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해 서른셋이고 애딸린 유부남 캐막장이야 대학졸업 군대 제대와 동시에 IMF를 만났고 너무 막막한 나머지 첫단추를 지방의 건설현장 캐잡부로 시작해버렸는데 그게 화근이었어 첫단추를 잘못끼우니 나이는 먹어가고 경력은 더러워지고 서른이 넘으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막장이 되어버린거야.. 건설회사 2군데, 설계사무소 1군데, 기관 비정규직 1군데 7년동안 총 4번의 직장을 옮겨다니다가 이제 새롭게 시작하려고 오늘 중견건설회사  면접을 보고왔는데 내 이력서를 보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거야... 나이는 먹었는데 직장은 철따라 메뚜기처럼 옮겨다니고 설계, 시공, 감리, 감독 다 해봤으니 "엔터테이너"구먼..우리 회사는 좀 힘들겄네... 어디를 가도 이건 힘들겄네..면접은 다 똑같어...라고 해버리더라구...아놔... 정말 존심 상하고 마음 망가지더라...내딴에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먹고살려고 어쩔수없이 줏어먹었던 일자리 들이었는데 결국에는 그런것들이 내 발목을 잡아버리더라구.. 생각없이 멍청하게 "열심히만" 살아왔던게 죄라면 죄인가봐 횽아 눈화들...내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이런말 해서 미안하지만 첫 단추 잘끼워라..진심이다.. 배고프다고 찬밥 덥썩 집어먹으면 나처럼 배탈난다... 그리고 특히 계약직, 파견, 아웃소싱 그딴 비정규직은 하지 말어라... 토사구팽 당하고 경력으로 인정도 안해주드라..... 오늘 그 회사 문밖을 나오면서 독하게 결심했는데 그양반들 말처럼 난 "엔터테이너"야... 이 다양한 경험들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분명 있을거라 생각하고 좌절하지 않고 더 쑤셔볼려고해...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어딘가에 분명히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고 내가 잘할수 있는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해 실업자 주제에 집에 빈둥거리려니 미안하고 눈치보여서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피씨방에서 디씨질한다.... 안구에 쓰나미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