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올렸지만
나, 35세 남자 아파트 초보 전기기사다.

원래 아파트에 초보 잘 안 뽑는다.
근데 이 단지가 워낙에 페이가 짜서 (보통 월급에서 20만원 마이너스다.)
경력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지원을 안하는 바람에 내가 뽑혔다.
(어제 동대표 회의에서 월급 올리자고 안건 올렸는데
무슨 서식이 잘못됐네 하면서 담달로 빠꾸 먹었다.
씨펄...)

전기는 리모콘에 건전지 끼우는거 밖에 못하는 내가 뭔가 배워볼라고 2주동안 빡빡 굴렀다.
(아... 굴렀다는 표현은 과장이다. 사실 기전실에서 티비보면서 있을떄가 더 많았다.)
암튼 한번 실수하면 이만이천볼트 피카츄 되는 현실이라 티비보고 있어도 맘은 불안하더라.

이번주부터 맞교대 시작했다.
알겠지만 아침에 출근해서 담날 아침에 퇴근하는건데
젠장... 잠이 안 오더라...

원래 자리 바뀌면 잠 못잔다는데.
피캬츄 전기 공격 이만볼트 전류가 웅~ 하는 소리 들어봐.
씨...팔... 오던잠도 달아난다.

담날 집에 가면 하루종일 자다 꺠다 하는게 일이다.

그나마 아침되면 아... 이제 집에 가는구나! 라는 꿈과 희망에 부푸는게 낙인데
교대할 직원이 핸드폰 끄고 잠적하는 바람에 까딱하면 48시간 연속 근무할뻔 했다.

다행이 그놈이 저녁시간에 출근하는 바람에 풀려났지.
안 그랬음 내일 아침해 보면서 퇴근 했을 거야.
당직근무 장난 아니더라. 별일 안했는데 하루종일 벙어리 삼룡이 처럼 멍~ 했어.

암튼...
내일은 쉬는 날이고
그래서 소주 한병 비웠다.

씨...펄...

니들 젊을떄 건강관리 잘해라.
그리고 드럽게 안 떨어지는 병 걸리지 말아라.
안 그럼 나같이 막장인생 살게 된다.

내 핸드폰 바탕화면 문구가 뭔지 알아?
씨펄... 데이 바이 데이야.
나... 하루 하루 때우고 사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