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부엌 창문으로 스며들었다. 세트는 에이프런을 두른 채, 팬에서 나는 지글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달걀을 조심스레 뒤집었다.  

"이게 바로 완벽한 반숙이지. 인정?" 

그는 뒤를 돌아보며 아펠리오스를 향해 웃어 보였다.  

아펠리오스는 팔짱을 낀 채 조용히 그를 응시했다. 입을 열진 않았지만, 표정에서 ‘그게 뭐 대단하다고’ 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야, 네 표정 봐. ‘나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잖아? 좋아, 한 번 해봐."  

세트는 팬과 달걀을 아펠리오스에게 건네며 장난스레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펠리오스는 잠시 망설이다 팬을 받아들고 달걀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너무 세게 힘을 준 탓에 껍질은 산산조각 나고, 달걀은 팬 밖으로 흘러내렸다.  

세트는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야, 너 진짜 달걀 하나 못 깨는구나! 이건 전설로 남겠어."  

아펠리오스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손짓으로 변명을 하려 했지만, 결국 고개를 떨궜다. 잠시 후 그는 작게 입을 삐죽이며 세트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을 본 세트는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그만 놀릴게. 내가 다시 해줄게."  

세트는 팬을 정리하며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이번에는 달걀말이를 준비하며 팬을 부드럽게 돌렸다. 아펠리오스는 그의 옆에 조용히 서서 세트의 움직임을 유심히 바라봤다.  

"봐봐, 이렇게 하는 거야."  

세트는 완벽하게 말아진 달걀을 접시에 옮기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건 우리 커플의 대표 요리가 될 거야. 이름은 ‘세트의 사랑 듬뿍 달걀말이’."  

아펠리오스는 작게 웃으며 접시를 받아들었다. 말은 없었지만, 그의 미소가 모든 답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