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군대하고 공부 얘기가 있길래 문득 군대시절 생각나서 쓰는 뻘글임..

난 특전사 계원으로 군대 다녀왔어. 화려한 휴가에서 첫 발포한 부댄데 아는 사람은 알 듯 -_-ㅋ

특전사 특징이 부사관+팀 중심이라. 훈련은 많은데 병사들까지 끼는 훈련은 많지 않아. 그래서 훈련은 분기에 1~2개만 참여했으니 보병보다는 여유있는 편. 훈련도 부사관이 전투훈련이라면 우리는 지원훈련...;;

게다가 진지공사나 작업은 거의 하사들이 함.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훈련이나 작업 여건이 일반 보병들보다 좋은 편이라는 거지.

그런데도, 공부하는 사람 많지 않고 공부해도 막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었어.

왜 그럴까?

일단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가 않아. 군대 특성이 뭔가 할 게 없는 거 같은데 할 일이 끊임이 없어서...

또, 시간이 생겨도 집중하기가 힘들어. 일과시간에 시간 좀 비면 공부하기도 하는데, 그런데 그 짬 나는 시간이 10~20분을 넘기지 않음...일과 후에도 그렇고. 그러니까 좀 한가할 때라서 한시간 중에 40분 쯤 할 거 없는 시간이 된다고 해도 40분을 쭉 쓸 수 있는 게 아냐. 그 중간에 네다섯번은 간부나 고참이 뭘 시켜 -_-ㅋ
일과 후도 자유시간이 아님...할 것도 많고, 근무도 있고, 뭔 일만 있으면 간부들이 맨날 전화해댐...

즉, 집중력이 계속 끈겨;;;;

보통 말하는 <공부>라는 것이 어느 정도 몰입과 집중에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옆에서 계속 끈어주면, 맨날 책 봐도 같은 곳만 맴돌고 진도가 안나감 -_-ㅋ

고대생 선임 있었는데 머리 줘뜯으면서 공부해서 책 한권 겨우 끝내더라;;;
결국 나는 영어공부 좀 하려다가 포기하고, 걍 베스트셀러 책이나 읽었음...난 이래서 중경외시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기도...

예전에는 말년대기라고 전역전에 한달쯤 완전히 놀게 냅두는 전통도 있었고 해서 말년에 빡세게 공부하는 사람도 많았는데...나 때만 해도 일이병들 권리신장과 병력자원부족으로...말년까지 존나 일시킴..

지금은 더 하겠지. 게다가 군기간 줄고, 병력이 부족해...군대일은 안 줄어드는데, 입대하는 사람은 계속 줄어...육군은 전반적으로 어느 부대나 인력난임 -_-

군대에서 공부하는 건 분명 훌륭한 일인데, 분명 알아둘 것이 공부하기에 여건은 족같음...공부하다가 안되면 자괴감에 빠지지 말고, 교양 쌓는다고 생각하고, 교양서들 일고 하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그나마 책이랑 친하게 지내다가 전역하니까 복학해도 어느 정도 적응은 되더라고..

군대에 놀러가거나 시간 때우러 간게 아니라 <나라 지키러> 간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거 같어;;;

아...길다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