즘 초딩들이나 뉴비들한테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붙었고

그 중독성 있고 좋던 응원가는 듣자마자 욕이 절로 튀어나오는 퀄리티가 되었고

아저씨들로 가득 찬 야구장은 어느새 내 또래들(특히 여자들)이 잔뜩이고...

뭔가 참 많이 바뀐 것 같음

도태남의 좀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어릴 때는 여자애들이나 인싸애들이 야구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 이런거 발표할때 무조건 좆쥐로 발표했는데

지금 진짜로 걔네들한테 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쓰고 나니 뭔가 중구난방의 글이긴 하네 ㅋㅋ

아무튼 요즘들어서 가끔씩 야구를 처음 보던 시절의 낭만이 그리워질 때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