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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진짜 경알못도 알 수 있게 설명(스압)

ㅇㅇ(222.96) 2022.10.28 20:59:29
조회 1884 추천 25 댓글 9

우선 최소한의 기본 배경지식들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음.


1. 채권이란 간단하게 말해 돈빌리기라고 보면 됨.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을 짓는데 500억원이 드는데 당장 그 돈이 없으면 그 500억원 어치의 채권을 팜. 그러면 그걸 보고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채권을 사주고(돈을 빌려주고), 그렇게 해서 돈 500억이 모이면 건물을 짓고, 그 건물로 돈을 번 다음 채권을 산 투자자들한테 이자를 얹어서 돌려주는 거임.


2. 근데 그 채권을 뭘 믿고 사주냐? 그 기준이 바로 신용임. 신용이 높을수록, 즉 믿을만할수록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해서 더 큰 돈을 빌려낼 수 있는 것.


3. 그래서 우리나라 안에서 가장 신용도가 높은 곳이 어디냐? 바로 정부임. 한국 자체를 대표하는 곳이니까. 이렇게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국채'라고 부름. 그리고 그 아래에 '지방채'가 있음.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등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채권임.


4. 그 외에도 금융채, 특수채, 회사채 등이 있음. 금융채는 여러 은행들인데, 은행은 일반 기업보다 더 신용이 높음.(금융채는 지방채보다도 신용이 높음) 특수채는 토지주택공사, 한전, 한국수자원공사같은 여러 법인들 채권임. 그리고 가장 신용도가 낮은 게 회사채임. 삼성, 엘지, 롯데, 기타 여러 기업들. 물론 어디까지나 저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다는 거지 신용도가 바닥을 기느니 뭐니 하는 뜻이 아님.


요약: 채권의 신뢰도는 국채(정부)>금융채(은행)>지방채(지방정부)>회사채(기업) 순으로 높다.



이제 이번 레고랜드 사태의 사건 전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음.


1. 강원도지사 김진태가 10월 초 어느 지방채를 '못갚겠다'고 선언함. 그러니까 빌린 돈을 갚아야 될 시기가 됐지만 돈이 없어서 못갚겠다고 한 것. 이걸 디폴트라고 부르는데, 문제는 이게 사상 초유의 사태임. 김진태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지방채를 디폴트하는 경우가 아예 없었음.(단순히 제 때 못갚는 경우가 아니라, 아예 못갚겠다 배째라고 나오는 경우가) 국채나 지방채는, 진짜 우리나라 자체가 파산하기 전까지는 절대 디폴트가 되지 않는다는 게 기존의 철칙이었음. 그리고 이게 바로 국채나 지방채를 회사채보다 신용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고.


2. 위에서도 말했지만 지방채는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높음. 그런데 그 지방채가 디폴트가 되니까,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어떻게 생각하겠음?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봐라. 가진 돈을 투자해서 늘리고 싶은데 한국의 지방채에 투자했던 사람이 디폴트 맞고 그 돈 못돌려받게 생긴 걸 목격함. 그럼 외국에 투자하던가 지방채보다 신용이 높은 국채같은데 투자하던가 하지, 애초에 지방채보다도 신용이 낮던 회사채에 눈길이 가겠음? 그 결과, 한국의 지방채나 회사채 거래가 거의 끊기는 상황이 시작됨.


3. 기업이 사업을 하려는데 채권으로 자금을 모으거나 갚지를 못하면 어떻게 되겠음? 돈을 못버니 계속 그러다간 결국 망하는 거임. 당장 둔촌주공 사태가 그 피해사례 중 하나임. 둔촌주공이라고 서울 강동구에서 재건축 사업을 했는데, 그 사업비 7000억원을 채권으로 모으는데 실패한 것. 그래서 공사업체들이 채권 말고 다른 방법들을 써서 겨우겨우 돈을 긁어모아야 했음. 그 외에도 한국도로공사 등 여러 곳에서 채권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실패하는 사례가 점점 나오기 시작함. 이걸 만약 계속 그대로 뒀으면, 우리나라 기업들 줄줄이 도산하고 진짜 제 2의 IMF가 오는 거.


4. 김진태가 지방채 디폴트때리고 2~3주 정도 지나서 점점 피해사례가 드러나기 시작하니까 결국 언론으로 기사가 나오고, 김진태는 그제서야 디폴트 '취.소.'를 선언하고 그 돈 전부 갚긴 갚을거라고 말을 바꿈. 그러고 다음 날 바로 베트남 출장을 감.


5. 하지만 이미 떨어진 신용은 김진태가 디폴트를 취소한다고 도로 되찾을 수 있는 게 아님. 그럼 떨어진 신용을 어떻게 다시 올리느냐, 그러기 위해서 정부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돈을 더 투자하기로 함. 간단히 말해서 '한국은 이 정도 규모의 돈이 오고가는 곳입니다. 여러분 한국을 믿고 한국 채권에 투자해주세요'라고 보여주는 거라고 보면 됨. 그리고 이번 사태 때문에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 추가로 쓰기로 한 액수가 무려 50조원임. 즉 우리가 정부에 낸 세금 중 50조원이 날라간 거.


6. 아 물론 50조원이라는 돈이 그냥 쌩으로 소멸해버린 건 아님. 저것도 쉽게 말해 투자를 한 거거든. 몇 년이 걸릴지는 몰라도 언젠가 다 돌아올 돈이긴 함. 근데 그렇다고 당장 우리나라가 50조원이라는 돈을 써야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음. 이 사태만 아니었으면 당장 그 50조원을 다른 데 쓸 수 있었겠지. 그리고, 사실 이 50조원으로도 잃어버린 신용을 되찾아서 다시 투자가 활성화되리라는 보장은 없어서, 이걸로도 약발이 안 먹히면 얼마안가 또 몇조~몇십조원을 추가로 더 써야 할지도 모름.



마지막으로, 김진태가 이번 일로 쌍욕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추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음.


1. 사태가 이지경이 된, 김진태가 디폴트한 채권은 그래서 얼마짜리였냐. 2050억원임. 김진태 이전에 강원도지사였던 최문순이 레고랜드 건설을 하면서 쓴 돈 중 아직 못갚은 게 2050억원이었던 것. 그러니까 원래 2050억원으로 해결될 수 있었던 사태가 50조원으로도 해결될지 말지 모르는 사태가 되었다는 말.


2. 강원도가 2050억원을 못갚기 때문에 김진태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디폴트를 선언한 것이냐? 절대 아님. 당장 강원도 1년 예산이 약 8조원임. 2050억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갚을 정도로 큰 돈도 아닌 것. 그리고 지방채는 신용이 높다보니깐, 투자자들도 만기일이 다가왔을 때 '우리 좀 더 기다려줄 수 있는데 만기 연장해줄까?'하는 반응이었음.(그리고 김진태는 이 말을 들은 바로 다음 날 디폴트를 때림) 그리고 사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는, 돈이 정 없으면 (떳떳한 방법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에서 돈 좀 가져가 쓸 수 있음. 그러니까 강원도 주민들이 낸 세금이 정말 땡전 한 푼 남지 않았다 치더라도, 전국민이 낸 세금 중 2050억원만 썼어도 해결되었다는 것.


3. 근데 이걸 왜 못갚겠냐고 했냐? 그 이유는 아직 김진태가 말을 안하니 알 수 없지만, 가장 우세한 추측은 김진태가 '여러분 전임 도지사인 최문순이 강원도를 좆망으로 만들어놔서 우리가 돈이 없네요.'라고 보여주는 쇼질을 하려 했다는 것. 아까 말했듯이 디폴트 선언은 돈을 못갚겠다고 하는 건데, 그거랑 같이 회생신청을 했음. '내가 저번에 이 돈을 못 갚았는데, 나 파산했으니까 갚아야 될 돈 좀 깎아줘'라고 하는 것. 그래서 이걸로 2050억원 중 얼마 정도를 줄이고, 사람들한테는 '최문순 때문에 빚이 이정도인데, 내가 그나마 얼마 줄였음'이라고 하려 했다는 추측.


4. 그래서 사실 지금 레고랜드 사태라고들 부르지만,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레고랜드는 좆도 관계없는 사태라고도 할 수 있음. 물론 최문순이 강원도 돈을 써서 레고랜드를 지었으니 그걸로 제대로 수익을 내질 못하면 그건 그거대로 욕을 먹어야 함. 하지만 이 사태에서는, 최문순이 저 2050억원을 레고랜드 짓는데 쓴 게 아니라 아예 그냥 마당에 놔두고 불질러서 다 태워버렸다 하더라도 어쨌든 김진태는 그걸 의무적으로 갚았어야 함. 합법적으로 돈을 빌린 것이고, 그걸 갚는 게 약속이니까. 그러니 일단 갚고 나서, 최문순 저 죽일놈 때문에 우리 강원도가 2050억원이나 써야했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조져버렸으면 됐음. 그렇기 때문에 지금 김진태 때문에 50조원이나 써놓고도 레고랜드 상태가 어쩌니 최문순이 사업을 어떻게 망쳐놨느니 하는 소리는 다 구라가 아니지만 뻔뻔한 물타기로 비쳐지는 것.


5. 거기다 심지어 레고랜드는 최문순 혼자 짓자고 한 것도 아님. 진짜 사업을 시작한 건 그 전 도지사 김진선 때부터였고, 무엇보다도 바로 그 김진태 역시 그동안 강원도에 레고랜드 짓자고 몇 번이나 말했음. 김진태는 강원도지사 출마하면서 공약 중 하나로 레고랜드 사업 추진을 걸었고, 최문순이 강원도지사 당선됐을 때는 '최문순이 레고랜드 안 지으면 나 소양강에 뛰어내린다' 드립까지 침. 그리고 짓기 시작하니까 '안빠져도 되니까 다행'이라고도 했음.



마지막으로, 그래서 지금 잃어버린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50조원을 쓰고 어쩌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다'라는 움직임도 보여줘야 된다고 봄. 그 방법이 김진태를 바로 잘라버려서 '이딴 짓 저지르는 새끼는 이런 꼴이 납니다. 한국의 지방채를 다시 믿어주세요.'라고 어필하는 것. 물론 도지사는 사장이 자기 사원 해고하듯 자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만 정부에서 사퇴하라고 강하게 압박하면 어차피 절대 못버팀. 하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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