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두 달 남은 고3이구요, 인강 듣다가 너무 답답해서 새벽에 고민 글 하나 올립니다.
고3 되면서 디시인사이드 같은 인터넷 서핑 안 하기로 다짐했는데 이번 만큼은 해야겠네요.
전 키(177) , 외모는 평균 인데 어깨가 매우 좁아요. [  ] 부분은 신세한탄이고, 밑에 부분만 보셔도 됩니다.

[어릴 때부터 축구, 농구 같은 운동을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체육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릴 정도는 했습니다. 
운동은 남들만큼 했고 부모님이 특별히 왜소한 것도 아니고 영양 상태가 부실했던 것도 아닌데 어깨가 정말 여자 어깨 수준이예요. 
중3 때 어깨가 평균보다 훨씬 좁읍을 자각한 이후로 지금까지 하루 푸쉬업 50~100개씩 꾸준히 했지만, 이 정도로 넓어질 리가 없었죠.
봄, 가을에는 어깨선이 살아있는 줄무늬 남방 위주로 입고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로 넘기는데 여름에는 한계가 있죠..
주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제 좁은 어깨에 대해 왈가왈부한 적은 없지만 제 자신은 심리적으로 위축됩니다.
어제는 식당에서 제가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때 또래 여자애들 6명이 근처 테이블에와서 밥을 시키고 시끄럽게 수다를 떨었습니다.(하필이면 제가 이 때 약간 큼지막한 티셔츠 하나 입고 있었죠)
화제가 \'남자\'로 넘어간 뒤 \'남자는 뭐니뭐니해도 어깨가 넓어야 한다\' 식의 얘기가 나오다가 불똥이 제게 튀었습니다.
\'근데 저깄는 애 어깨 디게 좁지 않냐?\' ,\'어, 진짜 어좁이네\'..      뭐 이만 하면 아시겠죠?
밥을 억지로 다 먹고 나오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서러워지는지..]

결국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대학과 사회에 나가도 어깨가 좁으면 본인 스스로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혹시라도 타인(특히 여자)에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까요?
제 꿈은 경제학과 나와서 행정고시를 보거나 한은 같은 공기업에 취직해 공무원이 되는 건데..
제가 이것 때문에 교대 진학까지 생각해봤습니다. 평생 초등학생들 가르치면 어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요. (제 친구 중 하나는 키가 작아서 교대 간다네요. 원래 교사 하려고 했던 놈이지만..)
그래도 어깨 때문에 진로를 결정하는 건 너무 멍청한 것 같아서 교대 진학은 보류했습니다.
\'아 정말 대학 가면 매일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고민하고, 취직하면 양복 입을 때마다 울상 짓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불현듯 나고..
사실 이런 문제는 본인 마음먹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문제라 답은 뻔하겠지만 그래도 인생을 더 산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부모님이나 친구들하고 상담하기에도 껄끄럽고..



p.s. 여기 계신 분들도 고민 많으실텐데 잘 헤쳐나가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남은 추석 연휴 동안 열심히 공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