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한줄 요약하자면
"김성근사단의 투수코치" 이거임

김상진이 투수코치를 오래했지만
김성근 밑에서 일했던게 커리어의 핵심이고
그때가 사실상 1군코치경력의 전부임
(김상진의 모든 지도방식과 철학은 그때 김성근으로부터 배운거)

그 시절을 제외하고서는 1군코치를 한적이 있지만
시기가 길지않았고
애시당초 1군코치와는 성향이 맞지않는 사람임

항상 조용하고
조용한 덕분에 심하게 까인 적이 없음
삼성시절엔 국민욕받이 김태한이 욕을 대신 다 쳐먹음

김상진 이야기를 하려면
결국 김성근 이야기를 해야됨

김성근의 지도방식은
"올바른 투구폼으로 많은 투구를 해라"임
잘못된 투구폼으로 던지면 많은 투구도 불가능하지만 적게 던져도 부상이 오고 좋은 투구도 불가능하다는것

김상진은 바로 그 지옥훈련을 하던 SK투수들을 상대로 코치를 했고
주로 투구폼 수정, 구종 종착등을 가르치는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투수로서 오랫동안 롱런할수 있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투수로서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투수로서의 마음가짐, 레파타리, 자기관리등에 대하여
방점을 찍고 지도해온 지도자임

이호준과 매우 비슷한 투수판 이호준이라고도 할수있는데
이호준도 타자들의 타격폼을 건드는것을 매우 싫어함
그래서 LG에서 차명석과 함께 타자의 타격폼을 수정하려면
오프시즌에 그것도 프런트 코칭스테프 회의를 통과한 이후에만
손댈수있게 룰을 바꾸도록 한 장본인중 한명임

대신 타자들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투수들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고 반격해야하는지
소위 말하는 생각하는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사람인데
김상진도 마찬가지 철학을 가지고 있음

꼴붕이들이 투수를 개조해달라, 구속을 올려달라, 구종을 장착해달라고
기대하지만 김상진은 그런것과는 정반대의 기대치를 가져야할 사람이란 소리임

김상진이 잘하는건 그런 것이 아니라
투수 스스로가 노력을 지속해나갈수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개입은 최소화하되 적절하고 꼭 필요한 시점에 하고
선수가 가진 장점이 단점을 교정하고 보충하는 과정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도와주는거

그래서 즉각 성적을 내야하는 1군에 맞지않는거고
이만수가 부임하자마자 김성근사단으로 몰려 처단된거고
그 이후로는 정치질이 치열한 1군무대보다는
2군 뒷켠에서 조용히 선수들을 가르치는데만 집중해온거

이호준이나 김상진에 대해 오해하지말아야할게
김성근식 스파르타식 노력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란거
죽도록 훈련하고 연습해야 성공할수있다는 마인드는 똑같음
"다만 그게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 의해 이뤄져야한다는거"

도와주는것도 노력이 절정에 달하고
산정상에 도달해 이제 어느 산으로 넘어가야할지 모를때나 가능한거

김상진이 롯데 2군에서 도움줄 부분이 있다면
그건 화타처럼 한명한명 사람 만들어서 1군으로 올려보내는게아니라
결국 투수들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이놈 저놈 오는 투코마다 손대면서 망가뜨리고
아직 준비도 안되었는데 1군으로 끌어올려서 멘탈 터뜨리는
기존의 구습을 타파하고 진정한 육성의 장으로 만드는거

사실 김태형 김상진이 이런 부분에서 안맞을거같아보이지만
의외로 합이 잘맞음

왜냐하면 김태형의 쓸놈쓸과 갈갈이가
2군선수들에겐 충분한 육성시간을 벌어주기때문
김태형은 쉽게 주전을 주지않고 이로인해 주전먹는게 쉽지않은
환경을 조성하고
이로인해 천신만고끝에 주전에 올라선 선수들은 내려오지않기위해
천신만고의 노력을 기울이게 됨

이런걸 이해한다면 김상진이 롯데부임후 해야할 역할은 결국 자양강장제같은 즉효성과의 도출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2군에 육성시스템을 갖추는것임을 알수있을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