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동기부여] 서른 4년 백수 2800 취업 후기 희망편 & 절망편

취갤러(115.143) 2024.10.04 03:06:53
조회 302 추천 1 댓글 0

- 희망편

1. 내 스펙은 지거국 공대 학사경고 2회 2.53, 자격증 無, 토익 600, 백수 3년 (알바를 경력으로 쳐주는 미-친 세상이 어딨겠냐 ㅋㅋㅋㅋ)

2. 포트폴리오 주섬주섬 만들어서 나름 잘 만들었다 생각했는데, 공채 시기에 서류 30개 쓰면 30개 다 떨어지는 중에 하나 잡아서 취업함 ㅋㅋㅋ

3. 2600 생각하고 진짜 인생 조졌노 했거니 2800 받아서 좋았음 ㅋㅋㅋ 갸꿀 ㅎㅎ

4. 미래 계획? 2800 -> 3000 -> 3200 씩 매년마다 올라가기만 하면 좋겠닿ㅎㅎㅎ 일 열심히 해야지 나 뽑아주고 인격체로 대해주는 고마운 곳인데 ㅎㅎ

5. 이제부턴 일 뿐이야! 일로 나를 증명하면 될 거야! 내가 아무리 과거를 조졌고 병신처럼 살았어도 오늘과 내일이 중요한 거야



왜 여기서 일하는 걸까. 여기 사람들은 내가 쓸만하다고 생각할까?

정말 그렇기 때문에 옆에 두는 것이 아니라, 실은 나를 해고시키고 싶은데 그럴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찾지 못해서일까.

2800이란 연봉도 내겐 감사한 일이지만, 내가 이걸 갖고 뭘하지? 내가 사회적인 기준을 충족하지도 못하는데 미래가 있을까

경제를 알아, 주식을 알아, 뭘 알아, 공부라도 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공부를 했으면 이렇게 살지도 않았다

요리한다고 하던 친구는 어느새 프랜차이즈 빌려서 자기 사업으로 수천만원을 저울로 재며 매출 억단위에 이르렀고

전기기사 하겠다고 백수하던 친구는 일 구해서 곧 결혼 준비하고 분양은 아니더라도 36평 아파트 전세도 냈다

나는 7평 짜리 반지하

내가 삶을 낭비하면서 자위하는 아늑하고 퀴퀴한 어두운 장소에서 2800

눈을 낮춰서 눈을 높여서 2800에 취업했다고 말하면 바깥 세상이 내 두 눈을 뽑아버리고 패배자라 적힌 아버지 골프 공을 박아넣을까

처음에 일할 때, 사무실에 PC를 놓아주고 동료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날 반길 때 나는 불안에 빠진 얼굴을 감추려고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었고

집에 와서 구역질을 하면서 토를 뱉고 컴퓨터 의자에 앉아 이마에 구멍이 뚫려 뇌수가 흘러나올 것만 같은 감각에 균형마저 잃었는데 균형을 잃어도 쓰러지진 않지

지금은 나았지만 여전히 똑같아 세상에 섞이지 못하고 뜬 기름, 낭비된 시간의 상징 초봉 2800. 30 살의 2800

왜 나는 더 열심히 살지 않았을까 라는 말을 가볍게 말하고 흘리고 평이하게 내뱉고 이젠 공허하고

건강이 나빠지고 체중이 불어나는 걸 알아도 일하니까 그런 핑계로 넘기면서 매일 스스로 저주하고 연민하고

백수였을 때는 자학 코미디로 친구들과 톡이라도 자주했지 요즘은 그러기가 싫어 내가 심심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게 싫어

일은 좋지만 좋은 사람들 너무나도 훌륭한 직장 속에서 내 위치와 가치를 알게 하는 2800

정말 우리 회사 문화 좋아 9시에 출근해도 12시에 출근해도 다 같이 열심히 일하고 정겨운 좋은 회사야

근데 나는 2800 서른 살 4년 백수를 뽑아준 회사에 감사하지만 나는 도저히 나에게 감사하고 내게 기뻐할 수가 없다

나는 왜 살고 있을까? 나는 왜 이런 말을 쓰면서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되지 않길 바란다는 헛소리를 할까?

이런 건 도저히 사는 게 아니라서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어서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말고 매니저 했어도 잘했을 것 같은 계획형 스타는? 운영자 25/01/13 - -
공지 글쓰기 에디터 개선 안내 운영자 25/01/13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1990560 좆소에 통근시간까지 멀면 직장병행 불가능임 [1] ㅇㅇ(211.234) 24.10.15 141 1
1990558 진짜 궁금한데 이력서 난사해서 될대로 되라는 마인드면 [4] ㅇㅇ(223.28) 24.10.15 289 1
1990557 삼청교육대가 무슨 좋은건줄 아네 ㅇㅇ(211.234) 24.10.15 75 0
1990556 아 여초회사 가고싶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38 0
1990555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취갤러(175.115) 24.10.15 131 1
1990554 원래 자신이 별거 아닌 존재라는걸 인정하는게 제일 어려움 [1] ㅇㅇ(211.234) 24.10.15 140 0
1990552 기업에서 사람인 이력서 미열람하고도 볼수있는거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371 0
1990550 채용박람회 참가확인서 받아본사람있음? 취갤러(58.124) 24.10.15 123 0
1990547 직장인들은 다 공감할껄 [6] 취갤러(118.235) 24.10.15 290 1
1990546 전시회가서 취업관련질문 하는건 민폐인가??? [2] 취갤러(118.235) 24.10.15 150 0
1990545 난 다들 알바로 시작하는 줄 알았음 [1] 취갤러(1.227) 24.10.15 208 0
1990544 전두환때처럼 백수 새끼들 삼청교육대 보내야함 ㅇㅇ 취갤러(211.205) 24.10.15 104 1
1990543 학점 2점대 취업 가능은한가 [5] ㅇㅇ(211.198) 24.10.15 401 0
1990542 뭐라도 하라고 해서 하지마라 [1] ㅇㅇ(49.167) 24.10.15 145 0
1990537 턱걸이랑 팔굽혀펴기만해도 몸 좋아짐??? [1] 카카랑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19 0
1990535 친구도없고 모쏠인사람은 어케 해야하나 [2] 이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94 0
1990534 “페미니스트는 맞아도 돼” ‘숏컷 20대 알바女 폭행한 20대 ‘징역 3 [1] ㅇㅇ(14.46) 24.10.15 132 0
1990533 존못찐따 인서울 상위 vs 어딜가든 먹히는 호감형 외모 지거국 [1] ㅇㅇ(117.111) 24.10.15 130 0
1990532 취직했다 취갤러(223.39) 24.10.15 188 0
1990531 원래 기간제 교사하면 눈높아지냐 [4] ㅇㅇ(58.124) 24.10.15 168 0
1990530 취업 빨리해야하는이유 [1] ㅇㅇ(61.253) 24.10.15 239 0
1990523 현 27살인데 단순 학벌 올리기용 공대 편입 의미 있을까 [10] KORJ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508 0
1990522 평생 벌어도 반지하탈출 못할거같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86 0
1990521 ㅇㅇ(고닉) 흐ㅇㅇ7(223.38) 바갤 카갤 설문조사충 [1] 취갤러(182.211) 24.10.15 81 0
1990519 코로나 반짝 취업이 뭐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232 0
1990518 취업이 안되면 기술이라도 배워라 ㅇㅇ(211.36) 24.10.15 130 0
1990517 우리집 우편배송 아줌마 ㅇㅇ(61.82) 24.10.15 92 0
1990516 부동산 망하라는 의미 [4] ㅇㅇ(223.38) 24.10.15 112 1
1990515 칸막이 있는 사무실이 부럽다 ㅇㅇ(211.234) 24.10.15 127 0
1990514 나이 쳐먹고 무경력이면 중소 가리지말고 취업하자 취갤러(106.102) 24.10.15 152 0
1990513 기생수 편부모 흙수저 [9] 취갤러(106.101) 24.10.15 169 0
1990512 사회는 너희를 필요해 하지않는다 [3] 취갤러(106.101) 24.10.15 150 0
1990511 Ai면접봤는데 게임 보안이 필요하대 어캄? [4] ㅇㅇ(39.7) 24.10.15 174 0
1990510 옛날에 중견기업 생산직 갈 수 있었는데 중소기업 선택했음 [1] Core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89 0
1990508 취업 1일차 [1] 취갤러(115.90) 24.10.15 165 0
1990507 신입 질문있어요 [11] 취갤러(27.1) 24.10.15 249 0
1990506 뭐라도 계속하는게 낫긴하더라 [1] 취갤러(211.194) 24.10.15 170 1
1990504 이직 자주하는거 얼마를 뜻함? [1] ㅇㅇ(180.211) 24.10.15 146 0
1990502 좆소 월급 10일정도 밀릴수도있다면 취업함? [7] 취갤러(27.124) 24.10.15 182 0
1990501 취준백수 친구없어서 디시 하루종일보는데 [3] 이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257 1
1990500 이정도 자격증이면 평생 자기계발 안해도됨?? [5] 취갤러(1.243) 24.10.15 293 0
1990499 그래도 요즘 신입 초봉 6000은 맞춰줌 [4] 취갤러(223.33) 24.10.15 344 1
1990498 인스타보면안되겟음 [1] 이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37 0
1990497 쓰리잡도전 취갤러(118.235) 24.10.15 75 0
1990496 핵맞으면 고통없이 즉사라던데 [4] 이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186 0
1990495 공돌이 3일차 취갤러(58.29) 24.10.15 96 0
1990493 회사 상사 퇴근안하고 ㅇㅇ(121.138) 24.10.15 102 1
1990492 전쟁나길 기도하고 잇음.. [2] ㅇㅇ(59.6) 24.10.15 138 0
1990490 결론이다. [2] 취갤러(182.211) 24.10.15 95 0
1990488 26살인데 내가 어른인게 믿기지않음 [1] 이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15 245 3
뉴스 김승수, 조주기능사 자격증 취득 도전 디시트렌드 01.1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