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빠지게 알바해서 번 돈으로 학자금 마련해서 돈만 주면 졸업장 띄어주는 이름도 모를 지방대를 드디어 졸업했다.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힘드신 모습을 보일때마다 도움을 드리고 싶어도 당장 내일 차비와 책값이 모잘랐다.

이제 약해질때로 약해지신 부모님 어깨를 짓누르는 그 짐들을 나눠 질 수 없는 아픔을

\'부모님 저 졸업할 때까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꼭 취업해서 효도하겠습니다..\'라며 입술을 꼬옥 깨물어가면서.....

가끔은 오히려 군대까지 다녀온 다 큰 놈이 부모님께 손 벌려가며....

그렇게 그렇게 꾸역꾸역 한 학기 한 학기 다니던게...이제 드디어 졸업이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서의 휴식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이제 겨우 하나의 조그만 언덕을 넘었을 뿐이다.

내 앞에 놓여진 것은 그동안 야금야금 대출 받아온 학자금 빚이며

내 앞에 놓여진 길은 거대한 취업이라는 암벽이다.


10명 중에 2.75명이 300명 이상의 대기업에 취업한다고 한다.

나? 이름도 모를 지방대. 어학연수같은 건 꿈도 못꿔봤고, 인턴은 다른 좋은 학교애들이 다 차지했다.

봉사활동같은 건 나에게 사치였다. 차라리 그 시간에 전단지라도 돌려서 당장 밀린 핸드폰 요금을 해결해야 했으니까..

토익..그래 이건 그나마 죽을 각오로 공부해서 믿을 건 너뿐인데....이제 이런건 기본이라나....



결국 난 조그만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연봉 1800....

타지생활하느라 방값에 식비에 세금, 휴대폰 요금, 보험료, 학자금 대출 상환, 부모님 용돈.....

저축?......

매일같은 야근에....비전 없어보이는 직장 분위기.....의미없이 잦은 회식....

내 청춘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대학 다닐 땐...알바하랴 학교 다니랴 없는 시간에.....데이트 할 때 드는 돈 생각에.....

사랑..연애같은건 사치라 생각했다...

당연히 젊었을 때 누려야 할 청춘의 시간이...

난 그거 사치라 여기고 나름 아등바등 살아왔는데....

이젠 박봉에 야근에 시달리며...여자 만날 시간 조차 없다....

아니...만나도 자신이 없다..........

누가 이런 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 날 좋다고 하겠는가.....


우리나라 4년제졸 10명 중 2.75명은 300명이상 대기업에 들어가고

나머지 나처럼 학벌 구리고 스펙 없는 놈들 중에 그나마 운 좋은 놈들은 중소기업에라도 취업한다...

다들 어떻게 먹고 살긴 한다.....

고만고만하게....


고만고만하게 초봉 1800~2500부터 시작해서...연봉 상승률 100%.....

시발...물가상승률이 더 높다.....

결혼...운 좋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식...겁나지만 자식은 있어야 될 것 같애서 한명이라도 낳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집....     ......

직장....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노후....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많기 때문에 일단 패스....



내 자식은....나처럼 안살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