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었고 보건소인지 응급실인지 둘 다에 해당이 되는지 애매한 시골 의료센터였지

다들 아파 죽겠다고 신음소리 내는데

어떤 아저씨 한명이 힐머니랑 같이 들어왔다

얼굴이 자주색인 사람은 그 때 처음 봤다

그 몰골을 보고 아파죽겠다던 사람들 싹 다 조용해짐

워낙 진료 할 사람이 많아서 그런건지, 열악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진료실이라는 개념이 없었고 의사의 상담 테이블과 맞은편에 서 기다리는 환자가 분리가 안됐었다

그래서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긴 했고 진료내용과 환자의 환부를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였지

다들 그 아저씨에게 순서를 양보를 했고 그 아저씨는 진료를 봄

죽으려고 농약을 마신상태고 늙은 노모가 살리려고 병원 데려온 거 였지

의사가 상태를 보더니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서 노모한테 내밀고는 말하더라

손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곧 죽을거니까 집에 택시타고 가서 준비해라

이런식의 내용이었음

아저씨쪽은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했고 노모쪽은 의외로 초연히 받아들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라

5살 때 일화인데 그 상황이 너무나 무섭고 강렬해서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