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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가 비판하는 한국 공교육

ㅇㅇ(39.115) 2024.10.08 00:22:19
조회 63 추천 0 댓글 0

1. 교육의 목적: ‘존재를 가르치는 것’의 부재

가장 먼저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내가 "미래를 사는 법"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단순히 사회적 성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교육은 인간의 실존적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공교육은 수단적 가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대학 입시라는 목표를 위해 설계되고, 학생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만 여겨집니다.

마르틴 하이데거의 철학을 빌려 설명하자면, 공교육은 인간을 "세계-내-존재"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현하는 과정으로 이끄는 대신, 그를 단순한 "도구적 존재"로 만들고 있습니다. 학생은 스스로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기대와 경쟁적 구조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적 인간으로 길러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체제는 인간의 자기 실현을 가로막고, 그의 자유를 제한합니다.

2. 자유와 주체성의 억압

자유는 나의 사유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자유는 단순히 무엇을 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를 넘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공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외부에서 정해진 틀 안에서 행동하도록 강제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유롭게 저주받은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선택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주어진 목표(대학 입시)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성찰할 여유조차 갖지 못합니다. 이는 자유의 박탈이며, 학생들을 주체적 존재로 성장시키기보다는 수동적 존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3. 공교육의 불평등 구조와 사회적 위계

다음으로, 불평등의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나는 종종 부유함과 가난함이 단순한 물질적 조건을 넘어서, 인간의 실존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공교육은 이 불평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하고 있습니다.

공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얻습니다. 존 롤스의 정의론에 따르면, 사회적 제도는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공교육은 그러한 정의의 원칙을 배반하고, 오히려 상층 계층의 학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의의 실현 실패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하는 구조적 모순입니다.

4. 인간 존재의 수단화와 주체성 상실

공교육 시스템 속에서 인간의 도구화는 철학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칸트는 인간을 "목적 그 자체"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재이며, 그 누구도 수단으로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현대 공교육은 인간을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성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저 대학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전락하고,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교육은 인간이 자신의 주체성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며, 그 선택을 통해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학생들을 그저 기능적 존재로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주체적 삶을 살 기회를 박탈합니다. 이는 교육의 궁극적 목적과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모두 배반하는 것입니다.

5. 자기실현과 타자성의 결여

또한, 나는 인간이 자기 실현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타자와 관계를 맺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경쟁과 개인주의를 강화하며,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게 만듭니다. 이러한 상황은 진정한 타자와의 관계, 즉 윤리적 관계를 왜곡합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철학에서는 타자는 우리에게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규정짓는 윤리적 요구를 제시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경쟁 중심의 공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타자를 자신의 성취를 위해 사용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윤리적 관계의 본질을 흐리게 만듭니다. 이는 인간의 본질적 관계성에 대한 왜곡이며, 더 넓게는 사회적 연대를 훼손합니다.

결론: 자유로운 교육으로의 회귀

공교육에 대한 철학적 비판을 요약하자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자유와 주체성을 억압하고, 인간의 도구화를 강화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교육은 인간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정이어야 하지만, 공교육은 오히려 자기 상실수단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교육의 목적을 전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자유로운 교육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교육이 단순히 성취와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실현주체적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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