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명문대를 비난할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실제 겪은 상황이고, 조금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해 주세요.>
상황1. (S사 최종면접)
면접관: 학교 선배들 중에 우리 회사 취업한 사람이 있나요?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이 안되어 있는데, 영업 어떻게 하실건가요?"
지잡대: 영업이라는 것은 꼭 인맥을 바탕으로 해서 성공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중요한건..(여기서 말끊음)
명문대: 저희 친척분 중에 xx회사에 xx를 역임하고 계신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과 관계된..(주절주절)
상황2. (D사 최종면접)
면접관(사장): 현재 아버지께선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지잡대: 네, 당구장을 하시다가 그만두시고, 다시 새로운 사업을 계획중이십니다. (면접관 표정 냉랭~)
명문대: 네, 지금은 휴직하시고, 다시 준비중이십니다.
상황3. (D사 최종면접)
면접관: 현재 아버지께선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지잡대: 크게 물류 사업을 하시다가 현재 부동산과 증권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계십니다.(거짓말)
상황4. (M사 실무면접)
면접관: 순서대로 이쪽분부터 우리 회사 재무상황에 대해 아는데로 솔직하게 말씀해보세요.
지잡대: (자신있게)총자본은..자본과 부채는..자기자본은..그리고 당기순이익은 전기대비..동종업계 타회사와 비교해보면 상승추이가..부채가 조금 더 늘어난 이유는..이 부문에 비용처리를 많이..주가는..총주식발행수는..CB발행은
명문대1: (머뭇거리며) 죄송합니다.잘 모르겠습니다.
명문대2: (진짜 전문가처럼 조리있게 잘함)
상황5. (D사 실무면접)
면접관: 이번에는 금융지식에 대해서 물어보겠습니다. 다들 자격증이 있으니까 관련 용어 질문하겠습니다. 간단하게 고든 성장모형 공식이 뭐죠?
지잡대: 이론주가(배당)/(자본비용- 성장률)입니다.
면접관: 콘탱고에 대해서 설명해 보세요.
명문대1: 잘 모르겠습니다.
면접관: ELW와 ELS에 대해 설명해 보세요.
명문대2: (자신있고 또박또박하게 정확히 설명)
면접관: 명문대1님 도대체 아는게 뭐죠? 이제보니 자격증도 없고 토익 점수도 없고, 투자상담사 없으면 영업 못하는거 아세요 ?
명문대1: 죄..죄..송합니다...그냥 노래 조금 할 줄 아는데.. (그리고 허락맡고 소양강 처녀를 부른다;;)
이 모든 상황에서 결과는 같습니다. 지잡대만 떨어지죠. 같은 조에 꼭 저만 떨어집니다. 왜?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명문대2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봐도 정말 잘 하거든요. 거기다 든든한 학벌까지 있으니 부럽습니다. 그러나 명문대1은?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절대 아닌데..극단적으로 모든 질문에 버벅거리고, 정확한 의사표시를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누구는 달랑 노래 하나 부르고 붙고, 누구는 자격증 책 다시 뒤지며, 철저히 준비하고 확실히 대답해도 떨어지고..
혹시 다른 질문에서 내가 못한건가? 단 하나라도 실수한적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준비한 예상 질문 범주에 다 있었기 때문이죠. 답변 할 때 외운 티가 난다? 제가 바보가 아닌이상 그런걸 모르진 않죠. 버스안에서, 지하철안에서, 밥먹으면서.. 오로지 연습이다. 서류 통과 소식을 접하자마자 면접전까지 혼자 거울보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친구들 앞에서도 해보고..
혹시 내 외모가? 스케일링, 피부맛사지, 헬스, 최대한 단정한 머리,이미지 트레이닝 프로그램. 최선을 다해서 꾸몄습니다.
내 발음? 내 재산? 내 제스처? 내 스펙??? 내 옷차림? 평생 한번도 안해봤던 볼펜물고 말하기, 최대한 자연스런 제스처 완성위해 연습 또 연습 서류상으로 거짓말로 재산 많다고 함. 스펙..학벌 아니면 어느것 하나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준비. 심지어 통계 패키지 까지 다시 공부. 종목 하나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실현하고, 정말 괜찮은 정장 3벌 구입.
면접 복기, 또 복기..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아무도 터치못하고 아무도 태클 못거는 판타스틱한 면접을 치루자.\' 티비에서 나오는 희망찬 배경 음악 깔리면서 면접관들이 흡족한 표정을 짓는 그런 면접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안되면, 수익률 대회로 승부보자..30등안에 들 자신은 있습니다. 그러나 5등은 커녕 10등안에는 죽어도 못드네요. 정말 잘해야 11,12등.어중간한 순위. 에라이 안되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그렇구나...
에잇 그냥 전업투자나 할까? 최소 자금 10억이 없구나;;
<김칫국 마시기의 달인>
학교서 동아리를 만들고 취미를 지점 방문으로 잡았습니다. 울 지역 웬만한 증권사 지점은 다 돌아봤죠.특히 제가 너무도 원하는 회사는 참 많이 갔죠. 뭐가 잘못되었는지, 어케 돌아가는지..고객 입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케해야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지.. 저 상황에선 어케 고객을 대하는게 최선인지..
\'증권맨이면 만능이어야 하니까 금융 전반적으로 다 알아야지 주가선물옵션,워런트,FX 다 알아야지..거래도 해보고 경험도 쌓자.\' \'아 그리고 혹시나 모르니 스캘퍼들도 좀 알아놓자. 온라인상으로 이것저것 인맥을 쌓아야겠군\'
\'자격증이랑 실전경험은 필수지..관련 자격증이랑 투자공부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버리자..\' 이 때가 아마도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서서히 목표가 손에 잡힐듯 했죠.
자신감이 충만했죠. 학교 후배들한테 강의 해주고, 스스로 업그레이드 된다는 느낌을 조금씩 받았으니까요. 내다 내..하하하
그러나,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누구라도 떡을 줘야 뭐라도 마실건데.허허..
참 긍정적으로 살아왔습니다. 되게 활발한 성격인데, 티비에서 나오는 우울증...\'응? 그게 뭐지? 도대체 왜 그딴거에 걸리는거야?\' 제가 초기 증상 같습니다. 살다보니 생각치도 못한걸 경험하네요.
<히키코모리>
작년 어여쁜 여자친구를 보냈습니다.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문제로 말이죠. 깔끔하게 헤어졌죠. 별로 아프지도 않더군요. 그리고 올해 초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고마웠어요. 아무것도 없는 저한테 와줘서..근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게 제 처지에 사치더라구요. 데이트 비용이야 어찌어찌 구하면 되지만, 심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만나도 그저 그렇죠. 더 깊어지기 전에 보내줘야겠더라구요. 그게 서로를 위하는 거였고, 잠시 착각을 한 제 자신을 미워했죠.
\' 넌 지금 사랑을 할 때가 아냐. 넌 실망 노동자라구..\'
어제 싸이 일촌 280명중 절반정도 일촌을 끊었습니다. 하나하나 끊어나가는 겁니다. 이유는 없어요.그냥 그렇게 되네요. 초,중,고 친구들, 대학 친구들, 군대 동기, 후임, 선임,동생들..심지어 학과 교수님까지..전화 옵니다. 안받습니다. 오늘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안받습니다. 물론 제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번호를 지워서 누군지 모르죠.
문자 옵니다. 읽고 바로 지웁니다. 온라인 상으로 쪽지 옵니다. 확인표시 되기 땜에 안보고 바로 지웁니다. 방명록 닫았습니다. 포털 가입한 까페, 그 외 커뮤니티 사이트 다 탈퇴합니다. 망설임없이요. 남은건 PGR 하나네요. 왜 그러냐구요? 모르겠어요. 그냥 몸이 그렇게 움직여져요. 그래야 조금이나마 편해져요.
설상가상으로 거금 약 200만원을 투자한 셤에 낙방합니다. 집에 있는 소주를 사발에 부어 마십니다. 한달정도 지나니 괜찮아집니다. 들고 있는 종목에 대한 대응이 자꾸 틀립니다. 효자종목 워런트..넌 배신하면 안되잖아? 올해 구정은 어찌어찌 넘겼는데, 또 추석이 다가옵니다. 전 갈 때가 없습니다. 조카들은 무럭무럭 자랍니다.
살면서 가장 무서운 말 "요즘 머해?"
\'그냥 논다..아니면 백수지..아니면 취업 준비중이야\' 이제는 그렇게 말 못합니다. 그냥 뭐 일하지. 물론 거짓말이죠.
티비를 봅니다. 보면서 생각하는 건 단하나 \'지금 화면에 나오는 사람은 취업자다. 아니다.\' 연예인,국회의원, 운동선수..모두 다 취업자..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부럽다.
밥? 하루에 한끼나 한끼 반정도..목욕탕을 가봤더니 10년 넘게 70킬로 초반을 유지했던 몸무게가 이젠 앞자리 5를 바라보네요.
밤에 잠자리에 듭니다. \'이 어둠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낼 아침이 제발 오지 않았으면..아무도 날 찾지 않았으면..\'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또 웅크리고.. 뒤척이고..한참을 그러다......웁니다.그리고 새벽에 잠이 들죠.
오늘 오랜만에 서점에 갔습니다. 너무 답답해서..책이나 사볼까 하고.. 정말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길에서 마주치는 사이비 종교에 무려 연속으로 11번이나 걸렸습니다. 얼굴에 화기가 있데요.
매력적인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은은한 향수 냄새를 날리며 지나갑니다. 관심도 안갑니다. 정장입은 단정한 머리 남성들이 지나갑니다. 내 시선에서 그들이 사라질때 까지 멍하니 뒤돌아 보고 있습니다. 멍하니...
<나는 할 수 있다?>
아니요 안되는건 안되는 겁니다. 긍정적인 마인드? 그런거 가지면 현실이 바뀌나요? 포기하면 편하다? 포기할려니 10년동안 꿈을 꾼걸 접어야 하니 미칠거 같네요.
최선을 다해라? 죽을만큼 해도 안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요. 전생에 무슨 죄를 저지른건지 운도 더럽게 없네요.
열정? 이젠 지칩니다. 힘들고 고달픕니다. 집에 있다보면 갑자기 폭발할 거 같습니다. 그놈의 학벌 벽은 오르면 오를수록 높아만 가네요. 이젠 흘릴 눈물도 없어요. 유일한 낙은 저녁에 야구 보는거..그것마저 져버리면, 줄담배로 때우죠.
\'야 그냥 공무원 준비해. 철방통이잖아..\' \'그냥 아무거나 해라..니 나이에 가릴 처지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공무원은 누구집 애이름도 아닐뿐더러, 제 꿈을 향한 이 의지는 내 마지막 자존심이기에..\' 알지..근데 그게 쉽냐?\'
작년말 편의점 알바를 했습니다. 취업한 느낌도 살짝 들더라구요. 언젠간 결혼도 해야죠. 미래의 장인어른한테 \'전 GS계열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월급은 시간제라서 35만원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말도 듣고 있고 안정직입니다.\' 이런 말을 내뱉을 순 없기에 중간에 그만뒀죠. 어차피 알바는 알바일 뿐이니까요. 물론 편의점 알바 비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중간중간 노가다도 했습니다. 땀흘려 돈 좀 벌어보자는 취지에 아파트 공사 현장..학교 다닐때도 방학을 이용해 좀 했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내가 지금까지 미치도록 준비한게 있는데,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이유가 있는가?
그래, 올해가 마지막이다. 아니 올 상반기가 마지막이야. 이래도 안되면, 꿈을 접자. 그래도 안되면 기억에서 지우자.
3년정도 취업시장 뛰어들었는데, 포기할 절대 타이밍이 온 거 같습니다. 지금 GG를 쳐야 덜 아프겠죠. 세상에게 관광 당하기 전에 지금 당장 내 꿈을 과감히 접고, 현실과 타협을 반드시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있으니까요. 주위 시선이 있으니까요.
사람일이 어케 될진 모르지만, 돌아가는 한이 있어도, 지금은 포기해라고 지시합니다. 근데 가슴은 왜이리 아프죠?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반드시 할거고, 꼭 성공해서 훗날 이 가난을 내 자식들에게 되물려주지 말아야지. 그리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과 그걸 도전하는 열정과 과정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건지 내 아들,딸들에게 가르쳐 줘야지\'
이거에 대한 답은 제 부모님께서 저에게 수천번 가르쳐 주셨네요..\'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라\'
반드시 좋은 대학가야 되는건 아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열정이 식지 않게 해주는 확률이 높은 연결고리가 학벌이네요. 그 연결고리 없이 훌륭하게 살아가고, 극복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닌 분들도 계시죠. 그렇게 전자를 될려고 노력했건만...
지금 솔직한 심정은 심하게 말하면 내가 원하고 원하는 일만 할 수 있다면 절 뽑아준 분 발바닥이라도...
상황6. (기차안)
예전 CFA 셤을 마치고 집에 오는길에 S자산운용에 다니는 말끔한 차림에 인상좋고 선해보이는 제 동갑과 같이 기차를 타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첨보는 사이죠.
지잡대: 죄송한데, 들어가실때 스펙이 어케 되셨는지..면접은 어케 준비하셨나요?
그분: 저요? 솔직히 쪽팔리는데 토익 커트라인 조금넘고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면접도 전날 대충 족보 비슷한거 봤구요.
지잡대: 정말요? 그 회사 공채로 들어가기 정말 힘든데..대단하시네요..실례되지만 학교가?
그분:하하..별로 안좋아요. 그냥 저쪽에 있는 그...있잖아요? K대라구...
지잡대: 아..그렇군요..역시 학벌이 크긴 큰가봐요?
그분: 꼭 그런건 아닌데 한가지 얘기해 드리면, 저희 인사담당자가 말하던데, 소위 말하는 이름 있는 학교 출신은 스펙이 안좋거나, 모든면에서 다른 경쟁자보다 밀리더라도 일단 뽑고 본데요. 왜냐면 걔들은 들어와서 회사차원에서 가르치면 무조건 잘 할거니 까요..기본이 있으니까 결국 뭘 시키든 다 잘 할거라고 믿음이 간다고..사실 좀 유리하죠. 힘내세요. 잘 될거예요.
지잡대: 아................
P.S 지방대생들에게 이 글을 읽고 좌절을 느끼라고 적은 글이 절대 아닙니다. 그냥 넘 답답해서 올린겁니다. 저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셨으면 하고, 저 보다 더 효율적이고 더 열심히 하시라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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