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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dna 보유자의 글

취갤러(119.197) 2025.02.10 21:47:08
조회 94 추천 0 댓글 0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취미가 아닌 일로 받아드리고

어느 순간부터 매일밤 극심한 패배감과 함께 잠들었다.


하지만 내 인생은 누가봐도 엠창이였고 한심했기에

우울증같은 사치스러운 병에 걸려도 될만큼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 


만에 하나 내가 우울증이라도

병원에 갈 시간도 돈도 힘도 없어서 평생 내가

우울증인지 알 방법은 없을거다.


하지만 차라리 우울증에 걸려 방구석에 누워있고 싶다.

김제동의 강연을 듣고 나는 잘못이 없고

세상이 잘못했다고 탓하고 싶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걸

세상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걸

난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얄팍한 마음의 병마저 허락되지 않았고

난 낮에는 공장과 알바에 챗바퀴처럼 굴려지고 

밤에는 작업실에서 밤을 보냈다. 

그리고 모든게 끝난 새벽에는

자아성찰 시간만이 주어졌다.


"오늘도 세상에서 너가 제일 힘든척 억울한척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구나"


"오늘도 누구보다 자신한테 엄격한척 하더니 하더니

결국 유투브와 야동으로 싸구려 도파민은 꼭 채우고 잠드는구나"


"오늘도 현상유지만을 택했구나"


남들이 나를 못 믿어도 적어도 나 자신만큼은 날 믿어줬야했는데

그러지 못한게 너무 미안하다.

난 스스로를 상처입히며 의미 없는 생각에 중독된 채

잠들기를 반복했다.


그러길 몇년이 반복되었더니 나는

채찍질에도 움직이지 않는 말이 되었고

썰기도 전에 무뎌지는 칼이 되었다.


그 사이 내 친구들은 소중한 인생을 갈아넣어

스펙을 쌓고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시작점은 같았지만 친구들은 이미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서로 성공을 다짐했던게

뭔가 아득한 꿈 속 얘기 같았다. 


친구들을 보기가 부끄럽고 부모님을 보기가 부끄럽다.

홀로 상경해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과거의 내가 밉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나는 내 커리어가 꼭 음악이였으면 했다. 

피같은 시간을 갈아넣었지만 결국 큰 결실은 맺지 못했다.

큰 결실은 커녕 스무살부터 스무살의 끝자락까지

끝없는 실패를 반복했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월말에 평가를 통해 보상을 받고, 공시생은

시험을 통해 점수를 확인하지만, 나에게 음악은 

어떠한 메뉴얼 없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쫓는 일의 연속이였다

문제도 답도 없는 매일이 어떠한 시험보다 숨막혔다. 


하지만 이제서야 느꼈다.

난 내가 매일 실패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위해 견디고 이겨내는 순간들이 하나씩은

있었던걸 이제서야 느낀다

분명 나는 큰 실패 속에서도

작은 성공들은 끊임없이 이뤄냈다.


회사랑 계약했을 때, 좋아하는 가수가 내 음악을 칭찬해줄 때, 행사에 

초청됐을 때, 작은 대회라도 수상을 했을 때, 결국 지난 일이고

더 이상 미련은 없지만, 난 그런 순간들마저 여태 

부정해오며 본인을 실패자라고 단정지었다. 그것마저 부정하는건

나를 응원해준 적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실패자라는걸 직면하고나서야, 내가 실패자가

아니라 도전자라는걸 깨달았다.


난 나의 실패의 순간들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딫히는 법을 배웠기에

지금 다시 도전하려고 한다. 


어른들이 인생에서 제일 쉬운게 학생 때 하는

공부라고 했던 어른들의 말이 너무나도 옳은 말이다.

다시 하려니 머리보다 허리가 더 아프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까

오늘만큼은 내 자신을 혐오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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